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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내게 물었다. "아빠, 정말 인디언을 좋아해?"
난 주저없이 대답한다. "당연하지 인디언이 얼마나 멋있고 훌륭한데. 아빠는 인디언을 존경해."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디언이라고 부른다. 
콜럼버스의 착오와 거짓으로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고, 그 대륙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인디언들에게 BC는 Before Columbus이다. 콜럼버스가 오기전이라는 의미.
1492년 콜럼버스가 찾아 온 이후 그들의 운명은 너무도 가혹한 변화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가 완전히 맛이간 시대..  1994년, 가난과 문맹의 대명사인 멕시코 치아파스주에서 해프닝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대착오적으로.. 그곳의 마야족 원주민이 공산주의 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라칸돈정글의 선언'을 발표한 후 이들은 정부군이 쫒아오면 깊은 산속으로 도망만 다닌다.

정부군과의 전투회피와  인터넷통신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독특한 혁명노선은 전통적인 민중혁명과 공산주의투쟁 등등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이들의 가장 큰 슬로건은 이런 것이다. "다른 모든이에게 모든것을! 우리에겐 아무것도!" 
 <분노의 그림자> 삼인



이들보다 100년에서 300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이었던 "얼굴 붉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와있다. 류시화의 <나 는 왜 너가 아니고 나 인 가> 김영사

침묵과 명상의 깊은 의미를 알았던 인디언에게 순수하다거나 순진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어린아이에게 하는 말이다. 인디언들의 삶과 정신은 예수 만큼이나 존경스럽다.

"선교사들이 오기전까지 우리사회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더러 '죄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어떻게 죄 일수가 있단 말인가?"  -나바호족 화가 흰 말-

강제 이주와 굶주림과 전염병, 그리고 학살, 그 가혹한 삶의 고비 고비에서도 이들은 비굴하거나 증오하거나 내면의 정신이 무너진 야만인으로 죽어가지 않았다. 
그들은 대지와 인간 생명의 숭고함 그리고 자연과 삶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았으며, 그 어떤 훌륭한 군인보다 백배더 용감한 전사들이었다.     

"모든 위대한 종교들이 끝없이 설교하고 해설을 하지만, 위대한 학자들이 수없이 들춰내지만, 또 좋은 책에 아름다운 언어와 멋진 표지로 인쇄 되지만 인간은, 인디언뿐 아니라 모든 인간은, 여전히 설명이 불가능한 위대한 신비 앞에 서 있을 뿐이다."  -서 있는 곰-

백인들은 자신들의 사회를 문명화되고 발전된 사회로 여긴 반면, 인디언들의 사회는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것으로 여겼다. -본문중에서-

백년전이나 지금이나 인디언에 대한 인식은 우리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책은 인디언을 다시보자거나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판에 박힌 계몽주의를 말하지는 않는다.
무엇을 하더라도 금전적인 이익을 계산해야만 하는 시대, 심지어 봉사활동까지도 취업을 위한 점수따기로 변질되버린 물질문명시대에,

물질문명에 의해 파괴되고 사라졌지만, 그들이 완성한 고도의 정신문명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숭고한 인간성의 욕구를 끄집어내는 것, 그것이 여기 등장하는 수많은 인디언 추장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난 인디언을 존경한다. 그리고 이기적이고 속된 삶을 사는 나에게 그 경지가 너무 높기때문에, 인디언이 되고 싶었던 작가조차 존경스러운 것이다.


인디언이 되려는 소망 -Kafka-

인디언이 되었으면! 질주하는 말잔등에 잽싸게 올라타, 비스듬히 공기를 가르며, 진동하는 대지 위에서 거듭거듭 짧게 전율해 봤으면, 마침내는 박차를 내던질 때까지, 실은 박차가 없었으니까, 마침내는 고삐를 집어 던질 때까지, 실은 고삐가 없었으니까, 그리하여 눈앞에 보이는 땅이라곤 매끈하게 풀이 깎인 광야뿐일 때까지,이미 말모가지도 말대리도없이.

  • ?
    강혜정 2009.12.12 10:31
    인문 고전 모임에 꼭 오셔야 할 분인데.....정기모임때 뵐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근데 눈인사만 드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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