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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9 14:29

남자는 남자를 모른다

조회 수 4224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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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5일에 출간되는 제 책입니다. 지난 3월에 원고가 넘어 갔는데 무려 반 년만에

나오는 군요. 작년 10월에 작업 착수하고 금년 3월 한 달 절에서 원고 쓰고 다시

5월에 절에 들어가서 수정 작업 하고 그 후로도 수정 또 수정 産苦가 많았습니다.

이제 모든 것은 독자들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언제나 책이 서점에 나올 때가 되면

과연 반응이 어떨까하는 기대와 함께 두려움이 교차합니다.

 

 강신철 교수님과 박문호 박사님께는 보내드리겠습니다. 증정본이 한정되어 나오는

지라 백북스클럽 여러분들께 일일이 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라오며 많이 일독하시고

주변에도 권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문




 남자들이 정말 남자를 모를까? 당연하다. 왜? 남자인 소크라테스가 말했지 않은가? ‘너 자신을 알라’고. 여자들에게도 한 말이라고? 그래 그렇다 치자.




 어쨌든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에 남자들이 잘 쓰던 말 중에 하나가 ‘남자는 배짱, 여자는 절개’였다. 물론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여자들이 스스로 절개를 제1로 친 게 아니라 남자들이 여자에게 절개를 제1로 요구한 것이니까. 그야말로 남자들의 희망사항을, 여자들의 희망사항인 것처럼 절묘하게 위장 전입시켜놓은 말이다. 때문에 조선시대가 아니라면, 여자들이 이 말을 자기들끼리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절묘하게 말을 만들어 쓰다 보니 나중에는 그게 진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 남자들에게는. 그러나 남자들은 그 내막을 모른다.




 에이, 남자가 그런 내막 알거나 말거나 그거 옛날이야기지 지금이야 그런 말 쓰는 남자가 없다고? 물론 그렇다, 겉으로는. 그러나 역시 속으로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말만 안할 뿐 행동으로는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한 여성 포털 사이트에서 회원 2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불륜을 들켰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었다. 남자의 1위는 47%가 답한 ‘까놓고 용서를 구한다’였다. 까놓고? 이 말에서 뭐가 느껴지는가? 바로 ‘남자의 배짱’이다. 여자의 1위는 27%가 답한 ‘끝까지 아니라고 변명한다’였다. 왜 남자와는 반대일까? 이미 들켰는데....

 만일에 여자가 ‘그래 그랬다. 그럴 수 있는 거 아니야? 한 번만 봐주라.’라고 까놓고 용서를 구했다 치자. 어떻게 될까? 결과 예측은 어렵지 않다. 왜? ‘여자는 절개’이니까. 여자는 까놓으면 안 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그 말들은 사라졌어도 남자들 가슴 속에는 ‘남자는 배짱, 여자는 절개’의 전설이 시퍼렇게 살아 있다. 그러나 역시 이런 내막도 남자들은 잘 모른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가 ‘그렇다면 이 책이 남녀 애정 문제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남자가 남자를 모르는 예를 하나 들었을 뿐이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남자들의 일상에 살아있는 깊은 속내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결혼, 불륜, 친구, 술, 직장, 자녀 문제 등등.

 물론 서점에 나가보면 오늘도 남자에 관한 책은 서가에 넘쳐 난다. 그러나 대부분 심리학자,

여성운동가, 남성학자 등이 쓴 어딘지 이론적이며 이즘적인, 좀 고상한 이야기들이 많다. 필자는 살아서 펄떡이는 바닥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면서 ‘곧 죽어도 큰 소리 치는’ 남자들의 깊은 가슴 한 구석 - 삶의 현장에서 진하게 흘러내린 남자의 땀 냄새가 배어나는 남자의 이야기,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하며, 버릴 것은 버리고 변할 것은 변해야 된다고 외치는 육성. 때로는 변명 같아서 구차하고 비겁한 거 같아서 이야기 할 수 없었던 남자들의 솔직한 심정, 그런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따라서 이 책은 키득거리면서 가볍게 읽어도 좋다. 그러나 때로는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을 지도 모른다. 왜? 남자들의 ‘곧 죽어도 큰 소리 치는 속성’은, 한편으로는 허풍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눈물겨운 ‘희망사항’이기도 한 때문이다. 그 희망사항이 가족을 지탱하고 사회를 지탱한다. 따라서 이 책은 ‘남자의 이야기’지만 여자가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책을 만드느라 애쓴 (주)바우하우스의 최은정 실장과 박수진 씨, 그리고 신현호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남편에 대해 끊임없이 비평을 제공해주는 여자,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드리고, 아버지임을 깨우쳐 주는 소중한 아들딸 경혜, 원중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남자는 남자를 모른다>를 보고 ‘얼마 전에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라는 책을 본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계실 것이다. 그렇다.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이외수 선생이 2006년에 쓴 책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남자도 남자를 모른다>로 정한 뒤 선생을 찾아뵙고 ‘혹시 남자에 대한 것도 쓰실 계획 중이라면 심중의 제목을 제가 먼저 쓰는 거나 아닌지 걱정 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했더니 선생 왈 역시 大家답게 ‘아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지 허허허. 난 다른 책 낼 거야. 남들과는 다르게 재미있게 잘 써야해!’하고 너털웃음으로 격려해주셨다. 선생 같은 대가가 같은 화천에 살아서 이웃사촌으로 자주 뵐 수 있으니 필자에겐 복이며, 이 자리를 빌려 평소의 가르침에 감사드린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의 건투를 빌며.



          2008년 7월 강원 화천 慈雲寺에서  김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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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택 2008.08.29 14:29
    왠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책인걸요
    꼭 읽어봐야 겠네요
    새로운책 내신거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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