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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법을 이용해서 화석에 숨어있던 도마뱀의 이빨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박물관의 화석들을 이 방법으로 다시 조사하면 새로운 정보들을 더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과거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집니다. 과거는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이해하는 과거의 모습은 계속 바뀝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과거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가장 그럴듯하게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정보가 없을 때는 아무 이야기라도 지어낼 수 있지만, 정보가 많을면 아무 이야기나 지어낼 수 업습니다. 마이크로웨이브 배경복사를 발견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우주론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우주 배경 복사를 발견한 후에는 그것과 모순되지 않는 우주론만 살아 남았습니다.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면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모든 사람이 용의자이지만, 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발견함에 따라 가능한 용의자의 수가 줄어듭니다. 가지고 있는 정보에서 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많을 수 있지만, 과학에서는 "오컴의 면도날 (ko.wikipedia.org/wiki/오컴의_면도날)" 원칙을 적용합니다.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여러 주장이 있다면, 간단한 쪽을 선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하는 과학 이론의 수가 둘, 셋보다 많은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쓸모없는 일에 왜 골치를 썩이느냐고, 그렇게 계속 변하는 이야기들을 뭐하러 공부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류는 그 일을 (백북스 회원들처럼) 계속 해 왔습니다.

고원용
















화석 속에 숨어 있는 선사시대의 그림자를 찾아라!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2120995&service_code=03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12-27
화석 속에 보존된 운좋은 생명체라 할지라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피부나 깃털과 같은
연조직(soft tissues)들이 사라져, 살아 있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화석 속에 포함된 생명체의
잔해로부터 생명체의 본모습을 보다 완벽하게 복구하는 기법이 새로 개발되었다. 과학자들은 5,000만 년 된 도마뱀의 화석을 특정
파장의 엑스선으로 비추어, 지금껏 피부의 잔해로만 여겨졌던 곳에서 치아의 흔적을 찾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이번 연구는 전인미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화석 속에 이렇게 많은 흔적들이 보존되어 있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플로리아 주립대학의
그레고리 에릭슨 박사(척추동물 고생물학)는 말했다. 



연구진이 이번에 분석한 도마뱀 화석은 1980년대에 발견된 것으로, 미국 서부의 그린리버 포메이션 지역에서 출토된 2개의 파충류
피부 중 하나다. "그린리버 포메이션 지역은 이암(mudstone)이 미세한 층(層)을 이루고 있어 정교한 물고기 화석이
출토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연조직이 화석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이 도마뱀의 연조직은 매우 독특한 환경조건
속에서 장구한 세월을 견뎌 왔다"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필립 매닝 박사(척추동물 고생물학)는 말했다.
그런데 도마뱀의 화석을 면밀히 관찰한 연구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화석에서는 도마뱀의 피부를 구성하는 비늘들이
확연히 모습을 드러냈지만, 뼈를 비롯한 다른 경조직(hard tissues)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문제의
피부들은 필시, 살아 있는 도마뱀에게서 떨어져나온 다음 화석으로 보존되었을 것"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도마뱀의 다른 신체부위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였다. 



연구진은 수년 동안 도마뱀의 다른 신체부위를 찾아내기 위해 갖은 애를 써 왔지만, 마땅한 방법론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그러던 중, 연구진은 싱크로트론 고속스캐닝 엑스선형광법(SRS-XRF: synchrotron rapid scanning
x-ray fluorescence)이라는 새로운 엑스선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되었다. "SRS-XRF는 강력한
엑스선을 생성하는데, 이는 화석 속에 포함된 특정 원소나 화합물로 하여금 형광을 발하게 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잔해(chemical remnants)를 인식하게 해 준다. 이 잔해들은 화석 속에 매우 낮은 농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바위의
내부를 관찰하거나 바위를 투시하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발견할 수 없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이 `황과 구리를 형광화하는 엑스선`을 화석에 비추자, 황과 구리가 형광을 발함으로써 피부의 잔해가 매우 자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인(phosphorus)을 형광화하는 엑스선`을 비추자, 이번에는 도마뱀의 머리 부분에서 여러 개의 작은
점들이 나타났다. 이 점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연구진은 그곳에 턱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하여 연구진은 "문제의 작은 점들은 - 배열과 위치를 감안할 때 - 도마뱀의 치아에 분명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Applied Physics A: Materials Science &
Processing 12월호에 기고하였다(원문정보 1). "혹자(或者)들은 `화석에서 검출된 치아가 도마뱀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마뱀은 허물을 벗을 때 치아가 유실되지 않으므로, 그린리버 포메이션에서 발견된 화석은 한 마리의
완전한 도마뱀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화석의 보존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화석이 생성되던 당시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연구진은 화석이 생성된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화석 속의 도마뱀은 사망한 직후 호수로 떠내려와 호수 바닥 깊은 곳에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도마뱀이 가라앉은
곳에는 산소가 부족하여 피부가 보존될 수 있었지만, 물의 액성(pH)이 산성이어서 뼈를 용해시키고 치아의 미세한 흔적만을 겨우
남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뼈가 용해되는 상황에서 치아만이 흔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치아의 법랑질에는 유기물질이 저농도로
포함되어 있고, 인을 포함하는 광물질 결정의 크기가 커서 쉽게 분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SRS-XRF는 멸종동물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동물이 생존하고 사망했던 당시의
상태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SRS-XRF의 또 다른 장점은 비파괴적이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SRS-XRF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는 조류의 화석에서 깃털의 색소를 검출함으로써, 고대 조류의 색상패턴을 연구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한 바 있다(원문정보 2). SRS-XRF는 또한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려운 연조직, 예컨대 색소가 가득 찬 망막, 고대
오징어의 먹물 주머니 , 근육 등을 검출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롭고 매혹적이다. 화석에는 지금껏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정보들이 보존되어 있다"고 미국
자연사박물관(뉴욕 소재)의 마크 노렐 박사(척추동물 고생물학)는 논평했다. 에릭슨 박사도 "이번 연구로 인해, 고생물학자들은
고전적인 화석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150년에 걸친 고생물학의 역사에서 간과된
사실들이 새로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라고 말하며, 노렐 박사의 의견에 동감을 표시했다. 



※ 원문정보: 

1. P. L. Manning, "Mapping prehistoric ghosts in the synchrotron",
Applied Physics A December 2012. 

2. Michael Balter, "Bringing Prehistoric Colors Back to Life",
ScienceNow June 2011. 









  • ?
    임석희 2012.12.28 18:29
    오캄의 면도날을 보는 순간...
    살 빼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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