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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빙판길에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을 뿌려주는 것은 눈을 녹이기 위함이다.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이 수분의 어는점을 낮춰 얼음을 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음료를 슬러시로 만들어주는 물병도 어는점 내림 현상을 활용한 상품이다. 영하의 김치냉장고 안에서 김치가 얼지 않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것도 어는점 내림 현상 덕분이다.

이처럼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는점 내림 원리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사람들뿐만 아니라 식물과 동물들도 물의 어는점 내림 원리를 이용한다.

아이스와인의 당도 높아져

아이스와인은 당도가 매우 높아 단맛이 강하다. 원래는 17세기 후반에 독일에서 어떤 농부가 서리 맞아 쪼글쪼글하여 못쓰게 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보았는데, 맛이 좋고 당도가 매우 높은 것을 우연히 알게 되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농부의 실험정신이 빛을 발한 경우이지만, 사실 그 속에는 재미있는 과학이 숨어있다.

서리 맞은 포도 ⓒ Pixabay

포도가 서리 맞을 정도의 추위에 노출되면 포도 속의 물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어는점을 낮추기 위해 수분을 줄이게 된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아지고, 당도가 높아질수록 어는점이 낮아지기 때문이다(물에 불순물이 많아지면 어는점이 낮아지는 빙점 강하 현상).

어렸을 적에 많이 경험해 본 일이지만, 감을 모두 따고 감나무 꼭대기에 까치밥으로 남겨둔 서리 맞은 홍시가 달고 맛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숲 개구리, 언 땅 위에서 겨울 버틸 수 있어

얼핏 별 관계없을 듯한 비슷한 일화로 캐나다에 사는 숲 개구리 예를 들 수 있다.

숲개구리 ⓒ Pixabay

보통 개구리는 겨울이면 얼어버리는 지표면에 비해 비교적 따뜻한 땅속에 들어가 동면하지만, 캐나다 숲 개구리는 언 땅 위의 숲속에서 동면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때 피가 얼어버리면 날카로운 얼음조각이 혈관에 상처를 내어 혈관이 손상을 입게 된다.

혈액의 당도를 높이면 다행히 피가 얼지 않기 때문에(빙점강하 현상) 얼음조각에 혈관이 찢기지는 않게 된다. 그러나 혈당이 극도로 높아진 혈액은 점도가 높아 거의 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뇌세포에 영양과 산소 공급이 안 되어 뇌사 상태가 되어 거의 죽어있는 상태가 된다.

다른 세포들 또한 당의 농도를 극도로 높여서 어는 것을 방지하여 겨울 동안 얼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봄이 되어 따뜻해지면 반쯤 죽어있던 개구리가 다시 살아난다.

자동차 부동액이 얼지 않는 이유

위의 두 가지 경우 모두 물의 어는 점 내림 현상 때문에 당이 부동액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보통 자동차에 사용하는 부동액으로는 어는점이 낮은 에틸렌글리콜 수용액을 사용하게 된다. 이 경우에도 어는 점 내림의 과학이 적용된다.

순수한 에틸렌글리콜은 영하 12℃에서 얼지만 에틸렌글리콜이 70%인 수용액은 어는점이 영하 50℃까지 내려간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하 50℃까지 내려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어는점이 영하 40℃ 정도 되는 50% 에틸렌글리콜 수용액을 부동액으로 사용하게 된다.

일상생활과 실험실에서 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어는점 내림 현상은 포화 소금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소금은 무해하고 냄새도 나지 않으며 분자량도 작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보통 순수한 물은 0℃에서 언다. 그러나 소금을 잔뜩 넣어주면 물의 어는점이 점점 내려가서 영하 10℃까지도 내려가게 된다. 간장이나 김치가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 현상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편, 과학자들이 이러한 어는점 내림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물의 어는점 내림은 물질의 종류에 상관없이 물에 녹아있는 분자의 개수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분자의 크기는 분자량으로 개수는 몰농도로 규정되므로(1몰은 분자 개수가 6×10의 23승 개 포함 되어있음) 어는 점내림을 이용하면 그 물질의 분자량을 측정할 수 있다.

전동주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2019.06.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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