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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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지만 나와 관계된 어떤 것(다른 사람 또는 다른 무언가)과의 연관성에서 출발한다.


 


1981 5 25일 오전 12시 즈음 충남 서산 동문동 작은 집에서 어머니의 몸으로부터 나는 물리적으로 분리가 되었다. (오늘을 빌어 다시 한번 부모님께 고마움의 마음을 전한다.)


 


일 초, 일 분, 한 시간, 하루, 일주일, 한 달, 일년, 스물일곱 그리고..


가만히 내 기억 저편의 필름을 거꾸로 돌려본다.


 


3살 때, 나는 혼자서 집을 잠깐 본 적이 있다. 아주 단편적인 기억의 일부이지만, 현관문을 열 수 있는 버튼에 손이 안 닿아서 베개를 아래에 받쳐서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줬다. 또 한번은 쇠젓가락을 콘센트에 집어 넣어 감전을 당해서 울기도 했었다. 그 때 당시 나는 어떤 관계라는 것을 알지는 못했지만 이미 그때부터 베개, 전기 등과의 관계가 계속되고 있었다.


 


7살 때는 50원을 넣고 게임을 하는 오락실에 한참 빠져 있었다. 당시 50원도 귀중했던 나는 다른 애들이 하는 것을 몇 시간이고 구경하다가 딱 한판을 하고 집에 오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는 동안 나는 그 게임 안에서의 주인공을 내가 어떻게 조작하면 되는지를 머리 속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읽은 '생각의 탄생'에서 생각의 도구 13가지 중 놀이는 물론이며 관찰을 오락실에서 배운 것이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의 책상에서 하는 여러 과정도 좋아했었지만 학교가 끝난 후 동네 친구들과 숨바꼭질, 깡통차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좀 더 몸으로 하는 놀이를 더 좋아했다. 동네를 다 누비며 내 발자국을 온 동네에 도장찍는 것이 하나의 기쁨이었었다. 한 때는 동네 있는 석류나무의 석류는 아마 나와 내 친구들이 거의 다 따먹었던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석류를 먹어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면 머리 속에는 새빨갛고 탱글탱글한 석류알이 생겨나면서 침이 고인다. 이렇듯 그 때 경험한 놀이가 지금의 생각을 재생산 하지 않나 싶다.


 


또 초등학교 5~6학년 때에는 서양장기인 체스에 한참 빠졌던 적이 있다. 그 때는 잘 몰랐지만 여러 번 이겼던 기억을 되살리면 체스를 두면서 상대방의 어떤 패턴을 인식하고 다시 그 패턴을 형성해서 만들어낸 방법으로 유추하여 쉽게 이겼던 것 같다. 아 주 단순한 안에서의 게임이지만 체스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그 수의 방법은 현재 컴퓨터가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2001년 5월 9일, 나는 포항 오천읍에 있는 훈련단에 입대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군대에 처음 입대를 하듯 나도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그 때 처음 가보는 곳에 대한 호기심과 약간의 걱정 등 많은 느낌이 교차를 했지만 딱히 정리하기는 힘들었다. 이미 생각하기 전에 몸에서 느끼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이유를 묻지도 못하고 시키는 것들을 대부분 경험하고 전역했다.


그랬다. 그 때는 몸으로 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들이 더 많았다.


 


스물 일곱, 2007년은 앞으로 추가될 나의 청사진에 매우 뜻 깊은 해가 될 듯 두달 정도 남은 벌써부터 그런 느낌이 지구와 안드로메다와의 거리만큼이나 크게 느껴진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137억년 전까지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슈퍼노바 이후에 일어나 모든 것들. 대칭의 깨짐으로 인해서 시작된, 그리고 지구상의 생명이 시작되는 시아노 박테리아에 이르러 지금까지의 것들. 다는 아니지만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살아가는 그 이유가 되는 근원이 담겨져 있고 그 근원을 알아야지 지금 살고 있음을 더 자세하고 풍부하게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더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석류의 맛 등의 단순한 기억으로만 남은 시간을 살찌우기엔 부족함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 과일 모든 음식을 먹고 모든 놀이 등을 다 할 순 없지 않은가?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독서클럽에 들어 온지 근 1.


처음 목표는 1년간 꾸준히 나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단은 무조건 우리 독서클럽 만의 공기를 느끼러 나와 있었다.


지금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곳에서 숨쉬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여 달라진 생각을 표현하자면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선다 이다.


그리고 그 때와 비교하면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이 생겼고 하고 싶은 것이 더 많이 생겼다.


태어나면서 시작된 나의 관계를 넘어서 슈퍼노바 까지의 직, 간접적 관계를 그리고 그 관계 사이의 방법을 알고 소통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 학습독서 이구나!!!!!


 


가끔 하늘을 올려다 보면 구름의 형상이 뭉게뭉게 피어났다가 흩어지고 날라가곤 했다.


이젠 그 구름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 느낌이다.


매번 독서모임에 오면 여러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하는 티켓을 얻는 기분이다.


그 동안은 단지 일인 티켓을 받음에 그쳤던 것 같다.


앞으로 나는 학습독서공동체 라는 멋진 이름을 단 100booksclub 이란 우주선을 타고 세상의 모든 곳으로 떠나려 한다.


벌써부터 매우 흥분된다. 그리고 137억년에 비교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이상으로 정말 긴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긴 여행에 앞서 일단은 내일 '등산탕'부터 먹어야겠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7-11-28 01:28:12 회원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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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7.11.03 10:28
    잘 보았습니다.저는 가장 어릴적 기억이 네살때인데 세살의 기억을 갖고 있다니 놀랍네요.137억년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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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11.03 10:28
    '쇠젓가락을 콘센트에 집어 넣어 감전 당한것'이나 방과 후 숨바꼭질, 깡통차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어렸을 적 생각들이 떠오르네요.

    '돌출된 곳에 정보가 있다'는 박문호 박사님의 말씀과 더불어

    호모 루덴스 - 유희하는 인간이던가요.
    놀이가 문화의 하위개념이 아니라 '놀이속에 문화가 있다'는 말이 떠 오릅니다.

    한편으로는 문경목님이나 저와는 나이차가 몇살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차와 공간상으로 떨어져 있는데도 비슷한, 아니 똑같은 놀이를 어렸을 때 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도올이 했던 말중에 구석기 시대부터 1960~70년대까지는 아궁이에 불때서 밥해먹고 산것처럼 큰 변화없이 이어져 내려 왔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야자키 하야요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의 '토토로'라는 것을 보고 잊고 살았던 어렸을 적 삶을 떠올린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왜 나무에 오르거나 어두컴컴한 마루바닥 속을 기어들어 갔는지.. 이런 아련한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문경목님의 글을 통해서도 이런 기억들이 떠오르며 100북스클럽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통해서도 100북스클럽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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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택 2007.11.03 10:28
    흥분된다는 문경목 회원님의 마음이 잘 전해집니다.
    어렸을때의 그 모든 경험들이 지금의 문경목 회원님을 있게 하였네요. 고맙고 소중한 경험들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문경목 회원님의 변화하는 모습이 기대되고 또 기대됩니다.
    지구별을 여행하는 100books 우주선을 함께 타게 되어 한없이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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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영 2007.11.03 10:28
    유일한 동갑내기 문경목 회원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 또한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려봤습니다^^
    아주 어릴적 기억은 부모님으로 부터 들어서 기억하고 있지만...;;

    추억이라는것은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하게 하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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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목 2007.11.03 10:28
    to 임성혁 : 137억년. 방금 수정했습니다. ^^; 제가 잘 못 알고 있었습니다.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to 소립 : 저 또한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 to 오영택 : 오영택님의 기쁜 그 느낌 짧은 댓글로라도 잘 전해집니다. 저 또한 기쁩니다. / to 황보영 : 같은 해에 태어난 황보영 회원님에게도 행복한 느낌이 들어 저도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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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7.11.03 10:28
    저도 각종 놀이를 참 좋아하는데요, 즐기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상황 분석과 예측 능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보드게임 중 바둑이 최고인 것 같고요, 카드게임 중에서는 마이티가 제일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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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목 2007.11.03 10:28
    바둑 저는 군대에서 잠깐 배운적 있는데 바둑의 매력 또한 무한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마이티 라는 카드게임은 방금 처음들어 잠깐 검색해봤는데 이 것 또한 재미가 쏠쏠할 것 같은데요?^^a 기회되면 같이 한번 꼭 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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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07.11.03 10:28
    함께 여행하게 돼서 기뻐요. 경목군 ! 우주선 타고 곳곳을 여행합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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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7.11.03 10:28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등산모임에서 열심히 키운 체력을 바탕으로 많은 경계를 넘나들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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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2007.11.03 10:28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알게 되고,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된다고 합니다. 이 글을 쓰고 다시한번 새롭게 시작하는 경목회원님을 통해 저또한 힘이 얻습니다. 항상 노력하는 삶들과 수많은 경험들이 지금의 문경목회원님의 편안한 모습을 지니게 한 것 같습니다. 어떠한 일이라도 침착하게 해내는 회원님의 우주여행에 많은 힘이 되고 싶습니다.
  • profile
    김홍섭 2007.11.03 10:28
    Supernova do it all. 수퍼노바가 모든걸 다 했죠.
    이제 우리가 모든걸 다 할차례 인 것 같습니다. 다함께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학습합시다.
  • ?
    조동환 2007.11.03 10:28
    어린시절을 잠시 추억하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군시절도 떠오르고.... 잠시 기억아닌 추억을 하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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