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과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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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의 과학철학 노트]






“우주는 사회들의 사회들 속에, 그리고 사회들의 사회들의 사회들 속에 통합되어 들어감으로써, 그것의 여러 가치들을 달성한다. 따라서 군대는 부대들의 사회이며, 부대는 인간들의 사회이고, 인간은 세포, 혈액, 뼈대들의 사회이며, 세포는 양자와 같은 보다 작은 물리적 존재들의 사회인 것이다. 또한 이들 사회 모두는 사회적인 물리적 활동의 환경적 공간을 전제로 한다”(AI 264)


"이 시대를 특징짓는 것은 전자적인 현실적 존재, 양성자적인 현실적 존재, 그리고 에너지의 양자(量子)에서 희미하게 식별될 수 있는 훨씬 더 궁극적인 현실적 존재들이다.


그러나 한 사회의 무한한 존속을 보장해 줄 이상적인 질서의 완전한 달성이란 있을 수 없다. 사회란, ‘무질서’가 그 사회의 이상과 관련하여 정의되는 경우, 바로 그런 무질서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그 사회가 어느 정도의 성장을 거쳤을 때, 그것의 보다 넓은 환경이었던 유리한 배경은 소멸하거나 그 사회의 존속에 더 이상 유리한 것으로 작용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될 때 그 사회는 그 구성원들의 재생을 중지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일정한 쇠퇴의 단계를 거친 후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우주의 어떤 부분에 있어서의 재생을 결정하는 ‘법칙들’의 체계는 서서히 등장하여 지배력을 갖추고 나서 그 나름의 지속의 단계를 거친 후, 그 체계를 낳았던 사회의 쇠퇴와 함께 소멸해 버리는 것이다.(PR 194-195).


결국은 현재의 자연 법칙들을 대신하여 점차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뒤이어 등장하는 새로운 유형의 질서에로의 점차적인 전이가 있게 되는 것이다."(PR 195).







▲ 우리의 우주 시대 : 137억 년 우주의 대서사적 여정



자연의 법칙 자체도 포월적으로 진화한다!

질서와 무질서의 상관적 변주





"우리의 우주 시대는 이와 같은 어떤 법칙들의 체계에 의해 구성되어 있으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지금으로선 생각할 수도 없는 어떤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질서로 대체될 것이다"(화이트헤디안인 도날드 셔번(D. W. Sherrburne) 교수의 언급). 쉽게 말하자면, 자연은 항상 자신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의 법칙 자체도 진화한다! 왜냐하면 우주는 항상 개체와 함께 통째로 진화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연에는 질서로 간주되는 법칙이 있다. 과학자들은 자연의 패턴화된 질서 혹은 법칙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이를 탐구한다. 만약 이것이 없다고 할 경우, 학문적 탐구의 동기마저 상쇄될 것이다. 물리학 지평에서는 물리학의 법칙이 있고, 화학적 수준에서는 화학적인 법칙이 있으며, 생물학 지평에서는 생물학적 법칙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과학의 법칙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를 넘어서는 인간 사회에서만 보여지는 뚜렷한 나름대로의 법칙이 또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인간 사회 문화의 상징 언어로서 통용되는 그러한 법칙들에 해당할 것이다.



“사회적 환경을 지배하는 인과 법칙은 그 사회의 한정 특성(defining characteristics)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 사회는 어디까지나 그개별적인 성원을 통해서만 유효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의 성원이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오로지 그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법칙 때문이며, 또한 이 법칙은 오직 그 사회 성원들의 유사한 성격에 근거해서 성립되고 있는 것이다”(PR 90-91).


그렇기 때문에 법칙 자체도 예외 없이 장대한 진화의 과정 속에 놓여 있다.


진화하는 우리의 우주는 초기의 단순 반복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으며, 긴 시간이긴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새로움을 낳고 있는 창조적 전진으로서의 여정을 계속적으로 해왔던 것이다. 왜 우리의 우주는 초기의 단순성에 자족하지 않고 점차로 보다 더 복잡 다양성의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인가? 아마도 우리의 우주 시대라는 시스템 계(system)가 궁극적으로는 열린(open) 계일 여지가 많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자연의 패턴을 읽어내는 질서만으로는 이 우주 전체를 파악할 수도 없는 노릇인 것이다. 완결된 과거를 빠져나온 현재는 언제나 미완결된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그리고 이 우주는 지금도 예측할 수 없는 새로움들을 계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 인류 사회에서의 새로움들은 지금도 무수하게 쏟아지고 있는 <새롭고 다양한 여러 아이디어들>에 대체로 기인하는 점이 있다. 물론 어떤 아이디어는 실제로 현실화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가벼이 묻혀지기도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우주 진화 과정에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아이디어들이 점차로 많이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화이트헤드 철학의 개념으로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이 아이디어들은 모두 <명제>proposition에 속한다).


바야흐로 물리적 법칙에 따른 진화에서 생물학적 법칙의 진화로 나아간 점이 있지만, 오늘날엔 자연 선택의 진화에 인간 지성이 개입하면서 의도적인 <지성적 선택(intellectual selection)에 의한 진화>로도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우리 사회가 어떤 양상의 전개로 나아갈 지 분명하게 확언할 순 없다고 본다. 미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인간과 자연의 질서적 패턴을 읽어내는 가운데 나름대로 예측을 수행할 뿐이다.


자연은 완결이 아니며 항상 과정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역시 과정이다. 지금도 세계의 변화는 우리의 예측들을 넘어서는 경우들이 많다. 어떤 의미에서 자연의 질서에 대한 탐구는 자연의 질서 너머의 고찰과 함께 수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질서가 혼란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는 주장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MT 50)는 것이다. 화이트헤드에 따르면, 질서는 무질서와 대비되는 것으로, 이 무질서 또한 주어져 있는 것이며(PR 83), 따라서 질서와 무질서는 언제나 상관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질서>의 상관자는 <무질서disorder>이다. 이러한 대비(contrast)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질서>의 관념에는 아무런 특별한 의미도 있을 수 없게 된다. (PR 83)


여기에서 말하는 <무질서>란, 그 사회의 한정 특성이 지니고 있는 중요성이 그 사회의 범위 밖에서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표현하는 상대적 용어이다. 이는 그 사회가 쇠퇴할 때 그것의 한정 특성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특성이 문제의 현실적 존재를 위해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PR 역 213).


자연의 법칙들은 우리가 어렴풋이 식별하고 있는 자연 활동의 광대한 역사 시대 속에서 어쩌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자연 활동의 형식들”(MT 87)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의 우주 시대에 적용되는 물리적 법칙들도 현재는 우주 곳곳에서 그 자신을 예증시키겠지만, 우리의 우주 시대가 그 물리적 수명을 다할 경우 또 다른 새로운 유형의 법칙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우주 시대를 수놓으며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은 항상 자신을 넘어서 간다. 이것이 자연의 창조적 전진이다." (PR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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