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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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주에 마법을 걸다]를 읽고..


 


                                                      저자 : 에르빈 라슬로













초등학교 시절 나의 고향은 내 마음속 이었다. 숏트랙 선수생활을 해서 그런지 자기 자신과의 의사소통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자신과의 싸움, 1등을 했을 때 자신에게 던지는 찬사와 응원 그리고 순위에서 멀어졌을 때 자신에게 하는 격려와 질책들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었다. 이렇게 자신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면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운동이 끝나고 밤 늦게 돌아오는 길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나는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가?’ ‘내가 보는 눈과 다른 사람이 보는 눈은 같을까?’ ‘다른 사람의 뇌를 내가 갖게 된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등등 수없이 많은 질문을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던졌었다. 내가 생각에 빠졌을 때 내 주위를 감싸고 있었던 별들의 기억이 내 머리 속에 잔상을 남기게 되었고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서 나는 이미 우주를 동경하게 되었던 것이다. 중학교시절 과학시간 중에 우주론에 대한 발표를 한적이 있다. 그제서야 내가 우주를 동경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한국우주소년단에서의 활동과 고등학교 시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 원장이신 채연석박사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고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인간의 일생은 환원할 수 없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이미 쏘아진 화살인 셈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보면 나의 이러한 성장과정은 예측 가능한 일이지만  태초에 단백질 덩어리에서 지금에 이르기 까지가 우연의 산물인지 아니면 어떤 조작 되어진 메커니즘을 따르게 된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살아가는 과정은 주변환경과 의식의 상호작용 속에서 의식하든 못하든 어떠한 정보를 토대로 발전 되어지고 있다. 우주도 어쩌면 태초에 자신이 이렇게 발전 되어 질지는 몰랐을 것이다. 우주도 어느 시점부터 자각이라는 것을 시작한 셈이다. 우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의식을 갖고 경험을 하고 진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진화와 인간의 진화는 긴밀성을 지닌다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점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우주는 물질적인 것, 생명의 영역, 마음의 영역으로 분할되어 있지 않다. 즉 우리 인간은 통합된 전일적인 우주의 일부라는 말이다. 우주를 이해하면 인간과 자연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이해 할 수 있고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것도 우주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주론의 소위 표준모델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약 137억 년 전에 우주 폭발로 탄생했다. 빅뱅(Big Bang)이라고 알려진 이 폭발은 요동치는 가상에너지 바다, 즉 양자진공에서 일어났다. 이 폭발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일대기를 보면 수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것은 굉장히 치밀한 계산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만약에 어떠한 조작도 없이 무작위로 탄생해서 우연의 산물로 별과 은하와 생명이 창조되어서 지금에 이르렀다면 우주는 수없이 많은 탄생과 종말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 시간을 따진다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긴 시간일 것이다.


 


생물의 진화과정을 봐도 모든 현상은 유기적이라는 관점에서 우주의 진화과정과 다르지 않다.


이 책에 따르면 인체는 약 1,00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은하계에 있는 별들의 수보다 많다. 이 세포군 중에서 매일 6,000억 개의 세포가 사멸하고, 매일 같은 수의 세포가 재생한다. 1초에 1,000만 개의 세포가 사멸하고 재생하는 셈이다. 오크리지연구소에서 실시한 방사성동위원소 분석에 따르면, 1년이라는 기간 안에 유기체를 구성하는 원자들의 98% 역시 교체 된다. 우리 체내에 항구적인 물질은 아무것도 없다. 비록 심장과 뇌세포의 수명이 대부분의 세포들보다 길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특정 시간에 공존하는 물질들은 매초 수천 번의 생화학적 반응을 낳으며, 전체 유기체가 역동적인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거의 즉각적으로 조정된다. 이것은 비단 인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상의 모든 생물체에 적용이 될 것이다. 만약에 진화론자가 주장하 듯이 무작위 유전변이를 통해 유기체가 형성이 된다고 한다면 게놈 내에서 가능한 재배열의 탐색공간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생존 가능한 종들을 창조하는 것은, 지구상에 진화를 통해 오늘날 존재하는 무수한 형태들이 갈라져 나오는데 걸렸던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러한 생물의 진화와 우주의 진화를 보았을 때 항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존재한다. 근본적인 질문이다. “만일 우연이 우주 탄생의 토대가 아니었다면, 기본적인 설계는 있었을까?”라는 것이다. 신학의 입장은 그렇다이지만 과학은 다른 것을 상상해 보아야 한다. 빅뱅우주론이 통설로 자리잡고 있는 시점에서 과학자들은 초우주론, 다우주론등 계속해서 새로운 우주탄생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르빈 라슬로가 말하길 의식의 영역을 제외하고선 어떠한 문제도 풀수 없다고 말한다. 의식이 완전히 비물질적인 것도 물질이 완전히 비의식적인 것도 아닐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의식은 뇌와 신경계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이 느끼는 미묘한 직관과 생생한 신비체험에서 느끼듯 물리적 뇌를 벗어나 다른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우주에서도 마찬가지로 양자진공은 진화해온 모든 생명의 파형의 흔적들을 기록하고 보존한다고 말한다. 즉 양자진공이라는 고밀도의 가상에너지장에서의 진공파들은 은하계의 거대한 지역을 서로 연결하고 상호작용 한다는 것이다. 마치 인간의 의식 처럼말이다. 그는 이런 물질과 비물질적인 것들의 상호작용을 아카샤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아카샤장은 쉽게 말하자면 우주의 근본적인 매질이며, 만물의 궁극적 종착지이다. 아카샤장의 다른 이름은 양자진공 또는 누에테르, 영점에너지장으로 불린다. 우리 주변에서  비일상적인 의식상태(홀로트로픽 상태) 즉 통상적인 육체/자아의 경계를 초월하는 상태를 종종 발견한다.샤먼들이 입문식때 경험하고 치료 중에 이용하는 상태들, 정신과의사나 요법사들이 향정신성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심원한 체험 유도법을 실시하고 있을때 이런 상태를 접한다. 그는 우주에 일어나는, 모든 홀로그램 기록을 보존하고 있는 아카샤장을 통하여 그 모든 영역을 설명할수 있다고 한다.


 


우주의 본질은 무엇이고, 우주 안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는 무엇인가? 우주의 목적은 무엇이고 우리는 누구이고,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답을 알아내는 일은 언제나 과학자들만의 몫이었다. 그리고 학자들 중에 세계 자체는 비인간적이며 목적이나 의도가 없다. 우주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인간 자신의 마음과 성격을 우주에 투영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속한 분야의 첨단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자신이 발견한 사실들이 의미의 질문과는 관련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를 우주에서 이방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소외감이 결국 자연 파괴로 이어지고 인간의 존엄성마저도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를 봤을 때 우주에서 고향을 느끼는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훼손하거나 파괴하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그런 문화들은 수천 년 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에르빈 라슬로는 영혼의 부활을 꿈꾸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엄청난 과학의 진보를 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파국이론, 카오스이론, 분기, 신경망, 복잡한 동역학계, 창발, 복잡성, 에이전트 기반 모델 등 새로운 신성한 수학과 컴퓨터의 만남 그리고 더 나아가 영성과의 결합으로 전근대적 우주론의 르네상스가 우리의 탈현대 문화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나의 성장과정으로 돌아오면 내가 그 동안 느꼈던 무의식적인 행동은 아카샤장을 통해서 설명이 된다. 별의 목소리, 사랑의 감정, 호기심 이 모든 것 들이 아카샤장에 녹아서 나에게 흐르게 되고 나의 의식은 또다시 아카샤장으로 흘러 우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나와 100booksclub의 만남 또한 우연이 아니라 내 의식 파형의 연속적인 간섭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산방 천문우주소모임 속에서도 같은 것을 느꼈다. 그 느낌은 사람마다 상대적일 수 있지만 수 많은 의식의 파형이 아카샤장속에 있는 한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과학이 다시 우주에 마법을 걸고 있다는 것을..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8-02-11 19:17:12 독후감 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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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8.02.06 21:14
    조금만 더 일찍 연락했어야 했는데... 내 불찰일세.
    늦었다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랬지? 합류한 것 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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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정 2008.02.06 21:14
    우주에서 고향을 느끼는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훼손하거나 파괴하지 않으려고 조심한다....심장이 뭉클해집니다. 아카샤레코드에 대해 관조하며 우린 자기만의 연대기에서 살고있지않나..라고 느끼곤합니다. 다중우주, 중첩우주를 사색하면서 무한 상상을 키우던 때가 있었는데 <나>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가..?하는 깊은 물음으로 한동안 살았던 적이..^^영원한 것과 영원하지않은 것들은 무엇인지..육체가 나라면 그것은 사멸하고말 물질에 불과한 것이 나인가?라는 물음으로 영성에 대해 파고들다가 희미한 길을 발견..모든 가능성을 열고 겸허함으로 우주심의 탐험이 필요한듯합니다. 글에 동화되어 잠시 사색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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