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과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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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2를 시작하면서 먼저 마음의 비유에 자주 이용되는 컴퓨터에 대한 이야기를?두어 가지?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흔히 동일한 구조는 동일한 기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음을 컴퓨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비록 동일한 구조를 갖는 컴퓨터라 할지라도 이를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서로 상이한 기능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구조와 기능의 문제는 여전히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컴퓨터와 관련된 또 한 가지는 인간의 마음이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와 같다는 주장은 결국 심신 2원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소프트웨어와 같이 임베딩이 가능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이라는 존재가 신체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옮겨 다닐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데이빗슨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가 인간의 행위 문제를 탐구하는 것은 인간의 행위에는 이유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행위는 이유를 원인으로 갖는 몸의 운동이다."라는 그의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이유-행위의 문제를 원인-결과의 인과문제와 연결시켜 생각해 보겠다는 의도일?것입니다. 그리고는 이유-행위의 관계가 과연 인과적 관계인가 하는 의문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에서?논리적 관계에 대한 논의가?등장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백도형이 <심신문제>라는 그의 책에서 언급한 이유와 원인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
일반적으로 행위론에서는 행위의 이유(reason)와 행위의 원인(cause)을 서로 구별한다. 원인은 행위를 물리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때, 즉 행위를 신체 동작(bodily movements)의 관점에서 볼 경우에 행위를 물리적으로 야기시킨(caused) 것으로서의 원인을 말한다. 반면에 이유는 행위를 단순히 신체 동작의 측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이해할 경우에 행위자가 그 행위를 하게 된 것으로서의 이유를 말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지금까지도 대체로 행위자가 가진 바람[또는 욕구(desire)]과 믿음(belief)을 바로 행위의 이유라고 보는 것이 상식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원인에 대한 행위 설명은 글자 그대로 인과적 설명이므로 헴펠식의 법칙적 모형 설명이 적용될 수 있지만, 이유에 의한 설명은 '합리적 설명 (rational explanation)' 혹은 '합리화 (rationalization)'라고 불리며, 특히 방법론적 이원론자들은 이러한 합리적 설명이 인과적 설명과 다르며 헴펠의 모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이원론자들은 행위의 이유와 원인을 구별해 서로 다른 차원의 것으로 주장하는데 반해, 일원론자들은 원인 이외에 이유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이유를 원인에 환원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행위론에서는 방법론적 일원론을 지향하는 입장을 '행위 인과론 (causal theory of action)'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인과론'으로 부르기도 한다."?

인천백북스에서 이야기했던?프리먼의 <뇌의 마음>에 나오는?인과관계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인과관계의 분석이야말로 의식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단계이다. 그 이유는 우리의 대답이 우리가 '원인'으로 돌리는 세 가지 의미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의미는 하나의 작인(agency)으로서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움직이거나 변조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사건을 야기하거나 세균이 질병을 일으키는 것 등이다. 이것이 '왜'이다. 나는 이 의미를 '선형적 인과관계'라고 부른다. 두 번째 의미는 설명하거나, 합리화하거나 비난을 하는 것이다. 나는 많은 물리학자와 심리학자들과 뜻을 같이 하며 이 의미를 '순환적 인과관계'라고 부른다. 이것은 우리가 작인에 기대하지 않고 어떤 설명을 풀어놓기 위하여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세 번째는 인과관계를 우리가 이 세상의 대상과 사건들에 부여한 인간적인 특성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는 데이비드 흄이 18세기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는 자신의 관점의 근거를 유명론(nominalism)이라 부른 철학에 두고 있었다. 추상적인 개념과 일반화는 이 세상의 특징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특징이라는 입장을 보인 철학이다. 그는 원인의 이해는 사건들이 차례차례 일어나면서 끊임없는 연속을 이룬 결과일 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지성의 형태들은 상상에 의해 창조되는 것이지, 물질의 형태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물음1:?논리관계는 인과관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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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수 2014.07.27 19:36

    정강길님 오랜만입니다.

    "행위는 이유를 원인으로 갖는 몸의 운동이다."라는 데이빗슨의 주장을 보면 마치 '이유'가 '원인'의 부분집합을 이룬다고 생각하는 듯이 보입니다. 그런데 백도형의 책에서 소개되듯이 '원인'은 동작의 전제가 되고 '이유'는 행위의 전제가 됩니다. 그리고 동작과 행위는 분명히 구별되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용인과 목적인이라는 용어 중 목적인이 비록 '이유'라는 개념과 흡사한 느낌을 주고는 있지만 이 또한 여전히 원인의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때문에"라는 신비를 해결하고자 '믿음'과 '바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이른바 "아리스토텔레스의 틀"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정강길님의 표현을 잠깐 빌려서 표현한다면, '이유'를 구성하는 전제 개념 중 '믿음'은 과거의 지배적 영향력 하에 놓이고 '바람'은 미래의 가능성 확보로 나아갑니다.

    여기서 굳이 '원인'과 '이유'를 구별하려 하는 까닭인 즉슨, '원인'은 물리적 인과에 작용하지만 '이유'는 심리적 인과에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물리적 인과와 심리적 인과가 하나로 묶인 심신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단 '원인'과 이유'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다시 이 둘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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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수 2014.07.27 19:36
    "물질이냐 마음이냐 라는 건 애초 하나의 현실존재에 대한 정도 차이에 지나지 않는 것을 언어와 개념으로 구획짓는 것일 따름"이라는 정강길님의 견해에 120% 동의합니다. 그리고 데이빗슨의 입장 또한 이와 같은지라 앞으로 이에 관해 좀더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범심론이라는 입장이 마치 이원론처럼 보여서 위의 견해와 조화시키는게 저로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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