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5단계說

by 강신철 posted Jun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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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어떤 성과가 있을까?


초심 독서회원들이 많이 묻는 질문이다. 글쎄, 독서가 일상이 되어버린 북매니아들에게는 쓸데 없는 질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수들은 책을 읽는 데 무슨 성과를 기대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이 거기 있어 산에 간다는 심정으로 책이 있어 책을 읽는, 그런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고민을 해봤다. 독서를 통해 성과를 얻으려면 무지향적 독서보다는 목표지향적 독서를 하면 어떨까?


나는 세상을 읽는 모든 방법을 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책만 읽는 것이 독서가 아니라 사람을 읽는 것도 독서요, 우주를 읽는 것도 독서요, 자연을 읽는 것도 독서다. 오감을 통해 세상이 내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난 "독서(Reading)"로 본다.


이렇듯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은 무지향적 독서다. 그러나 이런 독서는 1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2단계 독서에 진입하려면 "생각(Thinking)"을 해야 한다. 책을 읽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1단계에 머무르지만 그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거나 바꾸게 되면 한 수준 높은 독서를 즐길 수 있다.


3단계 독서는 무엇일까? 나는 독서의 3단계는 "말하는 것(Speaking)"이라고 본다. 읽은 것을 생각하여 자신의 사고를 바꾸고 태도를 바꾸었다면, 이를 정리하여 남들에게 조리있게 말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를 하든 강의를 하든 그 형식은 상관 없다. 책을 읽고 얻은 지식을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서, 또 바뀐 생각을 기저로 남에게 이야기하는 행위는 모두 Speaking이다.


독서의 4단계는 "행(Doing)"하는 것이다. 생각에 변화가 일어났으면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도 달라져야 한다.  실천이 없는 독서는 몽상에 그치고 사변에 머물 수 있다. 행동반경이 달라지고 움직임의 방향이 달라지는 독서, 그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독서가 아닌가?


독서의 마지막 단계는 무엇일까? 행하는 것만으로도 족하지 아니한가? 아니다. 지금까지 자연으로부터, 다른 사람의 책으로부터 무언가 읽을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면, 이제는 남에게 읽을 거리를 제공해야 하지 않겠는가? "쓰는(Writing)"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


자 이쯤 되면 독서의 목적이 명확해졌을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고, 마지막으로 쓰자. 책의 소비 단계를 넘어 생산 단계로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독서의 효용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說은 說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