천문우주+뇌과학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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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48시간 그리고 몇 시간 동안 확률의 위대함을 보았습니다.

지질박물관에 도착해서 수많은 화석(그리고 모형), 지질의 역사 그리고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났습니다. 공룡, 시조새를 보고 진화의 위대함을 다시금 생각했습니다. 이 곳에서 저의 관심은 분류학과 두개골이었습니다. 시조새의 분류에서 진화의 원리가 있음을 알았고, 두개골을 보면서 지능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생물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질학의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암석의 결정을 비롯해 예전에는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지형, 지질 구조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박문호 박사님의 댁에서는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사랑방을 표방했지만 사실상 잔치의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첫 방문이었기에 예상은 했지만, 방과 거실, 부엌을 가득 메운 책에 도서관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3시간에 걸친 자기소개 시간이 아닐까합니다. 자기소개 시간만 자그만치 3시간이었습니다. 50여 명(개인적 추산)이 각자 5~10분 동안 내놓으신 이야기는 모든 문학 장르를 섭렵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만약 책으로 낸다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일 것입니다. 그리고 백북스는 이 이야기의 공통점이 되겠죠.

12시가 넘어 1시 쯤에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다지 순조롭지는 못했습니다. 남자 6명이 자야하는 방에 이불은 2개였고, 문은 열리지 않아 총무님께서 고생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후는 달랐습니다. 남자 6명이 무엇을 했을까요? 굶주렸던 저는 사람들을 선동하여(?) 인근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와 방에서 수다를 떨어야만 했습니다. 주제는 '뇌'를 위시한 세상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3시까지 이어진 이 시간에 다섯 소우주의 세계관을 훔쳐볼 수 있었습니다. 잠은 꿈 조차 꾸지 않은 깊은 잠이었습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10시 넘어 국가핵융합연구소에 도착했습니다. 중수소를 이용해 1억도 수준 상태의 플라즈마를 이 곳에서는 7초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을 했으며, 10초 동안 유지가 목표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단 몇 초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씀을 듣고 그 열정도 엿보았습니다. 물론 프랑스에 위치한 국제핵융합로에서는 좀더 높은 수준이지만 그 곳에서 한국의 기술이 쓰이고 있고 몇 안되는 참여국가 중의 하나라는 점은 희망을 갖게 했습니다. 실제로 보니 희망이 아니라 현실로 올 것 같습니다. 이미 이 곳에 방문한 백북스 회원들은 모두 K-star를 하나씩 갖고 돌아갔습니다.(입체퍼즐 하나씩 그리고 마음 속에 하나씩?)

국립중앙과학관은 저에게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돌보시는 분들은 행여나 잃어버릴까 걱정하셨겠지만...) 7개월 된 아이의 눈을 거의 1분 정도 마주한 것 같습니다. 아기도 저도 서로를 보았는데, 저는 까만 눈동자가 그토록 맑은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과학관에 갔으니 전시물을 보았지만, 보는 데 그치지 말고 따져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천문대로 향했습니다. 아침에는 인공태양을 오후에는 자연태양을 보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멋진 기획이었습니다. 물론 천문대에서 별을(태양도 별이긴 하지만)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말입니다. 예전에 남산과학관인가요, 그곳에서 누워서 별을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곳이 있었는데, 초등학생 때 갔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실제 별이 아니라 영상이라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기대와 실망 조차 없다는 점이 슬프기도 하지만, 옛 기억을 되살리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태양을 보았습니다. 목표는 흑점과 홍염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관측도 경험인가 봅니다. 흑점은 보았지만 홍염은 잘 눈에 안 들어왔습니다. 물론 단번에 보신 분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태양폭풍이 크게 발생하여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줄 정도였다고 했는데, 8분 전의 태양을 보는 시의 적절한 그리고 운 좋은 아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겪은 것들입니다. 다른 분들의 관점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 느낀 바와 깨달은 바가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모든 것을 '확률의 위대함'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우주의 탄생부터 지구의 탄생, 생명의 탄생, 궁극적으로는 저의 탄생, 다른 여러 분들과의 만남과 이야기 무한의 경우 수 중에서 한 번의 확률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은 감사로 후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맛난 식사를 대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동하는 데 편의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무 일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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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겸 2011.02.21 22:19
    홍염은 봤지만 흑점은 못봤었는데.. 시력이 좋은가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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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현 2011.02.21 22:19
    어제 케이스타 완성했는데, 사진을 못올리는게 아쉽네요.^^
    '핵융합연구소' 홍보책자 뒤에 있는 틀린그림은 다 찾아서 오늘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근데 틀린 부분이 21군데가 되더라고요. 소정의 상품이 도착하면 다같이 나누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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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11.02.21 22:19
    잘 올라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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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원 2011.02.21 22:19
    글만 읽어도 그 열기가 전해지네요.

    어떻게 이런 공부 모임이 가능한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물론, 박사님과 사모님의 그 핵이란 건 이론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전체적으로는 불가해 할 정도로 멋진 모임이네요.

    3시간의 자기소개... 생각만해도 감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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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향수 2011.02.21 22:19
    확률의 위대함~!
    잘 읽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모임의 확률은
    로또 확률보다 더 적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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