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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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후감치고는 불친절한 글들입니다;;;
내용 소개도 없고 아무런 배경 관련 설명도 없는 그냥 주저리주저리...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일단 시작한 것이니 마저하겠습니다.

흑산 - 김훈
김훈의 책은 딱히 재미나 감동이 있기 때문에 읽는다기 보다는 그냥 뭐랄까 '글맛'에 읽는 것 같다. 일종의 자기만족이랄까? 자신의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느낌? 잘 모르겠다. 그리고 김훈의 글은 뭔가 슬프다. 김훈의 말투는 서릿발, 또는 칼날같고 인간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엄청, 때로는 지나치게 사실적이다. 특히 생로병사에 관한 묘사가 그렇다. 같은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서글픈 기분이 안드루가 없다. 묘사되는 인물들이 불쌍한 것은 둘째치고 인간이란 동물이 허례허식을 벗어던지면 저것밖에 되지 않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알레프 - 파울로 코엘료
이 책도 그렇고 '브리다'도 그렇고 나는 이런 류의 믿거나 말거나 책은 정말 별로다. 책 뒷표지를 보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라니!하면서 봤는데 여행이야기는 거의 안나오고 '브리다'때처럼 또 영혼 어쩌구 전승 어쩌구 신비 어쩌구저쩌구 한다. 그리고 지금 생각한건데 파울로 코엘료는 '정말로' 자신의 전승의 후계자라거나 뭐 그런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이비 교주 같은 놈. 정말 이런 책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얻거나 영혼이 치유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 IT史 100 - 김중태
좋은 책이다. 책을 쓴 의도도 좋고 의도에 맞는 목적도 근사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도 일목요연하고 알찼다. 무엇보다도 예전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내용들이었다. 아마 10대부터 40~50대까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초등학생때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의 IT변화를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을 직접 경험했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기때문에 기록의 중요성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것 같다. 거기다가 정보화시대에 정보의 바다에서 기록물로서 적합한,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건져올리는 것도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다. 이런 점들에서 우리나라의 IT의 역사에 대해서 다룬 이 책이 '좋은' 책이다. 앞으로도 이런 책들, 한국 IT산업을 연구한 책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책 겉표지를 처음 봤을 때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슬프고 감동적인 소설인줄 알았지만... 뭐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냥 두어번 눈물 찔끔? 그런데 왜 이렇게 뒷맛이 안 좋은지 모르겠다. 작품의 주제도 좋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고 글맛도 괜찮았는데 뭔가 내 마음이 석연치 않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나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리암의 재판 장면이었다. 특히 늙은 재판관이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마리암의 처지를 다 이해한다는 듯이 토닥여 주는 말은 감동적이었지만 판결은 결국 신의 그늘에 숨어서 책임을 회피한 그런 용기없는 판결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나는 마리암이 살아남아서 힘들었던 생에 대한 보상을 받기를 바랬는데 (이게 딱 내 취향이다) 결국 마리암은 형장의 이슬이 되고 말았다. 내가 이상하게 생각한 부분이 이건가 보다. 이 책에 로맨스를 그런 식으로 드러내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그렇게 이루어주는 것은 좀 책의 성격과 맞지 않는 것 같다. (차라리 같은 내용을 다룬 영화라면 모를까) 예쁘고 공부 잘하고 아이까지 잘 낳는 (누구더라...) 그녀 대신 못생기고 공부못하고 멍청하고 불임인 마리암이 죽어야한다니. 물론 작가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난 왜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난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
솔직히 말해서, 큰 기대를 걸고 본 것에 비해서는 실망이다. 번역이 이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튀어나오는 '전설적인', '위대한' 같은 과장된 표현들이 너무 눈에 거슬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만화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 과도 같은 1인칭 시점이다. 이 책의 각장은 서로 다른 인물들의 시점으로 쓰여졌다. 카라, 에니시테, 세큐레, 세 화가들, 에스테르 같은 인물들에서부터 동전, 나무, 개, 등의 물체, 심지어 방금 살해된 뜨끈뜨끈한 시체도 말을 한다. 메인 스토리는 앞에서 언급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전개되는데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하는 생각들이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애정, 사랑, 질투, 증오, 욕망 등 온갖 감정이 회오리친다. 따라서 독자들은 과연 카라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를 그리기 위해 이 카라를 여러 각도에서 비춘 불빛의 잔상에(일종의 사진?) 의지해서 판단해야 한다.(그리고 이것은 전지적 작가 시점보다는 현실을 더 잘 반영하는 것 같다.) 카라를 사랑하는 세큐레는 카라를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을 한 (거시기도 크다;;;) 훈남으로 묘사한다. 완전 콩깍지가 쓰인 것이다. 한편 그외의 거의 모든 인물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에니시테의 애증과 에스테르의 비웃음까지 포함해서) 카라를 욕한다. 카라는 이쪽에서 비추면 잘 생겼고 지적인 매력남이지만 저쪽에서 비추면 사랑에 눈이 먼 멍청이 속물이다. 무엇이 더 진실한 카라의 모습을 대변하는가? 그 판단은 끝까지 독자들에게 유보된다.
이러한 형식의 스토리텔링은 나에게 완전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몇몇 판타지 소설에서 이러한 류를 접해봤지만 솔직히 비교하기에는 쫌 그렇다.) 하지만 결코 역사추리소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추리소설이라는 것은 항상 객관적 증거들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의 뒤범벅이다. 솔직히 추리소설이라는 면에서 이 소설은 꽝이다. 꽝! 오죽하면 범인이 드러났는데 왜 그 사람이 범인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범인을 세 화가 중의 한명으로 제한시킨 과정도 좀 불명확하다.
'내 이름은 빨강'의 가장 큰 주제는 그림이다. 동서양의 문화의 융합이니 세밀화가의 화풍이니 하는 어려운 이야기들은 접어두고서라도 이 소설에서 안타까운 점은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음에도 살리지 못한 세밀화가들에 대한 경외와 존경이다. 잘 모르겠다. 작가도 노력한 것 같긴 한데 적어도 나에게서는 그러한 감정들을 끌어내지 못했다. 아마 이것도 스토리텔링의 방식에 관한 문제인 것 같다. 인물들이 역사적인 화가들, 예를 들면 비흐자드에 대해서 찬탄과 존경어린 설명을 하지만 나는 도대체 그들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알 수가 없다. 스타일과 서명, 완벽함(말그림 이야기다)에 관한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로웠다. 그 시대에 종교와 예술은 하나였다. 하지만 르네상스, 인간 중심의 문화로의 전이가 그 세밀화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가 잘 표현된다.

아파트 공화국 - 발레리 줄레조
프랑스 사회학자가 한국의 아파트에 대해서 쓴 책.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한국에서 어떻게 아파트가 성공했을까 이유를 물으면 열에 아홉은 '땅이 좁고 사람이 많기'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줄레조는 한국인 자신들조차 한번도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질문에 대해 틀에 박히지 않은 (사실 이 사람은 외국인의 입장이니 틀이고 뭐고 없다.), 연구와 조사, 관찰에 근거한 '옳은 답'을 제시한다. 그 답은 단순히 한 가지 이유가 아니라, 시대적, 정치적 상황과 국민성, 욕구, 이해관계, 정책 등의 매우 복합적인 이유다. 그리고 이 답은 책 전반에 걸쳐서 방대한 양의 자료, 인터뷰, 설문조사로 뒷받침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가 결코 일반주택이나 연립주택보다 인구밀도가 높지 않다는 것을 서울 각 구의 인구밀도를 비교함으로써 보여주고, 한국 아파트의 전형적인 내부구조와 생활양식을 면밀히 관찰하여 한국인들이 아파트 생활의 이점으로 생각하는 한옥집의 불편함이 실은 아직도 아파트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음을 증명한다. 사실 내가 서울의 지리는 잘 몰라서 서울 어디의 무슨 아파트가 어쩌구저쩌구하는 것이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좀 더디게 읽었지만 뒷부분에 가서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줄줄이 소시지로 나와서 재미있었다.

괴테의 예술동화 - 괴테
사실 내가 이 책에 나오는 동화들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동화란 것들은 다의적이니까...) 어딘지 이탈리 칼비노의 '우주만화'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았다. 아니지, 시대는 괴테가 앞설테니 반대가 맞겠다. (그러고보면 '우주만화'를 자연과학 동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는 총 세편('새로운 파리스', '새로운 멜루지네', '동화')이 있는데 솔직히 '새로운 파리스'는 황금사과를 빼면 어떤 부분이 신화에서 따온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고 (어쩌면 '사과만'이라는 내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멜루지네는 그냥 원래 모르니깐 그런가보다하고 읽었으며 마지막 '동화'는 '이 잡것들은 다 뭐지?'하면서 멍~ 읽었다.
사실 내가 '우주만화'를 그렇게 감명깊게 읽은 데에는 내 자연과학적 배경지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아마 나중에 내가 지식을 좀 더 쌓고 이 동화들을 다시 읽으면 또 새롭지 않을까?

호모 코레아니쿠스 - 진중권
내가 진중권이 쓴 책을 여러 권(미학, 영화 등등...) 읽어봤지만 아직 이 사람에 대한 내 호불호를 잘 모르겠다. '미학 오디세이'나 '교수대 위의 까치'를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이매진'이나 이 책은...... 솔직히 일반독자들이 알아먹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온전히 이해하자면 아마 서양철학사를 다 씹어먹어야 될 것이다. 무슨 놈의 영어단어, 철학용어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원. 지적 허영이나 채우는 사람은 이 책을 읽고 재밌느니 흥미롭느니 하겠지만 나는 당당히 말하겠다. 도저히 못 알아먹겠다고!
뭐 그런건 둘째 치고라도 책의 내용도 내가 볼 때는 빈약하다. 프롤로그부터 습속이니 국민성, 정체성이 뭐 어쩌니하는데 다 필요없고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 똑같이 들린다. 자기 딴에는 모든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위해서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고 고른게 그건가 보다. 거기가 별 다른 근거도 없이 자신의 유학생활을 들먹이면서 옳다, 그르다를 따지는데 솔직히 너무 거북하다. 내가 지나친 문화 상대주의에 빠져있는지는 몰라도 무조건 유럽이 옳다고, 좋다고하니 할 말이 없다.(그나마 한국인의 좋은면도 한국인의 원시성이 도리어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식의 조소를 빠뜨리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까지 자신이 생각하는 범주안에 넣으려고 한다면 (예를 들어 '한국인 특유의 국수주의' 또는 '한국인 특유의 자존심') 나는 진짜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냥 입 다물고 있어야지.
그리고 한국인의 냄새 어쩌고 하는 부분은 정말이지 역겨웠다.
↑ 이글은 지금보니 조금 과격하네요. -_-;;

유시민과 함께 읽는 신대륙 문화이야기 - 유시민 평역
미국, 호주, 뉴질랜드, 세 개의 신대륙에 관한 익살맞은 소개서이다. 유시민이 평역자로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세 편의 글 모두 그 나라 국민 또는 그 나라에서 오랬동안 체류한 사람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서 쓴 만큼 내용에 대한 신뢰도는 굉장히 높다. 자기 나라에 관해서 쓰는 것이니 만큼 시원시원하게(대놓고 신랄하게) 까내리는 것이 통쾌했다.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도 비슷한 내용이겠지만 이 책이 훨씬 더 재미있고, 쉽고, 무엇보다도 인간적이다. 거기다가 어렵풋이 느껴지는 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애국심도 좋았다.
솔직히 말해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구체적인 내용은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미국, 호주, 뉴질랜드의 정치, 문화, 예술, 스포츠, 사람에 대해서 '특별한 방식'으로 알고 싶을 때 두고두고 참고할 만한 것 같다.

외뿔 - 이외수
30분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외수에 관한 소개글을 읽을 때마다 '감성충만'이니 '영혼을 울리는 글'이니 하는데, 여태까지 읽은 소설과 우화로 볼 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 같다. 내가 무딘 것인지 소개글이 잘못한 것인지. 나도 꽤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자부하는데 말이다. 뭐 그냥 서로 안 맞는다고 해두자.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 앨런 · 바바라 피즈
여자가 봐도 좋고, 남자가 봐도 좋은, 그래서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안타까운 점은 이 책에서 얻은, 여자에 관한 유용한 지식들을 적용할 대상이 아직 우리 엄마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지식들은 지나치게 일반화한 경향이 좀 있다. (물론 저자들도 자신들의 주장이 항상 옳지는 않다고 계속 말해준다.) 상처받은 남녀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극성 페미니스트들이 이 책을 보면 뭐라고 생각할지 궁금하다.

모래선혈 - 하지은
하도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서 정확하게 (주인공 이름이라든지) 기억은 안나지만 정말 괜찮은 판타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여자 작가가 쓴 판타지소설은 남자와는 다른 점이 많다. 남자는 매우 체계적인 설정 (예를 들면 검과 마법과 같은 무력에서의 우열관계)을 갖추고 주인공이 그 설정의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올라가는 형식이다. 하지만 여자 작가의 경우에는 인물들 간의 감정흐름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하여튼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을 그대로 차용한 것 같은 설정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가 세상에 그대로 현현한다는 것이 참신한 발상이었다.

마라토너의 흡연- 조두진
진짜 맛깔나는 책이다. 읽는 맛이 이싿. 통쾌한 풍자, 기발한 상상에서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한편한편이 주옥같은 소설들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두 편이 '7번 국도'와 '마라토너의 흡연'이었다. '7번 국도'는 나이 많은 경찰과 젊고 안하무인인 검사간의 갈등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그 당황스러움과 민망함이라니! 물론 모든 검사와 경찰이 개와 고양이처럼 티격태격 사이가 안 좋지는 않을 것이다. 군대에서도 사이좋게 지내는 장교와 부사관을 많이 보았다.(속마음은 내가 알 바가 아니지만) 하지만 반대로 부사관과 장교가 서로를 싸잡아서 헐뜯고 비난하는 모습도 꽤 봤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욱 공감되고 재미있었다.
'마라토너의 흡연'은 어느 아마추어 마라토너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훌륭한 마라토너지만 정작 기록향상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경기전날 우유를 마시고 배탈이 나거나 흡연을 하는 등의 행동은 주변사람들을 의아하게 한다. 그들은 그가 마라톤을 좋아하는 직장상사의 눈에 들기 위해서 라든지 건강을 위해서, 자기성취를 위해서 마라톤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흡연을 하기 위해서 마라톤을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반전이다. 목적과 수단을 뒤바꾸자 조금씩 어긋났던 것들이 아귀가 맞게 착착 정리된다.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져
세계적인 명작이고 뭐고를 떠나서 참 가슴아픈, 우울한 소설이다. 콜필드는 거의 정신병자나 다름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콜필드에게서 동질감과 같은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구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느낌, 문학소년(소녀)가 된듯한 착각, 자괴감, 사소한 사건에서 연상되는 우울한 기억과 생각, 성적인 환상과 욕구. 흔히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지만 그게 당연하다고해서 위로하지 말라는 (또는 위로받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성인이 되서는 이런 것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으로 묻혀버릴 뿐 여전히 그곳에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이 문학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유형의 감동을 알게되었다. 일종의 전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연인들의 재회나 헌신적인 희생과 같은 이야기에서 얻는 플러스적인 감동과는 다른 마이너스적인 감동이다. (마이너스라는게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홀든 콜필드에 대해서 강한 연민과 동질감을 느꼈다. 옆에 앉혀놓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이 왜 청소년 필독서인지 알겠다.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 이외수
이외수의 책들 중에서 가장 '유익'했다.
다른 책에서 뽑은 짧은 글들과 이외수 자신의 생각을 담은 일종의 '이외수 잠언집'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글귀가 있었지만 (거의 이백편정도?) 그 중에서 내 마음에 와 닿은 것은 별로 없었다. 한 10% 정도 될까말까였다. 그렇다면 내 감성과 이외수의 감성은 10% 공감된다는 것일까?
그래도 그 10%는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것에서부터 발상의 전환을 일으키고 감동을 주는 등 깊은 인상을 남겼다.
  • ?
    이정원 2012.12.07 00:47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를 실용서로 활용하는 날이 곧 오기를!! ^^
  • ?
    정남수 2012.12.07 00:47
    "내 이름은 빨강"은 참으로 진도가 안나가서
    몇 번을 들었다 놨다하는 참인데...
    다시 도저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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