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공지
2008.12.27 22:40

2008, 나의 백북스 활동

조회 수 4236 추천 수 0 댓글 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마전 가을이 아름답다며 전화를 해 온 친구 왈, “이젠 연애좀 하시지!” 라는 충고에 자신있다는냥 대답했다. “안그래도 연애한다. 요즘. 책이랑^^*”


이 마지막 한마디가 친구의 기대에 맞는 대답은 아니였겠지만, 덕분에 생각해본다. 진짜로 난 올 해 책과 연애한게 맞나???


 


지난 해 내가 제일 잘 한것이 백북스에 가입한 것이라면,


올해 내가 제일 잘 한 것은 주중엔 활동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는 백북스에 올인한것이리라.


 


특히, 저자의 강연을 듣는 (상대적으로) 소극적 방식보다는 우리 회원들이 직접 무언가를 해 낼 수 있는 소모임 활동에 더욱 의미를 두는 회원들 중의 한 명으로서, 아름다운 밤하늘에 뿅~ 간 경력이 있는 나로서는, 더구나 주말 활동밖엔 참여 할 수 없기에 백북스 소모임 활동은 나에게 있어 백북스의 전부나 다름없다. 경영경제모임, 천문우주모임, 뇌과학모임,창의성디자인모임. 마음으로는 모두 다 활동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것이 애석할뿐이다. 고심 끝에 고른 두 개의 활동. 내 체력이 닿는 한 최대한 하리라.


 


지난 해 11월 처음 별구경 하자며 모였던 천문우주모임. 그때 내~ 알아봤다.


언제였던가.. 이 아련한 기억은....공부가 공부가 아니라, 그저 그냥 생활의 일부였던 그 시절의 기쁨과 기억. 그놈의 공부, 공부의 재미라는 걸 말이다.


내가 백북스를 잡은 것인지, 내가 제대로 여기에 걸려든 것인지!





첫 모임에서 재미를 붙인 뒤, 무조건 참석하겠다고 결심했는데, 흠... 하늘의 시샘인지 두 번째 모임부터 출장이 뭔고... 그후 올해엔 제발 출장이 첫주에만 걸리지 않기를... 기도하곤 했다. 하늘의 뜻인가? 다행히도 2008년 12달 모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좌충우돌의 9번의 발표. 살아오면서 관심도 두지 않았던 분야이고, 애써 외면하고 피해왔던 분야인데... 지금 2008년을 보내는 12월에 생각해보면, 어쨌든 억지로라도 부딪히고나니 그만큼의 무지의 동굴에서 빛을 향해가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첫 발표라는 부담이 있기는 했지만, 생소하지 않은 용어 덕택에 그럭저럭 준비할 수 있었던 “별의 일생”. 태양이 지구를 삼켜 먹는다는 것과 그 이전에 지구를 탈출해야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어진 “항성내부의축퇴압”. 전자가 붙어버리는 압력이라는 느낌이 오지 않아 한달을 헤맸던 시간들. 원소가 붕괴될 정도의 압력.. 상상도 해 보지 못했던 압력이 별 내부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을 수식으로 확인했을때의 기쁨이란!


  드디어 내 생에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왔다. 지금까지 도망쳐 왔던 현대물리와 현대화학과 만난 것. 양자역학으로 들어가기 위해 상대성이론 만나고, 아인쉬타인이 따라 가 보았던 신의 방정식. 그리고 다시 지금 순간의 나로 나오는 그 시간여행이 행복했다.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가 별에서 나왔고, 그 원소의 모양과 전자의 위치들을 알아가는 지름파동방정식.


  물리공부만 하는가 싶더니 주제는 내 몸으로 돌아간다. 세포. 그리고 세포안의 미세소관. 나를 나이게끔 만들어주는 무수히 많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내 몸안의 고속도로 미세소관이다.


  피를 보면 기절이라도 할 것만 같았던 어린 시절의 악몽을 이기게 해 준 발표, “척수”. 이젠 의학서적이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랑스럽다. 징그럽게 여겨지던 해부도가 내 몸속의 신기한 피조물로 생각하면, 어찌나 궁금해지는지. 사람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 그러니,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 참인 소리일것이다. 뇌 훈련을 위해, 신경세포의 활성을 위해 다시 피아노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척수 발표 덕택이다.


  인간을 인간이게끔 해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 언어. 평소 궁금해왔던 질문인 동시에 어려운 주제였다. 뇌와 언어의 관계를 설명해가는 첫 고리..아는만큼만이 보이는데, 내 지식의 부족으로 내가 캐취할 수 있는 것또한 부족했다는 것이 역력했던 발표다. 내 지식의 편협함과 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인간을 동물로, 자연속의 한 피조물로, 때로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극과 극을 오가며 생각을 해야 했던 주제다. 많은 생각들을 했고, 많은 것들을 부수적으로 얻었다. 맞아!, 그래!를 반복해가며 읽고, 생각나는 바를 책 빈공간에 적었는데, 바로 몇 장 뒤에서 그 내용이 전개될때의 반가움과 기쁨으로 가슴뛰게 했던 책, 공감의 심리학. 이 책은 나로하여금 유전자 전달의 의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했던 동시에 오랜 고민끝에 문화 전달의 의무로 내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점을 조금이나마 만회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해 주기도 했다.


  봄과 여름의 발표가 주로 수식을 다루고, 쭈욱 따라가면서 수학적 생각을 필요로 했던 내용이었다면, 가을과 겨울의 발표는 수식이 아닌 다른쪽의 머리 회전과 이해가 필요했던, 상상 그리고 이해, 상상 그리고 이해를 반복해야 했던 분야다.


  현대물리와 현대화학을 피했으나,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봄처럼,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젠..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되었던 가을이다. 분명 지금 우리는 이 책의 내용이 정설이라는걸 믿는데, 정작 저자는 자신의 책 ‘마음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 말이 아마도 맞을 것 같다”라고. 의식의 기원, 의식(마음)의 유동성은 이해됨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그 한마디 때문에 시작된 과학과 지식에 대한 나의 태도는 그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동안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나의 딜레마와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그리곤 단순지식의 전달과 요약하지 못한 횡설수설로 끝나버리고 만 최악의 발표, 마음의 역사. 그때만 해도 나는 과학에서 말하는 “아마도” 라는 그 단어의 당혹감을 이기지 못하는 듯했다.


  뇌와 생각의 출현을 읽으며 우주와 생물과 나 자신, 그리고 내 생각과 나의 미래로 이어지는 한 축을 정리 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도 큰 앎의 기쁨이었고, 12월 마지막 발표는 발표의 성공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론 나의 숙제, 나의 짐을 덜 수 있는 주제여서 기뻤다. 두세달동안 이어졌던 띵~한 머리는 말끔히 정리되었던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내가 왜 이상한 것을 믿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인정을 하고, 그때 최소한의 오류를 범하기 위한 나의 노력. 많은 것을 정리 할 수 있었던 마지막 발표. 웃고 내려올 수 있어 기뻤다. 물론 또 시간이 흐르면, 이것을 뒤집는 또 다른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들어올 수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많은 것이 정리되어 맑다는 것이 중요한 것일게다.





바빴다. 매주 출장에, 회의에, 이동에... 하지만, 그 와중에 시간을 만들었고, 그래서 백북스 할 수 있었다. 발표를 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발표가 좋았고 아니고를 떠나서, 한 해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감사하는 순간이다.


 

몇 주전 한 선생님께서 이런 조언을 해 주셨다. "정면돌파". 그 점에서 난 2008년을 정면돌파를 위한 준비를 한 해일지 모르겠다. 내년엔 정면돌파를 시작할런지도~





2008년 발표준비를 하며 읽었던 책들을 정리해 본다. 


이보디보/상대성이론/별의 일생/인간과 우주/신의방정식/만화로 읽는 미적분/양자역학의 모험/양자역학/별밤365일/이중나선/착각하는뇌/절차의 힘/필수세포생물학/공감의 심리학/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브레인스토리/뇌, 맵핑마인드/신경의학해부도/모든것을 기억하는 남자/루시드드림/지워진기억을 쫓는남자/뇌가 나의 마음을 만든다/마음의 역사/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기적을 부르는뇌/유뇌론/나는 그림으로 읽는다/뇌,생각의 출현/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생각의 오류/믿음의 엔진/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친구에게 한 말-책과의 연애중-을 다시금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정아, 올 한 해 난 충분히 책과 연애했다. ^^*”





ps. 그렇다고 내가 올 한해동안엔 천문우주 관련책들만 읽었느냐?


비록 여기서 언급은 하지 않지만, 결코 아니라는 말씀~^^*

  • ?
    이정원 2008.12.27 22:40
    석희 총무님 덕분에 백북스 큰 행사들 잘 치뤘고,
    같이 공부하고 기뻐하며 행복한 한 해 보냈습니다~ ^^
  • ?
    이혜영 2008.12.27 22:40
    인간으로서
    1항. 유전자 전달의 의무와
    2항. 지식 전달의 의무가 있다고 하셨잖아요.
    2항을 참으로 훌륭하게 수행하고 계시는 석희님께선
    조만간 1항도 멋지게 수행하시리라 생각되어요^^
    석희님께 많이 배우고 늘 감탄합니다.^^
  • ?
    오영택 2008.12.27 22:40
    임석희 총무님을 위해 김갑중 원장님께서 준비하셨던
    처방전이 기억이 납니다.
    송년회때 낭독해 주셨는데 임석희 총무님은 전해들으셨나
    모르겠어요.
    "이제 연애를 해라" 라는 말씀 ^^;
    그것만 하면 모든게 완벽할것 같네요~
    화이팅~^^
  • ?
    현영석 2008.12.27 22:40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 범사에 고마워한다. 전력투구하면서 열정으로 정성을 드린다. "맞아 저건 나를 위해 있는거야, 내가 꼭 해야 돼"

    [예 1]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 퇴치 --> 내가 해야돼, 왜 컴퓨터에 관심있는 의사니까 당연지사.
    [예 2] 고미숙: 저 들꽃들 --> 점심먹고 산책을 위해 나온 우리 수유너머 사람들, 그리고 나를 위해 저기 들꽃들이 펴 있는거야. 꽃들 --> ???
    [예 3] 임석희 총무: 백북스 -> 맞아 백북스 나를 위해 있는거야. 그러니 버스안에서 같이 공부하면서 대전갔다 내일 아침 꼭두새벽에 고흥에 다시 와야지/지난 남도 독서여행 귀환길. 1년 만에 이 만큼 건진 건-->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도 있기 힘든 일.

    백북스 만든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숨은(?) 뜻 [광장]
    1. 학생과 기업주가 만나서 일자리/사람 찾는다.
    2. 선남선녀가 만난다 --> 그러면 언젠가 건수가 생기지 않겠어요 ?
  • ?
    윤보미 2008.12.27 22:40
    2008년.

    저에게 2008년은 백북스를 알게 된 해.. 그리고 석희언니를 알게 된 해. ^-^

    언니의 차를 얻어타고 집까지 오고갔던 시간에 나눈 대화들은 마음에 남아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행동해!" 라고 말해줍니다.
  • ?
    서지미 2008.12.27 22:40
    석희님의 "2008년,나의 백북스 활동"
    글은 수월하게 읽히는데 맥박은 점점 빨라집니다.
    "역~시 석희다"싶습니다.
    인생을 바꾸자, 백북스 하자~
    그 슬로건 석희님이 이야기하면 실감이 납니다.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석희님 멋~져x2"
  • ?
    김수진 2008.12.27 22:40
    석희언니를 가까이 알지는 못하지만..
    발표하시는 모습에서..말씀하시는 모습에서..참 따뜻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모습에 많이 감화되었구요 (나도..저렇게 열정적으로 열린마음으로 살아야지..하고)
    보미씨의 선택의 기로에서 "행동해"라는 조언..
    저도 백북스 식구들의 행동하는 모습에 분발해서
    이왕 공부할려고 맘 먹은 것...제대로 해야 겠다고 저를 다그쳐봅니다.
    저도 백북스를 만나게 된 것이 2008년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일이였습니다.^^
  • ?
    임석희 2008.12.27 22:40
    모두다 고맙습니다. 행복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 덕택이었어요.
    제가 백북스를 느낀건 곧 여러분들을 느낀거잖아요? 모두다 넘 멋진 분들로 가득찬 백북스를 어찌 아니 사랑할 수 있겠는지요? ^^*

    김수진 회원님... off에서 만나요. 나도 수진씨가 넘 궁금하당.. 화이링~~~~^^*
  • ?
    이원숙 2008.12.27 22:40
    석희언니 옆에 있으면 힘들어요. 주변인들을 체력에 상관없이 열정적으로 살도록 만드세요.
    천문우주뇌과학모임 때 발표를 베풀어주신 것도 고맙고,
    독서여행 때 좋은 곳들 소개해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것도 고마워요.
    잊히지 않아요. 외나로도우주센터 사진 보거나 말만 들어도 언니가 먼저 생각나거든요.
  • ?
    이지홍 2008.12.27 22:40
    와.. 다시 보니 긴 글이었는데,
    마치 석희언니가 옆에서 이야기 하시는 것처럼
    술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

    해박한 지식으로, 재미나고 편안하게 발표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열정적인, 멋진 분. ^^
  • ?
    임석희 2008.12.27 22:40
    살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은 딱 두가지로 귀결되는데, 그것이 바로 "나"와 "우주" 라고 했습니다. 처음 별을 보며 시작했던 모임이 우주를 거쳐 다시 나로, 내 의식으로, 나의 미래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년 우주-나-우주를 넘나드는 멋진 내면의 여행이었습니다. 올해엔 많은 분들과 이 멋진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 ?
    김영이 2008.12.27 22:40
    2008년 수고 많았구요 완전 사랑해용 알랍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 엘리제를 위하여의 저작권 3 전동주 2009.10.27 2425
86 남자의 눈물 - 배우 김명민의 눈물 4 김용전 2009.10.27 2522
85 헤르메스 시대와 물병자리 시대의 서막이 열리다. 1 신영호 2009.08.06 3702
84 독서의 5단계說 4 강신철 2009.06.02 2873
83 지역 감독들과 함께 한 8시간 6 전광준 2009.05.19 2523
82 아실지 모르지만... 한성호 2009.05.01 2525
81 학문을 도시에 비유하면..? ^^ 3 장종훈 2009.05.01 2786
80 진화, 다양성 그리고 독감 4 정인성 2009.04.29 2566
79 기원에 대한 감사의 이유 6 임석희 2009.04.25 2673
78 속삭임 19 임석희 2009.04.13 3670
77 책을 위한 공간으로 다듬고 싶다 1 file 송병국 2009.03.26 2870
76 공지 균형독서 포트폴리오 14 강신철 2009.02.15 4102
75 공지 [re] 균형독서 포트폴리오에 답하며 3 김하늘 2009.03.15 3111
74 공지 간밤에 흰눈이 왔어요! 4 김용전 2009.01.25 3462
73 공지 博覽强記 - 엘리티즘을 경계한다 13 강신철 2009.01.21 3788
» 공지 2008, 나의 백북스 활동 12 임석희 2008.12.27 4236
71 나는 왜 책을 읽는가? 14 강신철 2008.11.18 4911
70 공지 <뇌 생각의 출현>을 읽고 8 조동환 2008.11.02 4602
69 일주일만에 진짜 흙집 짓기 7 김용전 2008.10.29 3664
68 공지 최진실의 죽음에 부쳐 3 김용전 2008.10.04 44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