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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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출국이라서 당분간 올리기 힘들것 같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읽은지 좀 지났지만 뒤늦게나마 소감을 적는다. 사실 읽기 전에는 흔하디흔한 자기개발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낚인적이 한두번이어야지... '시크릿'만 생각해도 어휴...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정말 놀라운 것은 글 속에 담긴 저자의 진심이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들지만 이 책은 단순히 돈 좀 벌어보려고 끼적인 책이 아니라는게 느껴졌다. 20대에 대한 저자의 기대, 연민, 안타까움, 희망이 느껴졌다. 몇몇부분은 가슴이 찡해서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였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힘을 얻었던 점은 저자의 생각이 나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나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돈이나 안정된 직장 이상의 원대한 꿈을 가지기를, 너무 이른 성공에 현혹되지 않기를, 장래계획을 너무 세세하게 짜서 그것이 자신을 가두는 족쇄가 되지 않게하기를 바란다. 이런 공통점을 확인하면서 뿌듯함과 '내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거나(난 그놈의 성공이라는 단어가 너무 싫다) '마시멜로 이야기'같은 쓰레기보다 이 책이 100배 낫다.

괴물 1, 2 - 이외수
잘 모르겠다. 이외수가 나한테 주고 싶은 '감성'이란게 도대체 뭘까. 초생성서고 뭐고 이런저런 사람들은 뭐 이렇게 많이 등장하고 에라이 모르겠다. 부분부분은 재미있는데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면 무슨 스토리인지 모르겠다.

병신같지만 멋지게 - 저스틴 헬펀
읽을 당시에는 재미있어서 배꼽을 잡았지만 한참이 지난 지금 생각하니 싸이월드나 트위터 같은데 싸질러 놓은 글이나 다름 없는 것 같다. '오늘의 유어' 같달까. 그래도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뭔가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지상최대의 쇼 - 리처드 도킨스
솔직히 나는 이 책이 신선하다거나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도킨스의 재미있는 글솜씨와 풍성한 사례, 사진, 이야기가 재미있었을 뿐이다. 글쎄, 진화론을 믿지 않았거나 믿었더라도 뭔지 잘 몰랐던 사람이라면 인식의 전환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 알렝 드 보통
(이 독후감은 제가 국방일보 독후감에 응모한 글입니다. 결국 국방일보에 실렸습니다. ^^)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간부님이 계셨다. 그분은 전출가시기 전까지 사무실 병사들과 간담회를 자주 했는데 일상적인 사무실 업무에서부터 전반적인 군생활, 더 나아가서 장래의, 전역후의 계획에 관해서 간부와 병사들이 의견을 나누고 조언을 구하는 장(場)이었다. 한 번은 간담회 중 신앙생활에 관한 주제가 나왔는데 나는 꿀먹은 벙어리 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무신론자였기 때문이다. 병사들에게 각자 가진 종교가 무엇인지 묻던 간부님이 내가 종교가 없다고 말씀드리자(7명의 병사 중 나혼자 종교가 없었다.) 진지하게, 그리고 조금은 심각하게 아무 종교나 괜찮으니 군생활을 계기로 종교를 믿어보는게 어떻겠냐고 충고하셨다. 지금 젊은 나이에는 종교의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지만 나이가 들거나 삶에서 어려움에 봉착하게되면 종교가 인생의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무신론자들에게는 종교란 비합리적인 것이므로 불필요하다는 생각, 편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것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교수의 책 '만들어진 신'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에서 그는 여러 가지 근거를 제시하면서 종교(정확히는 유일 인격신을 믿는 종교)의 비합리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비합리적이라고 반드시 불필요한 것일까? 리처드 도킨스 교수는 종교는 불필요하며 인간은 종교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극단적인 무신론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단순한 합리주의나 과학을 인생의 버팀목으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영혼과 정신을 충족시키던 종교의 빈자리를 무엇이 메울 수 있을까? 혹자는 예술이라면 가능할 것이라고하지만 예술적 창의력과 감수성의 가장 중요한 원천 중 하나가 종교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과연 우리에겐(무신론자들에겐) 신을 믿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일까?
'만들어진 신'이 무신론자들의 이성의 바이블이라면 알렝 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바로 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무신론자들의 감성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비행, 독거노인문제, 증가하는 자살률과 같은 현대인들이 마주치는 문제들을 종교의 도움없이, 요컨데 법과 제도를 정비하거나 예술을 장려하는 것 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제아무리 낙관적인 무신론자라고해도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어쩌면 '어쩔 수 없는 현상'.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바로 여기서 알렝 드 보통은 우리가 세속의 한 쪽 구석에 치워둔 종교를 온고지신과 타산지석의 정신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동체정신의 회복을 통한 소외의 극복, 온정주의적 권위를 통한 도덕적헤이의 극복, 지식이아닌 지혜를 가르치는 교육을 통한 인간다움의 회복. 알렝 드 보통의 이런 아이디어들은 다양한 예시와 그럴듯한 상상화(想像畵)를 통해 독자들에게 호소력있게 다가온다.
이 한권의 책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예를 들어 거대한 세속종교가 등장해서 전 세계 곳곳에 세속의 신전들이 세워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저자도 그런 것을 바라고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 누군가에게는 그저 인기작가가 쓴 후속작에 불과한 이 책으로 말미암아 눈사태가 일어나듯이 수많은 생각들이 파생되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펴자면, 알렝 드 보통이 제안하는 이 새로운 종교가 SF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리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핵무기의 사용으로 인한 핵겨울, 지구온난화와 빙하기와 같은 이상기후, 인공지능 로봇의 반란, 복제인간이 초래하는 혼란) 막을 수 없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참으로 느끼는 점이 많았던 책이다.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같은 멍청한 책보다 100배는 낫다. 이외수는 그냥 신선흉내 내는 중이병 환자일 뿐이다.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좋은 멋진 책이지만 특히나 군인이나 감옥수처럼 자유가 제한된 환경에서 참고 견디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비록 신영복교수처럼 감옥에서 기약없이 갇혀서 살고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비슷한 처지에 있다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또 나와 비교되어서 감탄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 책에는 그의 감옥생활의 첫 10년의 편지는 나오지 않는다. 그것에 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지만 나는 짐작이 가는 것이 있다. 어쩌면 그는 첫 10년 동안 절망에 빠져서 세상을 증오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 마음이 편지에 드러나지 않았을까.
하지만 만약 그런 초기의 편지들이 있다면 이 책에 같이 실리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그렇게되면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의 역사를 읽게되는 것이 될텐데.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책에 담겨 있는 평화나 깨달음, 가족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물론 그것들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들에서 느껴지는 글쓴이의 진실함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에는 편지남기기에 관한 글이 나온다. 위인들이 사적으로 쓴 편지를 사후에 들춰내서 공개하는 행위를 풍자한 글이다. 그만큼 사적인 편지에는 쓴 사람의 생각과 마음가짐이 잘 드러난다(물론 일기보다는 못하겠지만). 신영복교수가 옥중에서 쓴 편지들은 출판의 목적 같은것이 없는, 그야말로 순수한 '편지'였다. 그런 편지들, 진실한 글 속에서 옥중에서 얻은 깨달음, 평화의 메시지, 희망,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발견할 때 우리는 큰 감동을 얻게되는 것이다. 정치인이 아무리 똑같은 취지의 말을 하고 책을 써도 우리는 어떠한 감동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더불어 이 책은 어디서나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마음가짐이 주변환경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진실'임도 말이다.
(이 책은 너무 감명깊게 읽어서 몇 부분 메모를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변전기가 고장이 나서 덕분에 실로 오랜만에 불꺼진 방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 어둠은 새로운 소리를 깨닫게 할 뿐 아니라 놀랍게도 나 자신의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어둠은 나 자신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캐어 물으며 흡사 피사체를 좇는 탐조등처럼 나 자신을 선연히 드러내 주었습니다. ... 교도소의 응달이 우리 시대의 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 주듯 하룻밤의 어둠이 내게 안겨준 경험은 찬물처럼 정신 번쩍 드는 교훈이었습니다. ... 새벽녘이 되자, 지금껏 방안의 불빛과 싸우느라 더디게 더디게 오던 새벽이 성큼성큼 다가와 훨씬 이르게 창문을 밝혀 주었습니다. ... 사람들은 누구나 어제 저녁에 덮고 잔 이불 속에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는 법이지만 어제와 오늘의 중간에 '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굵직한 가능성, 하나의 희망을 마련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그건 정말 트라이였어! - 기영노
기대만큼 스포츠가 주는 감동이 그렇게 잘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저자가 여기저기서 수집한 사례들 자체는 괜찮았지만 글솜씨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너무 많은 소재를 소개하려다보니 개개의 소재에 대해서 소홀해진 것 같다. 차라리 '축구공 위의 수학자'가 비록 감동적인 소재를 덜 가지고 있지만 더 잘 쓴 책인것같다.
읽을 만한 책이기는 하지만 20대들에게 책을 단 한권만 추천할 수 있을때 주저없이 꼽을 책은 아니다.
(아래의 '책 읽는 청춘에게'와 관련이 있습니다. ㅎㅎ)

책 읽는 청춘에게
청년세대들의 멘토가 될만한 21인에게 책을 추천 받는다는 발상은 좋지만... 글쎄, 차마 내용이 알차다는 말은 못하겠다. 멘토들의 '고난과 역경'의 인생이야기를 빼면 책이 아마 반으로 얇아질 것이다. 인생이나 책에 관한 인터뷰 내용, 특히 대학생들의 인터뷰 질문은 뭔가 깊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21인이 추천한 21권의 책 이외에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가진 부분은 경제학자 우석훈이 SF소설인 '파운데이션'을 추천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절판된지 오래인 10권짜리 장편소설을...
인터뷰를 진행한 7명의 글들은 한결같이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이 책 자체가 그들의 이력서에 한 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감시와 처벌 - 미쉘 푸코
이렇게 어려운 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어본다. 거의 중학교때 읽은 '우주의 구조'와 체감상 비슷한 정도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두세번 읽어서 이해해도 잠깐 덮었다가 다시 펴면 또 까먹는다. 까먹은 부분부터 다시 읽어도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
참고로 이 책의 역자 서문은 내가 여태까지 읽어본 서문들 중에서 유일하게 책 자체의 내용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내 착각일지도... 그래도 법과 처벌, 사법기관, 더 나아가서 모든 통제장치들(감옥, 학교, 병원, 군대)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준 유익한 책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봐야겠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보면 또 뭔가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6 - 유홍준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객관성이 떨어지는,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 가치가 빛을 발하는 그런 책이랄까. 우리것, 옛것에 대한 글쓴이의 무한한 사랑은 때로는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살짝 눈감아 줄 수 있을 정도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다. 책에 소개된 문화유산들 중 거의 대부분은 가보지 못하고 이름만 들어봤거나 아예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곳이다. 참 재미있는 것은 내가 아는 곳, 가본 곳에 대해 소개할 때는 반가운 마음으로 읽으면서 내 생각과 작가의 생각을 비교하게되고 모르는 곳에 대한 소개글을 읽을 때는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들르고 싶다는 강력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은 역사, 미술 교과서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가끔 글쓴이의 생각이 나와 너무 달라서 기분이 조금 나쁠때도 있었다. 물론 미적기준에 대해서 옳다그르다를 가릴 수는 없지만 읽으면서 가끔은 글쓴이가 독자를 조금만 더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강산은 정말 죽기전에 꼭 가야할 곳이다. 꼭!
*이 책을 보니 저절로 여행계획이 세워진다.

버킷리스트 - 강창균, 유영만
사실 내용은 별 볼일 없다. 대충 쓴 것 같은 스토리만 빼면 내용은 대충 A4 1장 정도로 요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A4 한장의 내용을 잘 활용하면 삶의 질이 조금 더 나아질 수도 있다.
결국 결론은 그것이다.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라.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라.'
책을 읽자마자 노트에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아마 전역하고 하나는 바로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만년설 등반하기!'

적절한 균형 - 로힌턴 미스트리
처음보면 엄청난 두께에 선뜻 책장을 열기가 주저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술~술 읽힌다.
글쓴이는 인도 어느 해안도시의 하숙집 한 지붕 아래서 살게된 네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한 어투로 이야기한다. 네 사람은 처음에는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지만 서로의 과거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해하고 용서하게되고 하숙집에 행복이 찾아오는가 싶더니 곧 행복으로 가는 길에서 곤두박질치고 만다. 결국 한명은 자살하고 두명은 불구에 거지가 되고 나머지 한명은 혈육의 집에서 하녀노릇을 하며 얹혀 살게된다.
과연 작가는 이런 긴 이야기들을 하면서 우리에게 무슨 메세지를 던지는 것일까? 사실 숨겨진 메시지를 따질 것도 없이 이 작품이 전달하는 불행과 슬픔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런게 바로 비극의 카타르시스인가?
인도에 갈 날이 기다려진다.

2월 8일 이후에 뵙겠습니다. 꾸벅
  • ?
    이병록 2012.12.21 23:59
    같은 책을 읽고 다른 느낌!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제목을 보고 기대감이 컸었는데, 남는 기억이 없습니다.
  • ?
    김제원 2012.12.21 23:59
    독서 애호가이시네요. 서평들이 짧지만 명징하게 느낌을 전달해 주네요. 보통 책 함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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