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과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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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2의 끝에서 "논리관계가 과연 인과관계일까?"라는 질문을 했었습니다.?
인과관계는?{A이면 B이다} 또는 {A B}라는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논리관계 또한 {A이면 B이다} 또는 {A B}라는 형식으로 표현됩니다.
즉 형식으로만 보아서는 인과관계와 논리관계가 구별이 안 되는 듯이 보입니다.?

인과관계에서는 'A'를 원인이라 부르고 'B'를 결과라 부릅니다. 한편 논리관계에서는 'A'를 전제라 부르고 'B'를 결론이라 부릅니다. 인과관계와 논리관계는 모두 필연성을 갖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인과관계는 물리적 필연성을 갖는 반면 논리관계는 수학적 필연성을 갖는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인과관계는 시간적 현상의 문제로 존재론적 범주의 관계인 반면 논리관계는 무시간적 명제의 문제로 개념적 범주의 관계입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하나는 '과학적'으로 보이는 반면 다른 하나는 '인문학적'으로 보입니다.?

백도형은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라는 논문에서 과학과 인문학의 구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학문 분류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하나는 방법론에 따른 분류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류법은 근세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학문의 분과화가 심화되면서 철학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 왔다. 방법론에 따른 학의 분류 방식에서 가장 친숙한 것이 방법론적 2원론에 근거한 분류이다. 즉 '과학'과 '인문학'의 구분이 그것이다. 그러나 근세 이후 자연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종래에는 비과학에 속해있던 많은 분야들도 과학성을 추구하게끔 이끌었다. 그러다보니 '과학'이란 말이 어떤 분야만을 지칭하는 명칭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학문이 지향하는 목표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과학적'이란 말은 이제는 학문의 분류 과정에서 특정한 학문 분야의 성격을 말해주는 서술적 표현이 아니라, 학문의 발전 정도를 말해주는 평가적 표현으로 되어 버렸다. '비과학적'이란 말은 과학과 구별되는 분야의 고유성을 표현하는 형용사가 아니라, 발전 정도가 낮은 분야를 멸시하는 언사가 되고 말았다."?

백도형은 또한 같은 논문에서 심리학의 과학성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
이 글에서는 바로 이 문제, 즉 심리학의 과학성에 관해서 다루겠다. 이 문제는 심리철학에서는 심신 이론, 과학철학에서는 과학관 혹은 과학과 비과학 간의 구획(demarcation)의 문제 그 중에서도 인과적 일반 법칙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서는 특별히 현대 심신 이론들 중 심리학의 과학성에 관해 중요한 언급을 한 바 있는 도널드 데이비슨(Donald Davidson)과 제리 포더(Jerry Fodor)의 논의를 바탕으로, 양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한 비판을 통해, 심리학의 과학성에 관해 검토해 보겠다. 그런데 하필 여기서 이 두 사람에 주목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 둘은 심신 이론에서 소위 '비환원적 물리주의'에 속하는 대표적인 철학자들이다. 비환원적 물리주의는 일종의 약한 유물론의 입장으로, 전통적인 유물론과 반유물론 간의 대립에서 중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입장이다. 또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의 심리철학 계에서 주류 입장으로 부상하여 많은 철학자들에게 논의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 비환원적 물리주의란 물리주의 내지 유물론을 인정하면서도 심신 간에 환원이 성립함은 부정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비환원적 물리주의를 표방하는 이들 가운데, 이 문제를 다룬 핵심적인 철학자들이 바로 데이비슨과 포더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 이들은 서로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둘 다 물리주의는 옹호하지만 심신 간에 환원이 성립함은 부정함으로써 비환원적 물리주의의 입장을 공유한다. 그런데 포더가 심리학의 과학성을 인정하는 데 반해, 데이비슨은 심리학의 과학성을 부정하고 '철학으로서의 심리학'을 주장한다. 여기서 심리학의 과학성과 관련하여 둘 간의 논의의 초점이 되는 것은 정신적?심리적인 것들 간에 이루어지는 법칙인 심리 법칙이지,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 간에 이루어지는 심물 법칙 또는 심신 법칙이 아니라는 것이다."?

백도형이 데이빗슨의 물리주의에 관해 이야기한 것을 더 들어봅니다.
"
데이비슨에게 있어서 사건은 구체적인 개별자(token)이다. 그것은 시?공간 내에서 자기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되풀이되지 않고 1회적이며, 그 수가 세어질 수 있는 개별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그에게 있어서는 사건은 외연적인 개별자이며, 거기에는 속성은 존재론적으로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데이비슨은 사건을 그 기술(description)과 구분한다. 전자가 존재 차원에 속한다면 후자는 언어 차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데이비슨에 있어서, 정신 사건과 물리 사건의 구분(모든 사건들은 물리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정신 사건인 물리 사건과 정신 사건이 아닌 물리 사건의 구분)은 전적으로 기술에 적용되는 언어적 기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즉 데이비슨의 경우에는, <어떤 사건이 정신 사건이라는 것은 그 사건이 정신 기술(mental description)을 가질 때, 그리고 오직 그 때에만 그러하다.> 이렇게 데이비슨에서는 <정신적인 것은 존재론적 범주가 아닌 개념적 범주일 뿐>이다."?

데이빗슨의 입장에서는 법칙은 다만 언어적인 것입니다. 즉 물리 법칙은 물리 술어로 구성되고 심리 법칙은 심리 술어로 구성되며 심신 법칙은 심리 술어와 함께 물리 술어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그가 보기에 심리 술어란 모든 존재자들에 적용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특성 즉 지향성 혹은 명제 태도를 인식하게 해주는 특정한 영역에만 적용하려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한편 물리 술어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란 심리 술어가 적용될 수 있는 특정한 영역과 그 이외의 나머지 영역을 모두 포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신인과에는 정신 사건들 간에 일어나는 심리인과뿐 아니라 정신 사건들과 물리 사건들 간에 발생하는 심신인과까지도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것이 닫힌 세계를 구성하는 반면, 정신적인 것은 닫힌 세계를 구성하지 못합니다.?

데이빗슨은 심신인과에 관한 설명을 이유-행위의 관점에서 풀어갑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그는 인과관계와 논리관계의 개념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유-행위의 관계란 것이 사실은 시간적 현상의 문제인 인과관계와 무시간적 명제의 문제인 논리관계가 함께 얽혀 있는 <시간적 명제>의 문제로 존재론적 범주와 개념적 범주가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적 명제의 문제와 관련된?관계의 개념에 대해 이유와 귀결의 관계라는 뜻에서 '유결(由結)관계'라는 ?용어를 사용코자 합니다. 이유-행위의 관계는 바로 이 제 3의 관계인 유결관계의 일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결관계는 인과관계나 논리관계와는 달리 필연성을 갖지 않고 개연성을 갖습니다. 즉 동일한 이유가 항상 동일한 귀결을 낳지는 않습니다. 유결관계를 이용하여 심신문제를 설명할 경우 개연성의?개입 문제가 자연스럽게 처리되는 반면?범주 간의 연결고리 문제가?여전히 걸림돌로 남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인천모형에서 제안했던 <마음>의 '가상자극' 모형을 이용한다면?걸림돌인 범주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한 해결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

물음2: 인간이 생각만으로?화학 반응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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