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과철학

2012.08.27 22:30

독서의 함정

조회 수 2072 추천 수 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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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개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책이 아니라면,
저 멀리 아프리카나 아마존 밀림에 어떤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알기 어려울 것이고
수 천미터 깊이의 바닷속 풍경을 아는 것은 아마 저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또 책이 아니라면,
그 옛날 위대한 철학자들의 생각, 현대 과학의 놀라운 발견들을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책은 이렇게 한 개인이 직접 하기 어려운 많은 경험과 생각들을 전해줌으로써 그 사람이 세상을 올바르게 보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책읽기를 좋아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책을 좋아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과 생각들에 대한 갈망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니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새로운 경험과 생각에 대해 보다 개방적이고 사고의 융통성이 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는 위의 사실들이 꼭 맞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세상을 바르게 보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개방적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었나요?


어떤 경우에는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오히려 그릇된 생각이 더 공고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뇌가 자신이 원하는 사실과 지식만을 선호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흔한 말로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믿으려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애초의 그릇된 생각은 독서를 통해 그 그릇된 생각을 지지하는 지식들만을 빨아들여 누구도 깰 수 없는 단단한 바위와 같은 ‘믿음’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도 견고해서 절대로 변하지 않을...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전문가의 말 조차 통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고집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렇게 되는 첩경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소통하지 않고 혼자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재가 아닌 이상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모두 올바르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혼자 공부하다보면 처음의 잘못된 생각이 교정되지 못하고 엉뚱한 길로 빠지기 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소통한다고는 해놓고 실질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말만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봅니다. 특히 교수나 박사라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은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나름 공부 꽤나 하고 책 꽤나 읽었다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책을 비판적으로 읽지 않는 것입니다. 심지어 교과서라도 책 내용이 다 옳은 것도 아니고 책이 모든 사람이 다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책을 비판적으로 읽으려 노력하고 책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고 또 그 분야에 대해 좀 더 알고 있는 소위 전문가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백북스에서 직,간접적으로 몇가지 경험을 해보고 제가 스스로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독서의 함정”입니다.
하지만 참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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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훈 2012.08.27 22:30
    같은 독서광이었지만...히틀러는 독서를 잘 못한 대표적인 케이스이고 링컨은 독서를 잘한 대표적인 경우라고 합니다.
  • ?
    신경상 2012.08.27 22:30
    독서가 가지는 의미를 악기 배우거나 운동 배우는 취미 정도로 바라 보면
    책에서 삶의 방향에 대한 단호한 믿음 이나 신념 같은 엄숙한 의미는 얻지를 못하더라도 취미로서 삶을 즐기고 다양한 관점을 배울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즐길 수는 있을거 같습니다.
    독서의 가장 큰 함정은 독서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
    이중훈 2012.08.27 22:30
    나폴레옹 어머니인 레티치아는 문맹에 가까웠지만 나폴레옹은 자신의 모든 업적이 엄마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나폴레옹은 독서가였죠.
  • ?
    한정규 2012.08.27 22:30
    빠지기 쉬운 함정이라서 경고하는 글도 자주 등장해야 하고 각성제도 가끔 맞기도 해야하고... 저도 요즘 느껴요~ "느낌있네~"
  • ?
    송윤호 2012.08.27 22:30
    삶의 다양함 속에서 그 중 일부로서 독서가 있어야지
    독서 자체가 혹은 소통없는 어떠한 자기 믿음적 학습이
    삶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신경상 회원님의 말씀 처럼 독서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 ?
    엄준호 2012.08.27 22:30
    네 맞는 말씀이네요...
    올바른 독서도 삶의 일부로서, 삶 속에 녹아 삶과 조화를 이룰 때 가치있고 더욱 빛날 것 같습니다. 삶 속에는 꽃과 별과 비, 사랑과 우정과 이별 그리고 베토벤과 이문세, 또 고흐의 해바라기도 있지만 이제 막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셋째 서연이의 해바라기꽃도 있으니까요^^
    더 자주 책을 덥고 삶을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 ?
    강혜정 2012.08.27 22:30
    참...시의적절한...말씀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항상 경계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독서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여러 즐거움 중 하나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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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12.08.27 22:30
    종교,독서,돈...
    어떻게 활용하는냐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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