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13.03.29 09:59

동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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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세월 애환 함께한 대전일보ㆍ독자에 무한한 감사”










연재소설 수렵야화 8000회 달성은 언론사에 길이
빛날 대기록이다. 대전일보 보다 역사가 더 오래된 중앙지 등 다른 어떤 신문도 보유하지 못한, 대전일보만의 유일한 기록이다.


동물문학의 원조로 출발한 수렵야화는 26년간 연재를 하면서 우리 소설문학사에 ‘동물문학’이란 장르를 확립시켰다. 사냥꾼의
수렵이야기에서 출발해, 동물보호, 애완동물까지 영역을 넒혀 가면서 우리 국문학사에 동물문학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신문들이 상업주의에 편승, 슬그머니 연재소설을 없애 버리는 상황에서도 대전일보는 미개척 문학인 동물문학의 발전과 독자 서비스를 위해 묵묵히
연재를 계속했다. 언론사로서의 소명과 대전일보창간 이념인 ‘문화창달’ 소임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대전일보는 창간 57주년을 맞아
문단사에 길이 빛날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한 수렵화가 김왕석 작가를 만나 집필 26년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편집자 주>


-연재소설 8000회 기록 달성은 국내 언론사에 처음 있는 일인 만큼 감회가 남다를텐데요.

▲그 기쁨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연재소설 최고 기록은 저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대전일보와 함께 세운 금자탑입니다. 대전일보가 지면을 할애해 주지
않았다면 26년이 넘도록 연재가 가능했겠습니까. 대전일보와 대전일보 독자들에게 8000회 기록 수립의 영광을 돌립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동물소설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요.

▲40여년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로 근무할 때 처음
쓰기시작했습니다. 당시 유명한 동물작가이자 소설가였던 이상호씨(이상화 형)의 글을 받아서 직접 교정을 본 뒤 연재를 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당시 편집국장이 직접 집필을 해보라고 권유를 했어요. 이때부터 동물문학 작가로 나서게 됐습니다.

-동물문학에 대한 지식도
없이 연재를 시작했나요.

▲이상호씨 소설을 교정하기 전에 이미 동물 관련 소설 습작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수렵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사냥꾼을 만나 취재도 하고 사냥꾼을 따라나서 직접 사냥도 해보았지요. 동물에 대한 취재와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느 신문에 연재를 했으며, 지금까지 연재를 했거나 하고 있는 신문은 몇 개나 되나요.

▲처음에는 서울신문에
4-5년간 연재하다가 다른 신문에서 연재문의가 잇따르면서 동시에 여러신문에 게재가 됐어요. 스포츠 서울, 일간스포츠, 경남신문, 광주일보,
강원일보에 ‘사냥꾼 이야기’, ‘세기의 사냥꾼’ 등 제목을 달리해서 연재를 했었지요. 지금은 강원일보와 경남신문에 연재를 하고 있으며 그중에
대전일보에 가장 오래 연재하고 있습니다.

-테마는 같을지라도 26년 전에 등장했던 동물과 지금 등장하는 동물 주인공은 어떻게
변했나요. 스토리 전개도 사냥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어느곳에서도 과거처럼 사냥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없지 않습니까.

▲26여년 전에
등장했던 소설 속 동물 주인공은 야생동물과 개를 포함한 가축 등 모든 동물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동물보호구역 내와 동물원의 동물,
인간과 공생하는 애완동물이 소설속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연재 초기에는 수렵 얘기를 쓰기위해 사냥꾼을 따라 나서기도 하고 외국
밀림지역 취재도 갔었지만 세상이 변한 만큼 소재도 달라진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동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모교인 서울대
출신의 동물학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소설에 인용하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이 소설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애완동물의 이야기를 쓴다는 얘기인가요.

▲물론입니다. 애완동물을 관찰하고 애완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씁니다.

수렵야화 연재초기 독자가 10만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50만까지 증가를 했습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에
육박합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동물문학의 소재가 애완동물이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 아닐까요. TV에도 애완동물이 자주 등장하면서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물문학도 영상 미디어가 다를 수 없는 동물의 심리 묘사 등 틈새를 찾아 이야기를 전개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동물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이 증가는 그 나라의 문화및 생활수준에 비례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수렵야화는 언제까지 집필을 할 계획입니까. 제목 또한 제각각인데 본래 소설 제목은 무엇입니까.

▲‘수렵야화’가
본래 제목입니다. 끝을 정해놓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 저도 모릅니다. 더군다나 애완동물 이야기로 테마가 전환된 만큼 독자가
있는 한 계속 쓸 계획이고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대전일보의 도움도 필요하고요.

-국내 최초의 동물 문학의 신기원을 열었고
본궤도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요.

▲동물작가는 ‘김왕석’이 유일합니다. 처음 홀로
시작해서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혼자입니다. 동물작가가 일본에는 50여명, 유럽과 미국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동물 문학가
김왕석에 대한 평가보다는 동물문학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 많은 후배작가들이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큽니다.

-수렵야화를
동물문학으로 보는게 타당한지요. 또 사실성을 근거한 다큐멘터리인가요. 적합한 용어를 규정해주신다면.

▲동물문학으로 보는게
타당합니다. 반은 픽션이고, 반은 논픽션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세미픽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소설을 통해 생명의
신비감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 줬다는 평가도 있던데 작가 자신의 입장도 그렇게 생각하는지요.

▲동물문학에 생명의 신비감 존중이
빠지면 존립이 안됩니다.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 자연사와 인류학이 함께 버무려지는 것입니다.

-소설속에 시베리아의 범과 곰이 자주
등장하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요. 그리고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있습니까.

▲범(호랑이)와 곰은 우리민족과 함께 한
동물아닙니까. 조상들은 호랑이를 산신령으로 불렀고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잖아요. 곰과 함께 단군신화에 나오는 동물이기도 하고요. 이런
역사성 때문에 깊이있게 다루게 된 것입니다.

모든 동물을 다 좋아하지만 특히 개를 좋아합니다. 인터뷰 장소에 애완견을 안고
나온것도 개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사냥꾼 얘기와 시베리아 밀림속 호랑이, 표범, 불곰 등에 대한 얘기를 쓰기로 했는데
아프리카 등으로 소설 무대를 확산시킨 이유는 뭡니까.

▲소설을 연재하면서 유명한 사냥꾼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겨 자꾸 범위가 확대되고 픽션적인 요소가 늘어나게 된 것이지요. 수렵 현장을 찾아 관찰하는 것은 물론 때로는 사냥꾼들과 함께 멧돼지 사냥도
하곤 했어요.

-수렵야화를 한국의 수렵사, 자연사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수렵야화는 수렵사이자 자연사이고, 우리 역사이기도 합니다. 애완동물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단지마다 개를 못기르게 해야 한다, 왜
못기르게 하느냐고 서로 다툼이 생기잖아요. 애완동물 때문에 서로 갈등하는 것은 오늘날의 생활역사입니다.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진
것은 일제의 침략과 맞물려 있습니다. 1900년대 초기만해도 호랑이 피해가 많았었는데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면서 민초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호랑이 박멸에 나섰기 때문에 멸종된 것입니다. 그 근거자료를 일본학자가 서울대 박물관에서 찾아내 저에게도 알려주었습니다.
설화와 민화에 등장하는 동물을 통해 그 시대의 토속신앙, 문화수준, 생활상 등을 가늠하기도 하지요.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보호하면서 개체수가 늘어 농민들이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고,일부에서는 개체수를 조절하기위해 사냥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연보호 역사가 되는
것 아닙니까.

-인기만큼 독자들의 관심도 많은텐데요. 집필은 주로 언제 하시나요.

▲출판사, 신문사에 전화번호나
주소를 독자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단단히 부탁을 해 두었어요. 독자들에게 실례가 되지만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받다보면 집필을 못합니다. 원고는
주로 밤에 씁니다. 30여년간 연재소설을 쓰다보니 매일 막는 원고가 생활이 돼 즐기는 편입니다.

-태생적으로 동물을 사랑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인터뷰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은 개도 인왕산 밑에서 주워다 키우고 있습니다. 병들고 버려진 동물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그대로 못 지나쳐요. 보는대로 주워다 키웠지요. 지금은 동물보호센터가 생겨 보통 인계를 하는 편입니다.

-평소 어떤 책을 많이
읽나요.

▲막심 고리키, 투르게네프 등 러사아 작가들을 좋아합니다. 호흡이 짧은 단문을 많이 쓰는 것도 러시아문학의 영향입니다.
40여년간 신문기자를 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러시아 문학에 매료된 탓이 큽니다.

-끝으로 하고싶은 말을 하신다면.


▲ 수렵은 스포츠입니다. 올무, 덫 등으로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수렵은 지양돼야 합니다. 동물문학가로서 건전하고 건강한 수렵문화가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정리=김효숙·사진=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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