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조회 수 2130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전사 고미숙의 총구 앞에서





 
....1965년 안암동 고대 옆 중앙산업 건너에

''''''





  2007년 어제는 후암동 남산 중턱


  찾기가 난감한, 정일학원 정 사장이 팔아버린


  사층 건물 윗 층에


  수십 마리 제비들이 물고 물어다 토해 반죽한


  새들의 둥지, 탐색자들의 마을이


  37도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다.


  똑 바로 서서는 찾지 못하는 곳.


  수유너머.




  그곳 언덕배기는 바로서면 쓰러지는 곳.


  서로 기대야 서 있을 수 있는 벼랑.


  흙을 주물러 노트북을 만들어서는


  청계천을 찍어다가 회색 벽에


  물을 흐르게 한다.





  서너 시간 방석도 없는 바닥에 앉은


  엉덩이 살들은 나무마루와 한 통속이 되고


  속살 드러낸 사과며, 인절미, 고구마는


  복도 옆 소파에 편하게들 쉬며


  늦가을 차가운 비를 피해 모인


  남산 순례자들을 달래어 준다.


 


  “흔적을 남기지 마세요. ”


  60년생 여전사의 선전포고는


  창백한 얼굴과 어울리는 가.


  60년생 내 마누라도 놀란 고미숙의 공부는


  결국 학교에서는


  공부가 위험한 것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수유리서부터 출발한 여전사의 추격전은


 박지원을 지나 허준을 거쳐


 도대체 어느 사건까지


 연류 되기를 바라는 걸까. 


 먹다 버린 것은 독이 되고


 공부하다 남긴 것은 약이 된다는


 그녀의 처방은 누구에게 필요한 걸까.


 


남산 후암동 남영동 쪽으로 흘러내리던


  실개천은 이미 없지만,


  이미 서울의 번지수를 잃은


  남산골 동민들에게


  용산구 용산동 2가


  1-206은 상처 속 에서 밀고 나오는


  생살이며 새 살이다.




  서울에도 다시 새 살이 날 수 있을 까?


 


 수유를 넘어 서울을 떠나 서울에 숨은


 여전사 고미숙은

 비린내 나는 전쟁보다


 향기로운 전투를 좋아한다.



 

2012년 오늘도 그녀는 아름다운 총구를


 우리 가슴에 겨눈다.


 공부는 뇌가 아니라


 마음으로


 모여서.......




 


  2012.3.1 개작 (2007.11. 1 ) 朴星一


 

  • ?
    임성혁 2012.03.13 02:52
    詩는 간결해야 한다는 말도 있는 것 같던데...
    더 다음 글줄이 없는가 스크롤을 자꾸 내려 보게하는 아쉬운 詩를 봅니다.
    글이 읽는 속속 내 것이 되는 시를 봅니다.
    마음 세운 이후 쓴글은 뇌를 풍족하게 하는게 아니라 배를 부르게 하는가 봅니다.
    시 한 편에 배부른 밤입니다.
    고미숙선생님과 박성일 원장님의 나눔을 별을 바라보는 눈으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 ?
    이병록 2012.03.13 02:52
    모든 것이 서울 위주로 계획되고 모든 정보와 문화활동이 서울로만 몰려드는데, 대전은 독서모임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전국에 홀씨를 뿌리는 유일한 지역이 아닐까요? 퇴직 후 대전에 살 수 있는 하나의 이유도 되면서...
  • ?
    정남수 2012.03.13 02:52
    향기로운 전투...ㅎㅎ
    여기 내일 참석할 총알받이 1인 있습니다.^^

    원장님의 시는...
    흑백사진 한 장에 담긴 진한 사연이네요..
    멋집니다.
  • ?
    강신철 2012.03.13 02:52
    여전사 고미숙.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전부를 쏟아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유너머 공간을 떠났다는 소식도 놀랍습니다. 어떻게 일구고 가꾼 자기 삶터인데. 아무것도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만큼 그녀는 더 깊고 큰 흔적을 사람들에게 새겨놓을 겁니다. 고미숙 전사의 강연을 듣지 못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그녀의 강의는 통쾌함과 깨달음, 그리고 강한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그녀의 강의를 놓치면 후회가 막심할겁니다.
  • ?
    임석희 2012.03.13 02:52
    공부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를 알려주신 고미숙 박사님.
    죽을때까지 평생,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신 백북스.
    모두다 감사합니당~
  • ?
    조수윤 2012.03.13 02:52
    박사님과는 두번째 만나게될 오늘밤이 무척 기다려집니다
    벌써 마음은 유성도서관 7시에 가있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7 일주일만에 진짜 흙집 짓기 7 김용전 2008.10.30 3671
166 이해의 선물 2 전광준 2009.11.13 2465
165 공지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이재우 2007.12.08 3654
164 일반 의약화학 관점에서 본 구충제의 항암효과 전동주 2019.12.26 149
163 음식값 시비 걸기 3 이병록 2012.08.09 1749
162 일반 유기화학 자율합성 로봇 등장하나 전동주 2019.12.26 265
161 욱쓰의 나누는 삶, " 이해인 수녀님의 ≪ 슬픈 사람들에겐 ≫" 1 이상욱 2009.12.08 2228
160 요르단 방문기 (자유게시판 전재) 3 현영석 2010.08.14 3736
159 요르단 방문 단상 2 현영석 2010.08.14 3663
158 외상사절 4 이병록 2012.02.04 1700
157 공지 왜 살아야 하는가? 13 강신철 2007.11.12 4263
156 공지 옥수 4 문경목 2007.12.06 3424
155 공지 예쁜 사랑을 이어가는 10가지비법 부쓰 2018.10.23 155
154 영화로 철학하기: 『시네필 다이어리 김용재 2011.01.07 2248
153 영화 '그을린 사랑' 정광모 2011.08.14 2666
152 공지 연결이 만드는 우정의 네트워크 10 문경수 2007.11.10 3930
151 연결된 정신: 개인이라는 지어낸 이야기를 버릴 때가 되었다 고원용 2014.04.14 2650
150 공지 역학 3 박문호 2007.12.04 3771
» 여전사 고미숙의 총구 앞에서 6 박성일 2012.03.13 2130
148 엘리제를 위하여의 저작권 3 전동주 2009.10.27 24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