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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30 20:34

만들어진 신

조회 수 3655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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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신은 혹시 “상상속의 그대”는 아닐까 하고 의심해 본적 있을 거다. 하루종일 교회에서 사는 광팬들부터 교회를 사교장으로 아는 모조 유신론자들까지도 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해봤으리라 생각된다. 단지 고민의 문제인지, 아니면 허무하게도 관념과 두려움으로 정교하게 빚어진 허상인지 말이다.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이 우주가 신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미심쩍기 이를 데 없으며, 신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황당한 일들을 받아들이기엔 논리적으로 이해 안되는 어정쩡한 사람인 나는, 저자의 정의대로라면 불가지론자인지, 회의론자 중간 어디쯤에 서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속이 미식거릴때는 깔끔한 김치가 최고 이듯이 혼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선 명쾌한 책이 도움이 되었던 기억에 의존해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고, 반쯤 읽었다.^^ 




생물학자인 저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들과 수많은 저서를 통해 종교인들의 비논리성과 억지의 사례를 잘 기술했다. 과학적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거나, “니들이 게맛을 알아?” 가 아니고 “ 니들이 신을 알아?”는 식으로 신학자가 아니면 이해할 수도 논의할 자격도 없다고 토론의 문을 닫아 버리는 행태에 대해 여러 가지 모양으로 설명했다. 나 자신도 성경을 읽어봐도, 목사님들과의 대화에서도 반복해서 들어왔던 부분이었다.  ‘이해가 안되니 종교다’ ‘이해하려 하지마라’ ‘무조건 믿는 것이 진짜 신앙인이다.’ 등등등.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식의 협박(?)을 강요받았을까?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비과학적인 종교 논리가 왜 이리 오래도록 약발이 받는 건가? 과학자가 아니라서? 지능이나 교육을 덜 받아서? 저자는 교육수준과 유신론자 비율을 비교하였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지만, 교육수준보다 각성의 수준이 아닐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천국에 대한 소망이나 신을 위한 희생으로 손바닥을 확 뒤집게 하는 종교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과학적 논리와 이성적인 판단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엔 세상 만사가 참으로 모호함의 투성이고, 머리아프다. 웬만한 참을성과 내공이 아니면 이 모호함을 견디기란 어렵다. 모호함에 머리를 갸우뚱 거릴때, 발빠른 전도사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눈 세 개달린 사람들의 왕국에서 눈 두개 짜리는 왕따다. 유신론자들이 숫적으로 적다해도, 유신론자들이 지배계급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소수의 유신론자들이 종교를 지배의 철학으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로 산다는 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 된다.



미국의 중남부 지역은 소위 “Baptism(침례교)”가 우세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담보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이 동네에서 살 때 우연히 들른 교회의 담벼락에 커다랗게 걸어놓은 플랭카드가 인상적이었다. “We play for Bush"

한국교회에서 이명박 후보를 대놓고 지지하는 것과 무쟈게 닮았다. ^^



‘과학적이다’라는 표현이 ‘옳다“와 동의가 될 수는 없다. 과학이 정치세력을 위해 일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조론이 진화론을 공격하는 무기인 기적 따위들을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그리고, 저자와 같은 용감무쌍하고 지적인 과학자들이 많이 나오길 바래본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7-12-08 17:34:01 독후감 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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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7.11.30 20:34
    좋은 독후감 감사합니다.
    아직 반쯤 읽으셨다는데 다 읽고나면 독후감 내용이 달라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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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11.30 20:34
    아주 시원 시원하게 쓰시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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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중 2007.11.30 20:34
    ^^ 제 얼굴에도 눈이 하나 더 생기려고 해서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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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희 2007.11.30 20:34
    하나는 감으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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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희 2007.11.30 20:34
    다시 읽어보니. 오짜가 있네요. ^^
    "We play for Bush" 가 아니고, "We pray for Bush"인데...^^
    하지만 두 문장이 참 닮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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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원 2007.11.30 20:34
    처음으로 댓글을 다네요~~ 저도 이 책보면서 많은 생각을 햇습니다..
    과연 이 세계에 종교라는 이름의 신앙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하고요.
    허나 그것은 만일 정치가 없었다면?? 이라는 물음과 비슷한 맥락으로 가는것 같더군요..인간세계에 종교와 정치를 뺴면 사회생활이 과연 성립이 될지...맹목적인 신앙이 보여준 결과물은 충분히 봐왓고..이젠 자성하고 냉철하게 볼줄도 아는 시대로 접어들어야 할때가 아닐지..두서없이 주절대다가 가네요^^ 암튼 재밋는 책이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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