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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이 삶이었더냐? 좋다! 다시 한 번! 주사위는 매일 던져진다.  나는 오늘 어떤 삶의 기쁨을 누릴 것인가?


 
  니체는 기독교의 이승과 저승, 플라톤의 이데아론 등의 이원론을 부정하고 그로부터 파생된 전통적인 도덕의 개념을 비판하였다.  차라투스트라라는 니체의 분신을 통해서 삶을 즐거움이 아닌 고통으로 보는 모든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내가 평가하는 새로운 가치의 전환을 주장한다.   기독교로부터 파생된 기존 가치의 몰락은 신의 죽음을 가져왔고, 그 자리에 끊임없는 자기극복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주창자 위버멘쉬(초인)가 등장한다.
 


차라투스트라의 첫번째 가르침은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세 단계 정신적 변화이다.  아니오를 모르는 오직 순종, 복종하는 낙타의 정신,  너는 해야 한다는 기존의무로부터 나는 하겠다라고 말하는 반항의 정신. 사자.  그러나 새로운 가치 창조는 어린아이만이 할 수 있다.  창조를 위한 자유 창출은 사자가 할 수 있지만, 천진난만이며 망각인 어린아이만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창조의 유희를 위해서는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  긍정의 힘에의 의지가 어린아이에게서 나온다.  어린아이의 정신, 이것이 위버멘쉬의 정신이다.


 


, 내 머리 위의 하늘이여, 그대 순수하고 드높은 자여! ~ 네가 모든 성스러운 우연을 위한 무도장이라는 것, 네가 성스러운 주사위와 주사위놀이 하는 자들을 위한 신들의 도박장이라는 것이 너의 순수함이다!’ (240, 해 뜨기 전에 중에서)


 


‘결국 그대 자신에게 떨어져 그대 자신을 죽일 것이다.  ,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돌을 멀리 던져 올렸으나 그 돌은 결국 그대 위에 떨어질 것이다!  그 난쟁이는 이렇게 말하고 입다물었다.


~  그러나 나의 내부에는 용기라고 불리는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항상 내 속에 있는 모든 의기소침을 부숴버리곤 했다.  ~  용기는 가장 훌륭한 파괴자이다.  공격적인 용기는 죽음까지도 파괴한다.  “그것이 삶이었더냐? 좋다! 다시 한 번!”하고 말하면서.  이러한 말 속에는 커다란 승리의 함성이 들어 있다.  귀를 가진 자는 들을지어다.’ (229, 환영과 수수께기 중에서)


 


던져 올려진 돌이 나의 머리를 찧을 것이라는 부정적 생각이 지배한다면 오늘의 나는 그 어떤 삶의 의지도소용이 없다.  매번 던져지는 주사위 놀이는 놀이가 아닌 감내해야만 하는 시지프스의 끊임없는 노동이리라.   매번 같은 주사위 놀이라도 어제를 망각하고 오늘 다시 한번 새로운 정신으로 즐기는 어린아이.  그래서 긍정의 권력의지가 있는 곳에서는 영원회귀가 허무주의가 될 수 없다.  그 곳에서 영원회귀는 생성의 즐거움.  날마다 새로운 차이의 반복이다. 


니체는 대대로 내려오는 기독교 집안의 목사 아들로 태어났으나 보다 높은 천상의 삶을 위해 이승의 삶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을 타락으로 여기는 금욕주의를 비판하였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그리스의 위대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또한 주교가 될 거라는 어린시절의 예언을 믿고 성직에 대한 책임에 어울리는 행동을 했다.  그러나 조국 순례 여정중 아토스 산에서 수도승들의 고통스러운 금욕의 투쟁을 목격하고는 신앙에 회의가 들었다. 


 


‘…. 종신형을 살기 위해 어두운 감옥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악마와 지옥의 불길과 피투성이 젖가슴을 한 매춘부 아니면 뿔이 달린 지옥의 괴물 그림이 벽면을 메우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겁을 주자는 교회의 갈망이 그대로 투영된 묵시록적 협박사람을 천국으로 데려가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일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 ‘ 카잔차키스의 고백이다.


 


      움베르코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란 소설이 있다.  금욕주의의 정점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수도사들 의 연이은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이 흥미로운,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여기서 호르헤 수도사는 웃음을 다룬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시학 제2권 희극론: 소실되었다고 믿거나 쓰여지지 않았다고 믿는 책)이 삶을 타락시키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에 독을 발라놓고 책을 읽는 사람들을 죽게 만든다.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 이런 게 바로 악마야!’  /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의 할 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진리를 비웃게하고, 진리로 하여금 웃게 하는 것일 듯하구나.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아야 할 진리가 아니겠느냐?’ 고 사건의 해결사 윌리엄 수도사는 말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진리를 비웃게 하고 새로운 가치의 창조를 부르짖는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 그는 곧 차라투스트라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책벌레인 카잔차키스의 분신 는 배운 것은 일천하고 책과도 거리가 멀지만 순간순간을 생각한대로 느끼는 대로 유쾌한 삶을 사는 조르바에게서 진짜 삶의 모습을 깨닫는다.  정신의 감옥 속에서 육체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  하루 하루를 이제 막 태어난 사람처럼 새롭게 현재에 충실한 쾌락인.  또한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의 미련을 내일로 연결하지 않는 자유인. 조르바의 삶에서 긍정적 디오니소스적 쾌락이 보인다.  위버멘쉬가 보인다.  실제로 카잔차키스는 니체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실존인물 조르바에게서 위버멘쉬의 희망을 발견했다.


 


다른 정열, 보다 고상한 정열에 사로잡히기 위해 쏟아 왔던 정열을 버리는 것.  그러나 그것 역시 일종의 노예근성이 아닐까?  이상이나 종족이나 하느님을 위해 자기를 희생시키는 것은? 따르는 전형이 고상하면 고상할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좀 더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을 벗어나 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건 무엇일까?’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3년 전 책을 덮고 나서도 주인공 가 되뇌었던 이 물음들이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그 해답을 듣는다.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지나간 노래들이 오늘 새롭게 변화된 노래로 재 탄생되는 광경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제의 노래가 편곡자인 나에 의해 새롭게 변화되고 어제의 주사위가 오늘 다시 던져진대도 도박사의 심정으로 또 하나의 즐거운 판을 기대할 것이다.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 거덜난 날, 자유인 조르바는 바닷가에서 춤을 추었다. “그것이 삶이었더냐? 좋다! 다시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오늘의 슬픔, 좌절, 분노라는 집착의 끈을 놓고 기쁨, 희망, 사랑의 긍정에너지를 다시 한 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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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12.05.26 22:57
    낙타,사자,어린아이의 비유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부분은 낙타, 어떤 부분은 사자와 같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와 공자의 '즐기는 자'는 같은 얘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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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한 2012.05.26 22:57
    사람을 천국으로 데려가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일 것이라는 말이 참 되새겨집니다. 사랑을 상실해 가고 있기때문에, 두려움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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