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개탁(퍼온글)

by 이병록 posted Jan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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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 왈(屈原曰), 거세개탁(擧世皆濁) 아독청(我獨淸), 중인개취(衆人皆醉) 아독성(我獨醒), 시이견방(是以見放).> 즉, 굴원이 말하기를, “세상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추방을 당했습니다.” 고 답을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어부가 말을 합니다. “성인(聖人)은 세상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따라 변하여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탁하면 어찌 진흙탕을 휘저어 그 물결을 일으키지 않으며, 뭇 사람이 모두 취해 있거늘 어찌하여 술지게미를 먹고 박주를 마시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처신하여 스스로 쫓겨남을 당하게 하십니까?”




 


굴원이 말합니다. “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관을 털어서 쓰고, 새로 목욕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고 하였소. 어찌 맑고 깨끗한 몸으로 더러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소? 차라리 상수에 몸을 던져 물고기 뱃속에 장사를 지낼지언정 어찌 결백한 몸으로서 세속의 티끌과 먼지를 뒤집어 쓸 수 있겠소!”




 


어부는 빙그레 웃습니다. 그리고 노를 두드리며 노래하기를,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하고 마침내 떠나가고 다시는 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