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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 - 언어로 보는 문화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정신, 그리고 사고방식을 반영한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학파를 떠나 국적과 상관없이 무수한 철학자들이 줄을 지어 언어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특징을 반영한다고 선언했다. 에머슨은

우리는 언어에서 그 나라의 영혼을 거의 모두 추론해낼 수 있다. 언어는 강력한 개인들이 수백 년에 걸쳐 갈고 닦은 돌로 쌓은 일종의 기념비와 같기 때문이다.’

언어의 특성은 그 나라의 민족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 예스퍼슨

오늘날 지배적인 언어학적 관점에 따르면 언어는 본능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 언어의 토대는 우리 유전자에 코딩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인류의 언어는 똑같다.. 노엄 촘스키는 화성인의 눈으로 지구인의 언어를 관찰해 보면 모두 똑같아 보일 것 이라는 유명한 주장을 했다.우리가 쓰는 각각의 언어는 방언에 불과할 것이다.‘

그의 이론이 설명하듯 모든 언어의 깊은 곳에는 보편적인 문법이 작동하며 똑같은 기저가 존재하며 구성의 복잡성도 같다. 따라서 언어에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측면은 언어가 인간의 본성을 표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똑같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문화적 차이가 심오한 방식으로 언어에 반영되어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모국어가 사고방식과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도 제시할 것이다. 사실 우리가 관심을 가질 문화의 영역은 일상적인 삶이 가지는 현실적인 차원이다. 또 우리가 다룰 언어의 측면 역시 가장 일상적인 차원이다.

오늘날 인류학 분야에서 수없이 인용되는 문화는 본능의 결과가 아닌 인간의 모든 특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타고난 특성이 아닌 만들어진 특성은 모두 문화다. 따라서 문화에는 학습을 통해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지면서 사회적 관습으로 진화한 인간의 모든 행동이 다 포함되는 것이다.

 

언어라는 거울

언어는 문화적 관습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문화적 관습 아닌가?

우리는 언어를 두 가지 레이어로 구분해 근사한 지도로 그려낼 수 있다. 개념은 자연을 반영하고 꼬리표는 문화적 관습을 반영한다. 이러한 접근방식의 문제는? 실재를 완전히 모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추상성의 영역뿐 아니라 일상적인 담화 속에서 나타나는 단순한 개념에도 문화가 간섭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자연이 통제하는 영역은 크게 위태로워진다.

문화는 자연의 요새를 함락하기 위해 지난 150년 동안 끊임없이 공격했고, 자연은 양보하지 않기 위해 끝끝내 버텨왔다. 이 난공불락의 요새는 바로 색깔개념이다.

색깔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본능인지 문화인지 분명히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문화가 깊게 뿌리 내려 있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좁은 색깔 띠는 언어가 인류의 본성에 얼마나 깊이 뿌리박혀 있는지, 또는 언어의 차이가 얼마나 표면적인지 알아내기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된 것이다.

여러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함으로써 미묘한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문법이 필요하다. 문법규칙 없이는 소통하고 싶은 개념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일관적인 사고의 흐름으로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법 규칙은 우리 유전자에 코딩되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문화적 관습을 반영한 것인가? 촘스키로 대표되는 생득학파들에게 문법은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것이며 다양한 언어의 문법구조의 차이는 표면적일 뿐 중요하지 않다.

이들과 반대편에 있는 소수의 학자들은 문법의 어떤 특정한 규칙이 뇌에 미리 구조화되어 있다는 증거는 없으며 또한 문법적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유전자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문법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화적 진화의 산물일 뿐이라고 말한다. 언어의 복잡성은 그 화자의 문화와 사회를 반영할까? 아니면 인간본성에 의해 결정되는 보편적인 상수일까?

 

렌즈로서의 언어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지면 인식도 달라질까? 언어는 과연 세상을 보는 렌즈일까?

몇몇 대담한 연구자들은 과학적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모국어의 특성이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언어는 생각의 토대가 되는 기억, 주의, 인식, 연상과 같은 마음의 습관에 깊이 스며들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란하고 긴 파장 불빛

다양한 고대문헌과 영감을 받아 이끌어낸 추론으로 가이거는 색깔에 대한 인류의 인식은 색깔 스펙트럼에 따라 발생하였다. 는 것이다. 처음 빨강을 인식하고, 그 다음 노랑을 인식하고 그 다음 초록을 인식하고, 마지막으로 파랑과 보라를 인식한 것이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주장은 이러한 발생과정이 전 세계 어느 문화에서도 똑같은 순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가이거의 손을 거치면서 고대 문화에서 나타나는 색깔의 차이에 대한 글래드스턴의 발견은 전체인류의 색깔인식 진화에 대한 체계적인 시나리오로 탈바꿈한 것이다. 자연과 문화를 두고 벌이는 모든 논쟁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근본적인 질문을 맨 처음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가이거의 질문 우리와 똑같은 색깔을 인식할 수 있으면서도 그것을 언어적으로만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가능할까? 우리가 색깔을 인식하는 것은 망막에 존재하는 세 가지 유형의 원뿔세포 때문이다. 색깔어휘의 차이는 생물학적 진화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문화적 진화를 반영한 것일 뿐이다.

 

우리보다 먼저 우리 이야기를 한 사람

어떠한 연관성도 없는 그토록 무수한 언어의 색깔이름들이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 순서로 진화한 것일까? 우리의 원초적인 색깔감각은 자연에 의해 주어졌다. 라는 글래드스턴의 처음 믿음으로 거의 되돌아갔다.벌린 과 케이는 1969<기본 색깔용어>에서

1, 색깔용어가 전혀 우연하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모든 언어가 예측할 수 있는 순서에 따라 색깔이름을 획득한다고 했다.

가이거 순서의 가치 재발견이다. 가장 색깔다운 색깔을 벌린 과 케이는 색깔의 초점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초점을 문화와 상관없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인간의 보편적인 불변소라고 벌린과 케이는 결론 내렸다. 바로 인간의 시각이 지닌 자연적인 본성이다전혀 예외가 없는 하나의 규칙은 검정과 하양 다음에  빨강이 가장 먼저 색깔이름을 얻는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언어들은 대부분 변형된 가이거 순서에 순응한다. 문화는 제약 속에서 자유를 누린다.

 

색깔을 넘어서

인간의 뇌 속에 존재하는 자연이든 바깥세계에 존재하는 자연이든 자연이 구축한 한계를 어떤 문화든 벗어나지 못한다. 본래적으로 인간이 보편문법을 타고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문법체계의 차이는 해명해야 할 과제가 된다. 문법이 유전자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려면 모든 언어의 문법이 같아야 하며 문법이 근본적인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고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편 문법론자들이 내세우는 해답이 매개 변수이다. 문법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며 , 여기에 온 오프스위치처럼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매개변수이론은 사실 수많은 비판과 조롱을 받았다. 우선, 세계 언어의 다양성을 몇 가지 변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또한 진화론적 관점에서 문법이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 되고 또한 몇몇 스위치가 생성된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플라톤과 마케도니아의 돼지치기

모든 언어는 똑같이 복잡하다결론적으로 미개인들이 쓰는 말이니까 언어도 미개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언어학의 명제

1,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언어도 있다.

2, 모든 언어의 복잡성은 동일하다. 언어의 복잡성은 언어가 수천 년 축적해온 흔적이라는

사실이다. 복잡한 사회일수록 단어 안에 담는 의미요소는 적었다. (2부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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