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과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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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의 과학철학 노트2]


<초자연주의>와 <신비주의>의 구분 그리고

화이트헤드가 추구한 <합리주의>의 모험 



현대를 사는 우리로서는 적어도 <합리주의>rationalism와 충돌하는 <초자연주의>supernaturalism만큼은 이를 거부하거나 폐기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초자연주의'란 신이든 인간이든 그 어떤 존재든 간에 자연과 세계의 인과적 법칙들을 간헐적으로라도 깨트릴 수 있다고 믿는 사조를 말한다. 하지만 이는 고대인들의 신화적 사유로부터 비롯된 것일 뿐이며, 오늘날에는 판타지를 즐기는 예술과 유희에서나 필요할 뿐, 이를 신념으로 지니기엔 매우 부적당한 것이며, 불통스런 현실을 볼 때 그 폐해도 만만찮다.

초자연주의는 신화적 세계에서 필요했던 것이며, 이는 우리에게 그 시대의 문맥에서 독해될 수 있는 <의미>로서만 수용되면 될 것이다. 물론 문화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가 고발했던 신화가 은폐하고 있는 희생제의는 폭로되어야 하겠지만.. 암튼 현대에서는 더이상 초자연주의는 합당하지 않을 뿐더러 폐기되어야 할 사조다. 우리는 더 이상 중세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하지만 반면에 우리는 이 점에서 <초자연주의>와 <신비주의>mysticism 역시 
가능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점을 잘 구분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때론 신비주의마저 혐오하려는 측면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이를 구분할 것인가?

내가 볼 때 우리가 추구하는 <합리주의>rationalism는 신비주의와 동전의 양면에 해당한다고 여겨진다. 쉽게 말해 "인간 인식의 한계를 넘어서 있는 차원의 <신비주의>란 다른 말로 하면 아직 우리가 성취하지 못한 <미지의 합리주의>인 것이며, 그나마 우리가 성취할 수 있고 발견할 수 있는 <합리주의>란 다른 말로 하면 이 땅에 <노출된 신비주의>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신비는 늘 해명을 기다린다.”
 
따라서
“신비를 신비로만 남겨두려는 것도 신비에 대한 반역이자,
인간 지성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우리는 언제나 합리적 해명을 열망한다.
 
다만 인간의 합리적 분석 이후에도 항상 이를 빠져나가는 미완의 모호성 또한
여전히 남아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비주의를 거부하지 않을 뿐이다.
왜냐하면 항상 우리 앞에는 완전무결함이 놓여 있는 게 아니라
언제나 최선을 지향하는 경주와 노력들이 있는 것뿐이기에..

인간은 아직 여전히 완전무결한 합리적인 존재는 결코 못된다. 화이트헤드는 말하길, "인간은 간헐적으로만 이성적일 뿐,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말은 분명한 거짓이다"고 하였다. 인간은 여전히 비이성적인 경우일 때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만일 인간 인식의 한계를 자각하지 않는 그러한 <절대적 확실성>은 그야말로 위험한 독단에 사로잡힐 수 있다. 서구 근대 모더니즘의 폐해가 바로 이것이었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현대에선 포스트모더니즘이 일어난 것이기도 했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합리주의는 결코 완결된 합리주의일 수 없다. 오히려
"완결된 지식에서는 통찰의 느낌은 사라져 버린다." 거기서는 더이상의 발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이해는 불완전한 과정상의 이해"일 뿐이다.

사유는 끊임없이 모험의 과정 속에 놓여 있을 뿐이다. 화이트헤드에 따르면, "합리주의는 사상을 명석하게 하려는 하나의 모험이며, 끊임없이 전진할 뿐 결코 멈추는 법이 없는 하나의 모험이다. 그러나 이 모험은 부분적인 성공도 중요시하는 모험이다.” (PR 59).

그렇기 때문에 그가 추구한 합리주의는 근대 합리주의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후기 합리주의>에 속한다. 데이빗 그리핀이라는 학자는 이러한 화이트헤드의 입장을 <건설적 포스트모던>이라고 명명한 적 있다. 그런 점에서 아예 합리주의 가능성까지도 부정하는 자끄 데리다 같은 <해체적 포스트모던>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화이트헤드가 말한 합리주의는 진리보다 <오류>error를 더욱 중요시하는 그러한 합리주의다.

“오류를 두고서 겁내하는 것은 진보의 종말이다.
진리를 사랑하는 길은 곧 오류를 보호하는 것이다.”(MT 16).

 “오류는 보다 고등한 유기체의 징표이며,
상승적 진화를 촉진시키는 교사다."(PR 320)

 "오류는 우리가 진보를 위해 치르는 대가인 것이다.”(PR 350)


화이트헤드는 그 자신의 철학조차도 결코 예외로 두지 않았으며, 만일 자신의 이론에서도 오류가 발견될 경우에는 얼마든지 수정 또는 폐기 처분하길 그 자신 역시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그렇지 않고 우리의 온갖 다양한 경험들을 일관된 종합적 비전 속에서 잘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까지도 보다 합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조명해내고 있는 한에서는 자신의 철학을 써먹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그는 항상 우리 모두가 실험과 검증의 비판적 태도를 지닐 것을 그 역시 바라고 있는 것이다. 

화이트헤드는 <대화록>에서도 말하길, "사상의 생명력은 모험에 있다. 이런 생각은 내가 평생을 두고 해온 말이다. 그밖에는 거의 말할 것이 없다. 관념(ideas)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관념(ideas)은 끊임없이 새로운 국면에서 고쳐보도록 해야 한다. 어떤 참신한 요소를 때때로 그 속에 끌어들여야만 한다. 이를 중지할 때 관념도 정지되고 만다. 인생의 의미는 모험이다(The Meaning of Life is Adventure)"라고 얘기한다. 또한 "항상 단순성을 구하되 이를 의심해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 안의 진정한 합리주의자라면 바로 이 같은 절묘한 차이를 잘 구분하여
자신이 쌓아가고자 하는 학문에 진정한 균형 감각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에서는 더이상 <초자연주의> 같은 사조들은 분명하게 폐기되어야 할 것들이며,
이제는 완결된 합리주의가 아닌 최선의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그나마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볼 때 <신비주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합리적 분석의 극한에서 마주할 때 바로 그 지점이야말로 진정한 신비로서의 감각 느낌 역시 가장 고양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나는 건강한 과학자들이 이 우주와 자연세계에 대해 느끼는 경이로움과 경외감은 적어도 초자연주의를 신봉하는 우매한 종교인들의 그것보다는 적어도 훨씬 더 바람직하며 깊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면에 '종교=초자연주의'라는 식으로만 이해하려는 일부 과학자들의 협애한 종교 이해와 오만한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알고 보면 종교의 세계 역시 다양하며 그 역시 진화과정 속에 놓여 있을 뿐이다. 건강한 종교와 과학은 얼마든지 함께 갈 수 있다!)

인간이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닌 한 결국은
합리주의와 신비주의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갈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 자신의 오류와 비극에 대한 경험과 반성적 성찰을 통해
적어도 합리성과 충돌하는 초자연주의 같은 것들은 분명하게 정리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것이 그나마 이전보다 더 나은 최선의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P.S * 대전에서의 화이트헤드 철학 첫모임 정말 반가웠습니다.
덕분에 대전 백북스홀도 구경할 수 있었고 박성일 원장님도 뵜었네요 ^^
또한 과학 전공자분들 외에도 몇몇 다양한 분들도 함께 참여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백두 철학을 포함해 매주 즐거운 과학 철학 토론을 나눌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그럼 담주 토욜 9시30분에 또 뵙겠습니다~ ^^


  • ?
    장철순 2013.06.17 05:41
    미선님의 좋은 글 솜씨에 대하여 항상 감탄을 하며 감사드립니다.
    이번 글에 대하여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고 화이트헤드가 말한 <"인간은 간헐적으로만 이성적일 뿐,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말은 분명한 거짓이다"고 하였다."> 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동의를 하지만 저는 약간 달리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인간의 인지적 사고는 이성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이를 판단을 하는 인식과정에서 인간의 욕망에 의한 의지가 개입되어 오류가 발생을 하여 불완전한 이성적 존재가 된다> 라고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유적 오류도 발생을 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사유적 탐험과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은 인식적 사고에 따른 것이 불완전한 이성적 존재이지만, 이성적 존재로의 가능성을 가진다고 보기 때문에 그래서 계속하여 사유적 탐험과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이 완전한 이성적 존재가 된다는 것 또한 인간의 욕망에 따른 “망상” 일찌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과학적 사고로 추구를 하고 있는 것이나 논리적 사고에 따른 것으로 보면 이성적 존재로의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먼저 올려주신 글에서 그림에 표현된 일부 뇌과학자들이 주장을 하는 <인간현상의 본질은 신경세포라는 독립된 생명체가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라고 한 것에 대하여 잘못 이해된 발언이라고 기술이 되어져 있는데, 이에 대하여는 저는 동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일부 뇌과학자들이 주장한 이 말에 저는 일부 동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이렇게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인간현상에서 나타나는 본질은 인간을 이루고 있는 세포적 생명의지가 공동체적 삶을 살기위하여 신경세포를 통하여 공동체적으로 대응하는 몸부림이다> 라고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이는 모든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세포의 상태로 구성이 되어있으므로, 생명체의 최소 단위의 상태를 세포의 상태로 볼 수가 있으며, 따라서 다세포 생명체의 경우에는 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가 공동체적 삷을 사는 것으로 볼 수가 있으며, 공동체적 삷을 살기 위하여 각 세포는 위치에 따라서 역할 기능을 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고 볼 수가 있으며, 이러한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신경세포라고 볼 수가 있기 때문에 신경학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공동체적 삶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저의 견해에 대하여 자세히 논하려면 복잡하고 저의 글 솜씨가 부족하여 이 마당에서 논할 수는 없지만 저는 대체로 뇌 과학자들의 견해에도 많은 부분을 동의하고 있는 편입니다.


    아무튼 미선님의 인간탐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논리적 표현에 대하여 존경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선님의 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으며,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제 넘는 이야기 같지만 제 마음으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미선님께서는 앞으로 철학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이룰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올려 주셨으면 합니다.
    미선님 건강하시고 파이팅 하십시요,
  • ?
    엄준호 2013.06.17 05:41
    미선님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환원주의의 주문"은 참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인간 본질에 대한 환원주의적 이해는 좀 단순화하면 이런 것입니다.
    인간의 핵심적 특성 > 생각하는 존재 > 생각은 뇌에서 > 뇌는 신경세포 덩어리
    따라서 신경세포들의 행동을 이해하면 인간 본질을 이해

    하지만 배양접시에서 자라는 신경세포들은 인간이 아닙니다
    머리에서 꺼낸 뇌도 인간이 아닙니다.
    신경세포도 뇌도 인간이 아니며 세포덩어리인 인간몸 조차도 혼자있을 때는 온전한 인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신경세포나 뇌가 아니라 인간몸이 수 많은 주변 환경요소들 그리고 다른 인간들과 복잡한 관계를 맺을 때 인간의 본질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계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등등 일 수 있기 때문에 인간 본질은 다차원적 수준의 이해가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간 이해는 신경세포를 아무리 오랫동안 그리고 정밀하게 들여다본다해도 얻을 수 없습니다.
  • ?
    이기두 2013.06.17 05:41
    '신경세포들의 행동을 이해하면 인간 본질을 이해 '

    이것을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1. "신경세포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인간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2. "신경세포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 본질을 이해하는 필수요소이다."

    환원주의자라고 비판 받는 과학자들이 1과 2 중에 어느 쪽의 입장일까요?
    1의 입장이라면, 위의 비판이 타당할 것이고,
    2의 입장이라면, 약간 비판을 비껴 갈 수 있을 같습니다.
  • ?
    이기두 2013.06.17 05:41
    '신경세포의 행동'은 바로 위에 엄준호님의 글에서 따온 것입니다.

    "인간의 핵심적 특성 > 생각하는 존재 > 생각은 뇌에서 > 뇌는 신경세포 덩어리 따라서 신경세포들의 행동을 이해하면 인간 본질을 이해"

    그런데 미선님이 인용한 '신경세포의 몸부림'은 다소 문학적인 표현이지만, 의미로 보면 '신경세포의 행동'일 것입니다. 결국 두분의 견해에 대한 공통된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선님께 여쭙고 싶은 것은 초자연주의와 신비주의가 어떻게 구별되는가입니다.
    신비주의의 의미는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 밖에 있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이것이 초자연주의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인지밖에 있어서 아직알 수 없는 것은 판단 중지 상태이고, 거기에 어떤 주의가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主義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자신의 주장을 가지고 **주의라고 붙일 수 있는 것이지, 아무도 아직 모르는 것에 누가(어떤 권한을 가진 자가) **주의(ism)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인가요.
  • ?
    이기두 2013.06.17 05:41
    主義라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에 주장을 담아서 **주의라는 이름을 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아직 모르는 영역에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주의라는 이름을 달 수 있습니까.
    신비주의라는 이름 속에는 이미 '신'과 '비'라는 애매한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신' '비'라는 내용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 어떻게 포함되어 들어 갈 수 있습니까. 신비주의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의 의도만 있을 뿐입니다. 그 의도는 무엇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입니까?

    제 앞의 질문에서, 미선님이 '궁극의 실재(REALITY)'라고 그래픽에 표시한 것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는 영역에 대해서 어떻게 그런 이름을 달 수 있는 것입니까?

    미선님이 신비주의가 합리주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합리주의(과학)가 만들어 놓은 결과물에서 당위적으로 도출되지 않는 어떤 생각에 이름을 다는 것 부터 중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우리가 이름을 다는 순간부터 '없는 것'이 이름에 의지해서 우리의 생각 속에서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자라고 작용을 하니까요.
    더구나, '궁극의 실재'같이 의미를 내포한 이름을 달면, 의미까지 내포한 이름은 방향성을 가지고 어딘가로 가겠지요. 어딘가는 당연히 미선님이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초자연주의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의미는 자연에는 없는 것이니까요.
  • ?
    이기두 2013.06.17 05:41
    철학하는 분은 언어를 소재로 논리를 전개합니다.
    따라서 언어를 엄밀하게 사용할 것입니다.
    이야기 책에서 귀신, 영혼, 천사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종교나 철학에서 그런 용어를 사용할 때는 경우가 다른 것입니다.
    이야기책은 가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종교나 학문은 실제를 다룹니다.
    그러니까 어떤 용어나 이론을 쓰면, 그 용어나 이론을 쓴 사람이
    그 용어와 이론을 쓴 것에 대해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남들이 어떻게 사용하든,
    내가 학자로서 그 용어를 사용했다면,
    자신이 그 용어를 사용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합니다.
    주민수 교수님이 아마추어와 학자의 차이를
    '아니면 말고'는 아마추어이고,
    '자신의 말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학자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 간단하지만, 옳은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미선님이 '학자'의 입장이라면, 자신이 용어를 쓴 책임을 끝까지 지시고,
    성실이 답변을 하시고,
    '아니면 말고'라면, 퇴장하십시요.

    위 글을 학자적인 입장에서 쓰신 것이라면,
    화이트헤드 뒤로 숨지 마시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 ?
    이기두 2013.06.17 05:41
    예, 그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직전의 학자 운운은 좀 지나친 면이 있네요.
    미선님하고 토론을 좀 더 밀어가고 싶어서.....
  • ?
    이기두 2013.06.17 05:41
    미선님과 저 사이의 이 토론을 감상하신 분들께
    제 취지를 이해하시도록 약간 부연하자면,
    비교할 것이 있습니다.

    미선님이 '궁극의 실재'라고 이름을 붙인 부분에 대하여
    동양에서는 무극, 태허, 태극, 적멸, 무, 공,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미선님이 신비주의로 표현한 것에
    동양에서는
    理, 氣, 法
    등으로 표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동양의 용어는 최소한의 형식으로 용어를 만든것으로 보입니다.

    저로서는 유형적으로, 의미적으로 표시되지 않아야 할 것은
    그런 용어로 표현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취지였습니다.
  • ?
    이기두 2013.06.17 05:41
    위 댓글에 인용된 '왜 신비주의인가'를 읽는 동안에 불교의 한 가지인 밀교가 먼저 비교되는 것으로 생각이 되었고, 참선도 같은 체험의 계통에 속하는 것 같고, 도교계통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슬람교에도 비교되는 종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에 엑스터시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위 인용의 글에서도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고대 이래 종교에서 일반적으로 수행 과정에서 체험했던 것과 연결되는 개념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동양에서는 '없는 본바탕'에서 어떻게 '있는 것'(지각되는 것)으로 연결되는지를 설명하는데 촛점이 있는 반면에 미선님의 글에서 '궁극적 실재'라는 것을 추구의 중심에 놓고 보면, 그 안에 무엇이(궁극적 실재) 있어서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으로, 有에서 有로 연결되는 관점이라서 서로 같은 관점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생각이 됩니다.---이것이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 '신비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적절한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화이트헤드의 철학의 입장은 공감이 갑니다.
    당시로서 매우 진취적인 철학을 하신 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철학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언어일지라도, 내가 이 용어를 사용했다면 제가 제시하는 관점에 대하여 남의 설명을 인용하지 말고, 이 글을 쓰신 본인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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