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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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7 17:10

독서여행을 다녀와서...

조회 수 3948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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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독서클럽이란 곳에 가입을 했다.

덕분에 몸 담았던 합창단과 유화교실이 너무 번거로워졌고,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일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외부적인 일들을 하나 둘 정리하게 되면서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독서클럽에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하고 겨우 한달밖에 안되어 생긴 일이다.

그러면서 자유(自由)라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이제는 하고 싶은 일만을 하면서 살자고 마음 먹게 되고, 공부나 수행에 힘을 쏟고 싶어졌다.

불교TV에서 박문호 박사의 강의 "뇌와 생각의 출현"을 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처음 그 강의를 접하고 받은 충격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런 것이 바로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인데....우주와 생명. ...그리고 시간과 공간.... 의식의 출현 등,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관심이 새롭게 불타오르게 되었고,

뇌과학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전반에 걸친 박사님의 명쾌한 설명에 잠시도 눈을 떨 수가 없었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20년은 족히 되었을 것이다. 한참 불교와 명상에 관심이 많았던 때가 있었다.

프리조프 카프라의 "물리학과 동양사상(Tao of Physics)"을 처음 읽고

그 감동을 어쩔 수 없어서 흥분했던 밤들이 생각난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했던 신과학 운동에 흠뻑 빠져 거기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게되고,

나름대로 불교와 접목시키며 초과학이니 명상과학이니 하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방황하던 때가 바로 어제 일인 것 같은데 벌써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었다.

그래도 그런 노력 덕분인지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인지 많은 가피를 받고 산다.

다행스럽게 선가(禪家)의 좌우명인 지금 여기(here and now)를 조금씩 숨쉬고 살게 되었다.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인데 어느 마음에 점을 찍을 것인가?

부모미생전에 이 몸은 어디에 있었나?

이뭇꼬(是心麻)? 가 자연스러운 화두가 되고, 많은 부분 오직 모를 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구하는 것이 있고, 내가 있고, 세계가 있어 공부할 것이 많은가보다.

 

박사님 덕분에 100권 책읽기 독서클럽과 인연이 되어 너무 고맙다.

신입회원으로 한달밖에 안되어 독서 여행까지 함께하게 되었으니 더 더욱 감사한 일인데다가,

혼자 가기가  멋적어 마눌까지 대동했는데....마눌의 칭찬까지 들었으니 횡재까지 한 것이다.

책 읽는다고 한달동안 입에도 안댔던 소주까지 거나하게 마시고,

겨우 눈 비비고 일어나 테레비 시작할 때나 보았던 촛대바위의 일출도 보고,

마지막까지 남은 늦가을 단풍나무의 고운 빛깔과 하얗게 시들어가는 회화나무 잎새가

야릇한 조화를 이룬 죽서루의 경치는 겨울 연가 아니래도 멋진 세트장이었고,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걸었던 정동진 역의 철길과 소나무들...

기을 하늘 유난히 맑고, 파도를 가르며 쏜살같이 달리던 모터보트의 굉음속에서도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밀려오는 파도를 피하며 뛰다가,

흠뻑 물에 빠지기도 하면서 흥겹게 뛰노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세대를 아우르는 조화... 동료와 친구, 연인과 가족....등의 다양함이 더욱 돋보이고 좋았다.

 

이제 다시 조금씩 책읽기를 해보자.

많은 선배가 있으니 어렵지 않으리라.

뇌과학....별자리 공부.... 소모임까지 있다니 나같은 초심자에게는 더없는 기회이리라.

대전과 용인이 가깝지는 않아도 가끔씩 시간을 내야겠다.

참선이나 경전 공부도 중요하겠지만 수행이 곧 지금 여기(here and now)일지니...

행주좌와 어묵동정 깨어있기 위해서도....

세계를 정확히 보게하는 시각을 일깨워주는 데에 자연과학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있으랴!

의식(意識)은 어디에서 생겨나고....

나(我)라는 허상이 어떻게 생긴 것이며....

공(空)이 어떻게 작용하여 세계를 만드는지....등등

선가에서 얘기하 듯 나중에야 모든 것을 벼려야 하겠지만

버릴 때 버리더라도 제대로 알고 버릴 수 있으려면 열심히 배우자.

초발심의 마음으로....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7-12-08 17:21:58 회원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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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07.11.27 17:10
    선배님! 정말 반가웠습니다. 종종 뵐 수 있다니 정말 기뻐요 ~ ^^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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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7.11.27 17:10
    잘보았습니다.공부의 즐거움을 아시는 분^^*,참 인도 여행기 올려 주신다는 약속 안 잊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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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화 2007.11.27 17:10
    직접 이야기 나누지는 못했지만, 뵙게 되어 아주 기뻤습니다. 공부와 여행의 달인이라는 소문이 여기 저기서 흘러 들어오던걸요. 앞으로 많이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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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갑중 2007.11.27 17:10
    선생님 부부가 사시는 법에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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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호 2007.11.27 17:10
    이명희 선생님께서 해 마다 배냥여행으로
    사모님과 함께 30여개국을 탐험하시고
    독서에 몰입하시려고 좋아하는 술도 끊으셨다는 말씀
    깊은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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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환 2007.11.27 17:10
    선배님 무척 반가웠습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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