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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1 19:23

<작심하기>를 공부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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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프리스의
<Making up the mind>라는 책의 제목을 굳이 <작심하기>라고 부르는 데는 사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쓴 책으로 원서의 제목을 그대로 옮긴다면?<마음 먹기/만들기>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 관한 서평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저자의 '마음'에 관한?견해는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불교식의 사고와 닮은 점이 있습니다. 문득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한다면?개인이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뜻에서 <마음 먹기/만들기>라는 원제를 '마음먹기'의 한자식 표현인 <작심하기>로?바꾸어 표현해본 것입니다
.
먼저 <작심하기>의 프롤로그를 요약해 봅니다. (굵은 글씨는?프롤로그 본문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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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서열 구도에서 위쪽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딱딱한' 과학이라고 한다면, 아래쪽을 차지하는 과학은 '말랑한'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딱딱한/말랑한'이라는 개념이 쉽고 어려움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과 측정 방법을 가리키며 심리학은 대단히 말랑하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심리학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 우리는 모두 제각기 다르다. 그럼에도 모두에게는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정신의 속성이라는 것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바로 이런 정신의 근본적인 속성들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신의 근본적인 속성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렇게 정신의 속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저자는 심리학에 대해 설명을 계속한다.
??
딱딱한 과학 분야의 측정은 객관적이다. 그래서 검증하고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자신이나 지원자를 측정의 도구로 삼는다. 따라서 주관적이며, 자료가 올바른지 검증하기가 불가능하다. 내가 여러분의 정신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려면 순전히 여러분의 보고에만 의존해야하므로 불가능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한동안 심리학자들은 행동만을 연구함으로써, 즉 움직임, 단추 누르기, 반응 시간 같은 것을 객관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진짜 과학자인 양 행세를 했다.
??
그러나 행동 연구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정작 인간의 경험에서 흥미로운 면들이 모두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심리학자들은 지각, 회상, 의도 같은 주관적인 경험의 문제에 다시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우리가 연구하는 정신적 대상은 다른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물리적 대상과는 완전히 다른 지위를 갖기 때문이다. 내가 여러분의 정신 속으로 직접 들어가서 여러분의 빨간색 경험을 확인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딱딱한 과학의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정신적 대상이 물리적 대상과 달라서 여전히 문제가 남는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침으로써 혼란을 야기시킨다. 아마도?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문제마저도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해소되리라는?저자의 희망적 견해에 대한 수사학적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

??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버림을 받으면 뜨거운 오븐에 살을 데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다. 실제로 뇌영상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으로 고통 받을 때와 사회적으로 버림받아 고통을 느낄 때 동일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고통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느 날 주인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주인은 산책 도중 잠시 정신을 잃었고 그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와 강아지가 밧줄에 묶여 철로 위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 멀리서 기적이 울렸다. 주인과 강아지는 모두 신음 소리를 냈다. 강아지의 신음은 밧줄이 조이는 '통증'으로 인한 신음이었지만 주인의 신음은 곧 기차가 다가와 치일 것이라는 '고통'으로 인한 신음이었다. 그런데 뇌영상 연구에 따르면 위의 예에서 나타난 '통증'과 '고통'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의 '고통'은 강아지의 '통증'과 같은 속성이라는 말인데 과연 그럴까??결국 뇌를 들여다봐서는 이 둘을 구별할?방법이 전혀 없다는 말인데
??
뇌 구조를 보여주는 영상 기술은 거대 과학이면서 동시에 딱딱한 과학이다. 이런 기술을 활용한 뇌 구조 측정은 대단히 정확하고 객관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측정이 심리학의 문제와는 어떤 식으로 관련될까? 심리학의 문제에 도움을 준 것은 뇌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스캐너가 아니었다. 뇌의 '기능'을 들여다보는 스캐너가 그로부터 몇 년 뒤에 개발되면서 전기가 마련되었다. 기능성 뇌스캐너는 혈류 변화를 감지해 현재 뇌의 어느 부위가 활발하게 돌아가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지원자가 단추를 누른다고 상상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실제로 단추를 누를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뇌 활동을 측정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이런 정신적 사건을 객관적으로 확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저자는 뇌영상 연구를 통해 정신적 사건을 객관적으로 확증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 정신적 경험은 주관적 경험임을 강조함으로써 또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시킨다.
??
뇌 활동은 정신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며, 어느 정도는 주관적인 경험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그러나 뇌 활동과 정신적인 경험은 똑같은 것이 아니다. 적절한 장치만 있다면 나는 뇌 속에서 푸른색을 경험할 때만 반응하는 뉴런을 찾아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정신적 경험이 뇌 활동 특히 개별 뉴런의 발화와 1:1로 대응한다는 가정을 내포하고 있어 위험한 표현으로 보인다.?하지만 인문학 교수가 반색하며 말하겠지만, 뉴런의 활동 자체는 결코 푸르지 않다. 뇌영상 실험이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은 객관적인 물리적 재료와 주관적인 정신적 경험 사이가 건널 수 없이 멀어 보인다는 점이다. 기구의 도움으로도 정신에서 벌어지는 일은 볼 수 없다. 정신의 내용물은 실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캐너를 통해 여러분의 뇌가 활동하는 양상을 볼 수 있지만, 여러분의 정신은 '볼' 수 없다. 저자는 이렇게 푸른 색의 경험이 '창발성'으로 나타나는 정신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 사이의 건널 수 없는 심각한 차이를 지적함으로써 앞서 언급했던 객관적 확증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 결국 저자는 이러한 언급을 통해?정신적 세계란 착각에 불과하다는?주장을 펼쳐나갈 생각이겠지만

의식/마음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의식/마음을 기능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 그런데 의식/마음이라는 기능을 단순히 뇌라는 구조의 특정 부위에 대응시키려는 생각은 합당치 않아 보인다.?이 질문은?생명은 어디에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과 비교해 봄으로써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심장이 멎으면 생명이 다하므로 생명은 심장에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생명이란 생명체 전체에 퍼져 일어나는 과정을 일컬음이다. 그렇다면 의식/마음 또한 이와 같이 전체에 퍼져 일어나는 과정으로 이해함이 옳지 않을까
??

인문학 교수는 뇌 활동을 연구한다고 해서 인간의 정신에 대해 뭔가를 알아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결코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정신을 카메라 같은 것으로 생각하더니 이제는 컴퓨터로 생각하는군요. 이 컴퓨터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해도 낡은 은유인 건 마찬가지예요." 구조 문제와 관련해서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AB가 여행 중에 같은 마을을 각자 따로 둘러보고 지도를 작성하기로 했다. 마을을 둘러본 A는 마을 안에 있는 건물의 위치를 점으로 나타내는 지도를 그렸다. 마을회관은 마을의 한 가운데에 있고 경찰서는 왼쪽에 그리고 소방서는 아래쪽에 하는 식으로. 그런데 같은 마을을 둘러본 B는 마을 안에 있는 도로를 선으로 나타내는?지도를 작성했다. 마을회관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경찰서가 있고 거기서 아랫길을 따라가면 소방서가 나오고 하는 식으로. A의 방식을 소재주의적 관점이라고 한다면 B의 방식은 과정주의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A : 기능은 구조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구조를 파악하면 기능을 이해할 수 있다
.
B : 기능은 관계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구조만으로는 기능을 이해할 수 없다
.
A : 창발성은 무지의 미화다. 즉 창발성이란 미발견 구조의 결과일 뿐이다
.
B : 창발성은 구조에서 비롯되지만 구조와는 다른 차원이다. 즉 상전이의 결과로 나타난다
.?

인문학 교수의 다음 질문은 이렇게 되지 않을까
?
"컴퓨터 회로의 활성화 지도로부터 연동 프로그램을 역으로 복원해낼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
    박제윤 2012.11.11 19:23
    처칠랜드 부부(The Churchlands)는 철학자라는 점에서, 인문학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제거적 유물론자이다. 그들은 일원론자의 편에 선다.

    이원론의 주장은 여러 전제들로부터 제안된다.

    우선, 물리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구분하는 전제이다. 그러한 전제에서 이원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가 자각하는 의식이 물리적 현상과 구분된다는 점에서 결코 어떤 물리적 현상에 의해서 정신적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논증은 논증처럼 보일 뿐, 사실 논증이 아니다. 자신이 증명하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논리학자들은 이것을 "순환논증의 오류"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서 이원론자의 이 첫 번째 주장은 그냥 주장일 뿐 남을 설득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을 구분하는 전제로부터 이원론을 주장하는 논증은 성공한 논증이 아니다.

    둘째, 기능과 구조를 구분하는 전제이다. 이런 전제는 사실 컴퓨터 공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또는 철학자(포도 Fordor J.)가 선호하는 주장이다. 컴퓨터가 논리적 계산을 구현하는 기능은 구조와 명확히 구분된다. 컴퓨터의 계산적 기능이 수행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간에 의한 논리적 사고가 고려된 프로그램이 작성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컴퓨터의 기계적 계산에는 사전에 인간의 논리적 사고의 "기능"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컴퓨터가 인간처럼 마음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의 작성에 심리학자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더구나 컴퓨터의 프로그램은 다른 종류의 하드웨어에서 작동 가능하다. 특정한 사고의 기능은 다양한 하드웨어 또는 장치로 구현 가능하다. 그러므로 기능과 구조는 명확히 구분된다. 이것을 심리철학자들은 "다중실현논변"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기능과 구조는 명확히 구분되는 양자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개체로서 인간은 구조인가 기능인가? 기능이라고? 그런데 사회적 존재를 고려할 때 인간 하나 하나는 구조로 보인다. 인간은 구조인가? 그보다 더 작은 기관에 상대적으로 인간은 그 기관에 의해 작동되는 기능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시 인간 내부의 기관은 기능인가 구조인가? 더 작은 세포의 구조물에 상대적으로 기능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정신은 기능이고 뇌와 컴퓨터 칩은 물질이라는 구분은 이원론을 위한 근거가 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덧셈은 기능인 것인가, 구조의 작용인가? 컴퓨터 칩의 작용에 의해 구현되는데도 기능적인 것이라고 고집할 수 있는가? 우리가 욕구라고 불리는 것은 기능인가 구조인가? 식욕은 혈액 속의 포도당 함량과 신경계가 작동해 만들어내는 것인데? 우리의 정신은 약물(물질)에 의해 지배된다. 그런 경우에 정신의 기능적 작용이 물질의 구조적 작용과 명확히 구분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능과 구조를 구분하는 논증은 사실상 실패하는 논증임을 알아볼 수 있다.

    이렇게 인문학자 중에는 이원론자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처칠랜드는 이렇게 주장할 것이다. 우리의 지식 또는 앎 자체가 배경지식에 관련된 것이다. 만약 발전하는 현대 과학을 잘 알면, 기존에 상식적으로 가지던 생각 또는 주장 또는 지식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왜 발전하는 현대 과학, 특별히 신경과학을 좀 더 구체적으로 공부하지 않는가? 그렇게 한다면 이원론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진다.

    참고: 페트리샤 처칠랜드, <뇌과학과 철학>(신경철학Neurophilosophy), 6-9장. 박제윤 역

    사실상 이러한 주제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뇌 관련 학문들이 발전하는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일이므로, 일원론과 이원론 중에 어느 입장이 설득력이 있을지는 지금의 수준에서 심각히 논의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
  • profile
    김형태 2012.11.11 19:23
    주민수 교수님과 박제윤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프롤로그에서 인상적인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단히 희귀한 원소나 ... 대단히 작은 물질, 혹은 ... 대단히 빠른 물질의 연구는 특별한 측정 기구의 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특별한 기구도 실은 확대경처럼 우리의 감각을 연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기구의 도움으로도 정신에서 벌어지는 일은 볼 수 없다. 정신의 내용물은 실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
    p. 39.

    '정신의 내용물은 실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는 문구가 마음에 남습니다.
  • profile
    김형태 2012.11.11 19:23
    페트리샤 처칠랜드, <뇌과학과 철학>(1989, 박제윤 역 2006) 요약문.

    http://www.100books.kr/?no=7244

    .
  • ?
    한정규 2012.11.11 19:23
    "그렇다면 의식/마음 또한 이와 같이 전체에 퍼져 일어나는 과정으로 이해함이 옳지 않을까?"
    - 윌리엄 제임스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A. 구조가 기능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많은 예가 증명하고요.

    B. 현재 connectome이라는 개념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해부학적인 연결, 기능적인 연결, 인과적인 연결에 대한 설명이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으니까요.

    인문학 교수의 다음 질문은 이렇게 되지 않을까?

    "컴퓨터 회로의 활성화 지도로부터 연동 프로그램을 역으로 복원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유전체 지도로부터 풀린 유전자 정보를 조절함으로서 역분화줄기세포가 만들어졌습니다. 매우 한정된 조건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뇌와 정신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 꼭 우리가 역으로 복원하기 위해 위의 접근 방법을 쓴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뇌와 정신은 지도가 고정된 지도가 아니라 환경에 영향을 매우 받는 개방형 시스템이고 가소성이 강한 지도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 profile
    주민수 2012.11.11 19:23
    (1) 구조는 소재의 관점에서 그리고 기능은 과정의 관점에서 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구조는 정역학적 모형으로 기능은 동역학적 모형으로 해석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구조와 기능의 문제를 굳이 2원론적 입장에서 이해하지 않아도 좋을듯 싶습니다만...^^

    (2) 저자는 '정신의 속성'이 심리학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한편 정신적 세계는 착각에 불과하며 정신의 내용물은 실재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정신의 속성'은 실재로 보아야 할까요 아닐까요? 즉 심리학도 과학일진대 그 대상은 실재가 아니어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질문이 남습니다.

    (3) '정신적 사건'은 뇌 활동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뇌 활동은 실재이며 측정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뇌 활동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뇌의 활성화 지도를 얻음으로써 이를 통해 '정신적 사건'의 완전한 분석(복원)이 가능할까요? 이 문제는 마치 역명제(逆命題)의 풀이 문제처럼 보입니다만...

    (3') "2+3=5" 이지만 "5=1+4" 일 수도 있어 "한 명제가 참일 때 그 역명제도 참인가?" 하는 문제는 좀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뇌의 활성화 지도' 문제를 '컴퓨터 회로의 활성화 지도' 문제에 비유해 본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활성화 지도에 관한 객관성 논의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뇌에 대해 '뇌의 언어 지도'를 MRI로 찍어서 비교해 본다면 문제점이 한결 명확히 들어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
    박제윤 2012.11.11 19:23
    기본적으로 사람의 뇌와 마음을 컴퓨터에 비유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비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에게 명확히 주어지는 소프트웨어 같은 것은 없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인간의 뇌는 기존의 범용컴퓨터와는 명확히 다른 개념의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며, 또한 자기 시스템 내에 범주체계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그러나 범용컴퓨터는 인간이 부여하는 범주체계를 부여받아야 합니다. 이 점은 의미론적 동일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지금까지의 컴퓨터는 인간이 그 계산처리의 기준을 제공해야 작동할 수 있지만, 새로운 개념의 병렬처리 컴퓨터는 그런 기준을 스스로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구분할 기준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profile
    김형태 2012.11.11 19:23
    개인적인 경험으로서, 놀라운 책 중의 하나가 <유뇌론>이었습니다.

    해부학자 요로 다케시, <유뇌론>을 통해, '뇌'는 두개골 안의 것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람이 뇌라는 '구조'와 마음이라는 '기능'을 나누어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그런 관점을 취할 수밖에 없도록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우리의 뇌가 구조와 기능을 분리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유뇌론>에서의 저자의 결론은, '마음'은 뇌(신경계, 뇌는 신경계의 일부를 이루는 구조이다.)의 기능이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요로 다케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뇌는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따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신경계의 하나인 중추신경계를 이루는 일부'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뇌 꺼내기 ... (뇌를 꺼내기 위해서는) 크게 구분하여 세 가지를 더 잘라야 한다. 하나는 뇌에 드나드는 신경, 다음은 뇌에 드나드는 혈관, 마지막으로 척수와의 연락을 끊어야 한다. 사실 뇌를 꺼낼 때 중요한 것은 이 분리 단계다. 뇌를 꺼내기 위해서는 모든 뇌신경을 절단하고, 다시 뇌와 척수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 뇌는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따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신경계'라는 훌륭한 용어가 있다. 뇌는 신경계의 하나인 중추신경계를 이루는 일부일 뿐이다."
    p. 54. 해부학자 요로 다케시, <유뇌론> 1998, 김석희 역 2006, 재인.
  • ?
    이병록 2012.11.11 19:23
    모든 것은 단일 존재가 아니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줍니다..
  • profile
    주민수 2012.11.11 19:23
    요로 다케시는 <바보의 벽>이라는 책으로 유명하죠. 그의 <유뇌론>도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요로 다케시는 <유뇌론>의 두번째 장인 "마음은 어디서 생기는가"에서 '구조와 기능의 관계'라는 소제목을 통해 이 두 개념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유뇌론> 전체를 통해 일반인의 관점을 고려하며 풀어가는 그의 설명은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무의식'의 개념 또한 가자니가의 '비의식'과 같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흥미를 더합니다.

    사실 '몸'과 '맘'이 하나냐 둘이냐 하는 문제는 전문가에게는 '큰' 문제일른지 몰라도 일반인에게는 '작은' 흥미거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 둘이 하나면 어떻고 또 둘이면 어떻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마음이라는 개념이 종교와 같은 신념이나 가치의 문제로 연결된다면, 부활이나 윤회의 문제를 제쳐 놓고서라도, 하나냐 둘이냐 하는 문제는 심각한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선로 변경기'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마음이 '홀로' 작동하는 선로 변경기이냐 아니면 '함께' 작동하는 선로 변경기이냐 하는 문제는 행복의 문을 여는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입니다.
  • profile
    김형태 2012.11.11 19:23
    2011년 6월 3일, 인천정기모임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 공부에서, 본문의 '공간빈도'는 '공간주파수'로 번역되어야 올바른 번역이라는 주민수 박사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책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혼자 공부하는 방식의 위험성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공부는 '함께' 하는 것이며, 모든 것이 나의 삶속으로 들어올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빨리 가고자 한다면 혼자 가는 것이 낫겠지만, 멀리 가고자 한다면 함께 가는 것이 낫다."는 주민수 박사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주민수 박사님 고맙습니다.
  • ?
    이병록 2012.11.11 19:23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간다'
    그래서 함께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독서모임이 벌써 몇 년이 되었는데, 아직 이름도, 얼굴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회원이 많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라고 모두 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닐텐데요?
  • profile
    김형태 2012.11.11 19:23
    이병록 제독님의 백북스에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시는 모습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제 소견으로는, 모든 <조직>의 문제 해결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모든 조직은 사람을 키워내고, 사람을 남겨야 한다는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연하지만, 백북스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공부가 무엇인가에 대해 치열한 고민과 실천이 이루어지는 진정한 <학습독서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방적인 강연보다는 <토론>형식의 공부가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청소년과 학생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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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공지 [긴급] 11월 23일(금) 제45차 <버스트> BURSTS 김형태 2012.10.24 1665
334 공지 건각의 질주본능, 가을의 전설을 응원합니다. 12 김형태 2012.10.22 2085
333 자료 객주, 김주영 작가와의 만남 6 김주현 2012.10.20 2412
332 공지 11월 30일(금) 제45차 < 버스트 > BURSTS 2 김형태 2012.10.13 2173
331 현장스케치 제44차 김두환 회원(물리학박사/핵물리학) 스케치 10 김형태 2012.10.13 2838
330 공지 11월 3일(토) 인천백북스 논술 공부모임 2회 7 김형태 2012.10.12 2135
329 자료 <링크> 관련 영상을 링크합니다 4 김제원 2012.10.09 1845
328 현장스케치 인천 해석 제11회 박제윤 회원(철학박사) 논술 1강 스케치 4 김형태 2012.10.07 3157
327 자료 '관'으로서의 인간 6 이낙원 2012.09.24 2826
326 자료 안의 의학 밖의 의학 ( 면역의 의미론 ) 5 file 김형태 2012.09.24 2176
325 공지 [긴급] 인천백북스 논술 공부모임 10월 6일(토) 개최 16 김형태 2012.09.18 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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