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백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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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현영석 교수님께서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강연을 듣고 몇 가지 느낀 점들을 올려봅니다.
강연을 통해 얻는 배움 뿐만 아니라
'소통'을 통해 얻는 배움 또한 충만한 주니어백북스를 꿈꾸며! ^^

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현영석 교수님의 강연 내용에서 핵심 중의 핵심은 선진국들이 과거에 정부에서 시장을 규제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루었음에도 그들이 성장을 하고 난 후에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자유시장을 강요하여 나라들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유시장경제체제에 녹아 들어 있는 선진국들의 계략과 위선을 모른 채 자유시장을 긍정적으로 옹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가지고 있는 부당한 이면과 환상에 대해서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학교에서 큰 정부, 작은 정부 등에 대해 배우면서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작은 정부가 좋지'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강연을 들으면서 착한 얼굴만 가지고 있는 줄 알았지만 뒤돌아보면 무서운 얼굴 또한 가지고 있는 자유시장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왜 속았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간단했다.'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백북스 호주탐사를 갔을 때 박인순 회원님께
'공부는 왜 하는 걸까요?' 라고 여쭤본 적이 있었다.
공부하는 이유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에,
학습에 엄청난 열정을 보이시는 박인순 회원님께 그 질문을 하면
뭔가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 때 박인순 회원님께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속는단다. 속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 거야'
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그 때는 그 말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와 닿지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말씀이 정말 딱! 맞는 것임을 온 몸으로 느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공부는 진실을 찾는 여정이 아닐까?
예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라는 책의 제목에 시선이 갔던 적이 있다. 그저 '아, 그렇구나'라고만 생각하고 쉽게 지나쳐 온 그 문장이 현영석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며 다시 되살아났다. 진실이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 주지 않는다면, 진실은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자만의 것일 것이다. 진실은, 알아서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내가 먼저 찾아갈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진실의 문 앞에 서서 있는 힘껏 문을 두드려야 하는 것이다. 힘의 논리에 의해 진실인 것마냥 이야기되는 거짓말들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해서 알아야 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정보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서구의 시각이 아닌 한국과 개발도상국의 관점에서 주체적으로 진실을 파헤치는 자세, 또 그 진실을 세상에 당당하게 펴낼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은 우리가 장하준 교수님으로부터 마땅히 본받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배움으로써 현영석 교수님의 파워포인트에 써 있던 'next you!'의 you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국의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꿈꾼다

강연 중 또 하나의 중요한 내용은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돈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강연을 듣기 전까지 '모두 다 경주에 참가할 수 있고, 출발선만 같으면 공정한 거 아니냐'는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출발선이 같다고 해도 어떤 사람은 배가 고프고 어떤 사람은 배가 든든한 상태라면 공정한 경주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돈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서 가난한 사람들이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을 배려한 출발선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을 법과 제도만으로 이루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영석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듯이, 우리나라의 경우 상속세가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재벌들이 이것을 피해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과 대조적인 경우로 백북스 호주탐사에서 퍼스 시내를 돌아다녔을 때, 버스를 기다리다가 호주에서는 부자들이 낸 세금으로 버스가 운영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부자들의 참여와 협조가 적극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미국에서 빌 게이츠나 워렌버핏과 같은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재산을 기부하고 또 다른 부자들에게 재산기부를 권유하는 운동을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보면 법과 제도를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과 제도가 진정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자발적인 의식이 동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한 경제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함양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경제, 큰 정부, 작은 정부에 대한 지식 하나 더 전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을 통해 우리가 이 다음에 커서 사회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닐까. 지금 주니어백북스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공동선을 추구하는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한 이 시점에서
현재 학교 교육은 (내가 느끼기에)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기르기는 커녕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기에도 급급한 형태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내 친구를 밟고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학교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문제는 현재의 입시체제가 학생들이 그런 이기적인 생각을 스스로 갖도록 만드는 데 있다. '내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이 시점에서 오히려 현재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내 것을 더 많이 갖는 법'을 연습시키는 것 같다. 
학교가 시장경제, 큰 정부, 작은 정부와 같은 지식만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는 이러이러한 것이고, 현재 경제는 이러이러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나은 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열띤 토론을 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곳'이 된다면,
문제 하나 더 맞추고 명문대 한 명 더 보내기 위해 안달하는 곳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 왜 중요한지, 우리가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싶어 안달하는 곳이 된다면,
치열하게 경쟁하며 옆에 있는 친구를 밟고 올라가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좋은 것을 세상에 나누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영혼을 키우는 곳이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아름답고 훈훈한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머리만 채워주는 교육이 아니라 마음까지 성숙하게 해 주는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교육, 할 맛 나고 배울 맛 나는 교육이 아닐까 싶다.

또 약간 덧붙이자면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부자들이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받는 사람들의 자세 또한 중요하다. 부자들의 나눔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정작 가난한 사람들이 받은 것을 잘 활용하여 기본토대를 갖추려는 노력을 스스로 하지 않는다면
공정한 경제사회를 만들기 위한 부자들의 노력은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다.
또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든다. '꼭 부자들만 나누어야 하나?'
나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tv방송을 보고 전화로 모금을 하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진 것이 많아야만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렇다면 나눔은 부자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 또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특정한 누군가만 죽어라 노력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변화는 시작된다.

학습이 시작되는 곳, 주니어백북스

신문이나 뉴스에서도 경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사회를 배우면서 경제를 조금 배우기는 했었는데도, 아직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 양 왠지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게 바로 경제였다.
현영석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면서도 모든 내용이 다 이해가 간 것은 아니다. 이해가 되어 교수님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온 것보다 이해가 되지 않아 끙끙거리던 것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경제는 내게 소화제라기보다는 편식하고 먹지 않다가 몇 번 입에 대 본, 그래서 조금은 불편한, 그런 존재다. 하지만 이해가 되든, 안 되든 강연을 듣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내가 경제시민으로서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구나' 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주니어 백북스는 나에게 또 하나의
'계기'가 되어주었다. '알아야 하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공부해야 겠다는 원동력이 생기는 것' 이것이 바로 이해되는 것보다 이해되지 않는 게 더 많은 주니어백북스 강연의 매력이다.
그래서 주니어백북스는 '학습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제는 경제 기사 하나를 읽더라도 어렵다고 질색하며 손을 휘두르지 않고,
어렵더라도 알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한 줄 한 줄 차근차근히 읽어내려갈 것 같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차근차근히 읽어내려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권리를 지키고 다른 사람의 권리 또한 지켜줄 수 있는
당당하고 멋있는 경제시민이 되어 있지 않을까? ^^

뜨거운 마음으로 열정이 넘치는 강연을 해 주신 현영석 교수님,
책을 통해 진실한 세상을 보여주신 장하준 교수님,
그리고 나에게 학습의 시작을 선물해 준 주니어백북스,
감사합니다♡
  • ?
    우성범 2011.01.02 23:48
    ^^* 우엉..
    좋은 글 참 잘 읽었습니다.

    덧붙이자면,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라는 단어를 어떠한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 살고 있는 경제인으로 경제적인 논리를 헤어나기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경제적인 가치만으로 부유하다고 할 수 없으며 경제적인 부가 형성되는 이면이 이해관계에 있는 개체들에게 미치게 되는 결과 또한 곰곰히 함께 생각해봅시다.

    일 예로 삼시 세 끼를 먹을 때마다 과연 그 만큼의 가치(음식)가 창출되는 과정속에서 과연 우린 공정하게 몫을 다했는지 그 과정속에서 혹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불편부당한 문제는 없는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과연 그 과정이 부당하다면, 그 경로를 쫒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마트 피자나 롯데마트 치킨처럼 왜 그런 터무니없는 상황이 발생할까요.

    어쩜 시장경제는 소수의 경제정책입안자나 소수의 경제주체 담합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한 것은 경제논리를 벗어나면 부자와 가난한 자라는 단어의 정의가 좀더 받아들이기 쉬울거라는 생각입니다.

    보다 부자다운 부자가 되고 싶거든 경제논리의 계수인 '금전적 가치'를 벗어나 '진정한 삶의 가치'를 생각해보자.
  • ?
    현영석 2011.01.02 23:48
    참 잘 썼군요. 짧은 시간에 많은 걸 이해하고 또 자기 입장에서 잘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주체적인 사고를 통해 호기심/관심을 가지고 세상사, 그리고 경제문제를 본다면 더 큰 수확을 얻을 것입니다.

    우리 주니어 백북스가 역량이 크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보니 역량이나 잠재력이 엄청나군요. 책이 좀어려워서 중고등학생들이 이해하고 또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참 좋은 글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훌륭한 사람들은 주어진 기회를 유효하게 자기 것으로 완전히 만드는 (내부화 Internalization)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니어 백북스가 주는 도전과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
    정보라 2011.01.02 23:48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경험자로서 알고있는 지식이 지혜가 되도록 실천하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자연환경을 위해 에너지절약 실천, 제3세계국가 식량을 위해 설탕과커피 코코아을 먹지않는 실천, 지역경제공동체를 위해 대형할인마트에서 구매하지않기
    등 실천을 통해 몸으로 느끼고 변화의 한부분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속지않고 불안 하지 않습니다 비밀은 스스로 찾은 사람에게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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