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학습탐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기고]70인 지식인들이 호주 사막으로 간 까닭은?
글 : 이병은 백북스 회원
백북스 회원 70명은 생명의 기원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8월 8박 9일 일정으로 호주 사막에 갔다. 이번 학습탐사의 목적을 세분화하면 천문학적 관점에서는 완벽한 밤하늘의 은하를 보는 것이고 지질학적 관점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지층을 탐사하는 것이다. 35억 년 전 지구 최초의 생명의 흔적은 캐나다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그리고 호주에 남아 있다. 이 호주 서부 와라우나 지층에는 세계에서 두세 번째로 큰 호상철광상(banded-iron formation)과 암석들을 있고 샤크 베이에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스토마톨라이트를 만들고 있는 현장이 있다. 현재 시아노박테리아가 자생해 있는 곳은 세계 딱 두 곳, 여기 호주와 바하마 제도이다. 이 모두를 확인하러 갔다.

'학습탐사'란 백북스 박문호 ETRI 박사(백북스 공동운영위원장)가 만든 새로운 개념이다. 여행을 간다고 할 때 히말라야 등반 같은 탐험과 관광 여행이 떠오른다. 학습탐사는 탐험과 관광의 장점을 뽑아서 탐험에 없는 '학습'과 관광에 없는 '모험'을 절충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시도한 바 없는 학습의 새로운 프레임이다.

학습탐사의 방법론은 학습과 대장운영체계이다. 학습 전에는 여행하는 게 아니므로 대다수의 회원들은 3월부터 137억 년 우주의 진화를 공부했고 수통골 온지당에서 두 번 모였다. 그 중 십 여 명이 호주 학습탐사와 관련하여 주제 발표를 했고 회원들은 이 자료를 책으로 만들어 학습했다. 그리고 사막오지 탐험이므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대장의 판단 아래 단일하게 행동하는 대장운영체계에 동의하고 탐사를 떠났다.

백북스는 직장인이 휴가를 낼 수 있는 일주일을 기준으로 4년 전부터 매년 학습탐사를 다녀왔다. 첫 회 호주 사막을 시작으로 몽골 고비사막,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 그리고 이번에 다시 첫 회에 다녀왔던 호주 사막에 간다. 첫 회 다녀온 호주사막 발표대회를 보고 감동을 받은 많은 회원들이 가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호주대륙은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별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탐사지역엔 완벽한 사막으로 습도가 아주 낮고 1년 강우량이 수 mm이하인 지역도 있다.

우리는 열 세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사막을 가로 질러 백마일, 통쾌히 달렸다. 창밖은 무한이다. 붉은 대지, 딥 블루의 하늘, 길은 외줄기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길, 소실점이 사라지고 영원에 가까운 직선이 보인다. 달리며 보는 대지의 미묘한 색깔의 변화, 바뀌어가는 식물의 군상들을 눈으로 만진다.

이 길 위에 저녁노을이 지면 모퉁이로 접어들어 잠자리를 살피고 무한한 밤하늘 별들을 본다. 사방을 보면 시야를 가릴 것 없이 온통 별투성이. 별전문가들이 한 하늘에 보기를 소망하는 소마젤란, 대마젤란, 시리우스, 카노푸스를 매일 밤 한 하늘에서 만난다. 손가락 끝을 내밀면 그 손끝이 안 보이는 완벽한 어둠 속에서 70명 전원이 침묵하며 쏟아지는 은하를 본다. 밤이 새도록 본다.

요와 이불처럼 대지와 밤하늘이 나를 포근하게 감싼다. 사념은 사라지고 아무 생각 없이 우주와 하나가 된다. 본래의 나는 은하수와 함께 환하게 빛난다. 우리는 깊이 평화롭고 자유롭다. 별똥별이 무수히 떨어지건만, 소망을 빌 시간이 있었을까? 이 아름다운 공명이 그저 좋으니 말이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이야기가 생긴다. 별 음악회와 시낭송을 하고 때로는 내일 일을 걱정하지 않고 별이 내린 언덕에서 밤새워 서로의 절망을 이야기한다. 속살을 보여준 우리의 관계는 깊어진다. 물론 사람이 여럿이 모인 곳에 갈등이 없을리야 없지만 세상에 공부 아닌 것이 있으리. 갈등마저 그대로 좋고, 학습모드가 된다.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어느 회원이 이야기한다. 세상을 직관이나 감각의 세계에 의존해서 신비주의적으로 봐 왔노라고. 국문학도인 나 역시 '인문학의 위기'를 강조하며 그런 태도로 살았다. 백북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깊은 세계에 닿기 위해서는 표면만 보아서는 안 되며 사실의 세계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연과학이 중요하다. 어느 시인은 시작노트에서 이렇게 밝혔다. 모든 꽃은 대지(大地)의 통로이다. 대지의 깊은 세계에 닿기 위해서는 꽃의 생성을 알아야 한다. 빈번하게 나는 대상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간격을 느낀다. 그 느낌은 곧 대상에 대한 나의 무지, 또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로부터의 소외감을 나에게 안겨준다. 교감 없는 세계에서 산다면, 그 세계의 어느 곳에선들 편하랴.

아는 만큼 느끼고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다. 35억 년 전 지구 생성의 비밀, 우주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해서 미생물학자, 고생물학자, 천문학자가 평생을 바쳐서 연구한 결과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철저하게 학습할 수 없었고 호주대륙이 갖는 의미를 가슴 깊이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앎보다 실천이 중요함을 누구나 안다. 그래서 학습탐사가 중요하다. 학습탐사는 학습을 체화하는 학습의 '실천'편이다. 이 탐사길 위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대지와 하늘 사이, 어둠과 어둠 사이, 별과 별들 사이, 어둠과 새벽사이, 우리들 호흡과 호흡 사이, 이들이 내뿜는 숨결과 숨결 사이에 길이 있을 것 같았다. 호주사막 인간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자리에서 본래의 자연의 모습을 느끼고 내가 자연임을 느낀다. 이 약발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그 친밀함과 따뜻함 속에 있다. 세상 어느 곳이 다르랴.

'앎'으로 알지 못하는 것에 만족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강박관념 같았던 앎에서 자유롭지만 앎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하겠다. 진정한 앎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호주탐사를 함께 했던 우리 주니어 백북스의 답변으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1등 할 수 있겠니?"
"공부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공부에 미쳐 있다. 미쳐야 미친다.







▲홍콩공항에서 호주학습탐사에 대해 공부중인 백북스 회원들.
ⓒ2009 HelloDD.com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부하는 모습에 지나는 사람들이 호기심 있게 바라본다.
ⓒ2009 HelloDD.co







▲호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찍은 70여명의 백북스 회원들의 단체사진. 
ⓒ2009 HelloDD.com







▲70여명의 백북스 호주학습탐사대원들은 12대의 차량으로 함께 이동했다.
ⓒ2009 HelloDD.com







▲영화  '10억'의 촬영지였기도 한 피너클스를 탐사를 위해 이동하는 백북스 회원들.
ⓒ2009 HelloDD.com







▲피너클스(남부 국립 공원 내 붉은 사막에 있는 3~5m 기둥 모양의 바위들로 '황야의 비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바위들) 앞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학습 풍경.
ⓒ2009 HelloDD.com







▲샤크베이(이곳은 염분농도가 높아 생물이 살기 어려운데, 이곳에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에서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라고 불리는 단세포 생물의 흔적이 있다.
ⓒ2009 HelloDD.com







▲새벽 5시쯤 촬영한 달, 금성, 별의 모습과 동트기 시작한 대지의 모습.
ⓒ2009 HelloDD.com







▲아웃백(호주의 오지)에서 캠핑하면서 호주의 밤하늘, 별에 대해 공부하는 백북스 회원들.
ⓒ2009 HelloDD.com







▲캠핑장에서 텐트를 스크린삼아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암석에 대한 강의 중.
ⓒ2009 HelloDD.com







▲호주 밤하늘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한 컷.
ⓒ2009 HelloDD.com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따라서 저자의 동의 없이 콘텐츠의 무단 전재 및 배포 등을 금합니다.
2009년 09월 23일
  • ?
    임석희 2009.09.24 19:36
    흠...
    이 내용이... 2009 대전국제우주대회에서 전세계로 알려지겠군요. ^^*
    백북스... 의 힘!!!입니다.
  • ?
    오창석 2009.09.24 19:36
    70인이 호주간 까닭..

    백북스의 힘이죠. ^_^
  • ?
    최학근 2009.09.24 19:36
    너무 멋지시네요
  • ?
    송선숙 2009.09.24 19:36
    우주축제장에서 보고 알게되었는데"'
    모두들 너무 멋지세요...*^^*
  • ?
    홍은선 2009.09.24 19:36
    와~~~ 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7 자연이 빚어낸 서호주 아웃백 5 file 문경수 2010.05.08 5404
186 네팔의 맥주 10 file 이홍윤 2010.05.07 4745
185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본 산군 이홍윤 2010.05.01 4300
184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일지(2010.3/01~09:8박9일) 4 이홍윤 2010.04.18 4946
183 "온실효과 없이도 더 많은 태양광을 흡수했던 과거의 지구" 고원용 2010.04.14 4506
182 히말라야산맥과 화석 이홍윤 2010.03.30 5095
181 문경수 총무 저 - 두 남자의 호주 사막 조난기(과학동아 기사) 8 전승민 2010.01.03 6029
180 4회 호주 [세계기행] 호주 피나클수 데저트에 묻친 불가사의한 파노라마 이홍윤 2010.01.26 5080
179 운석 구덩이 고원용 2009.10.19 4955
178 서호주, 한 달후에 7 박승현 2009.09.26 5472
» (대덕넷/ 언론보도) 70인 지식인들이 호주 사막으로 간 까닭은? 5 오창석 2009.09.24 7223
176 "원시지구가 산소탱크로 변화하는 과정의 기록" 고원용 2009.09.23 6200
175 "안데스산맥 석호에 서식하는 스트로마톨라이트" 1 고원용 2009.09.22 4671
174 계속되는 주니어 백북스 호주학습탐사보고 2탄입니다 8 설시환 2009.09.18 5415
173 서호주 학습탐사 동영상 2편 (탐사대원편) 1 오창석 2009.09.16 4566
172 서호주 학습탐사 동영상 1편 (Road편) 4 오창석 2009.09.14 4288
171 마음의 감동을 이어가기 - 별 사진전. 7 임석희 2009.09.14 4129
170 온지당 천문우주, 뇌과학, 학습탐사 후기모임에 다녀와서 2 이병은 2009.09.14 4241
169 4회 호주 호주 Aborigine 음악 2 file 평산 2009.09.13 16287
168 서호주를 다녀와서.... 2 홍종연 2009.09.12 39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