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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였다고 선포한 사람.. 이 웃기는 인간 니체를 법정에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자기의 작품에 대해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라는 자화자찬을 하며, 평생 지독한 편두통과 조울증에 시달렸음에도 자신은 "위대한 건강"을 소유한 자라고 주장한 사람 니체. 
자신의 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독자에게 아무나 자기의 독자가 될수는 없으며, 자신의 독자는 자기가 선택한다면서, 자신은 "미래의 조숙아로 너무 일찍 온 사람"이라고 한다. 자신의 글이 이해되려면 적어도 300년은 기다려야 한다나.. 이런!
과대망상증의 환자, 허풍쟁이, 신성모독, 독자에 대한 거만함.. 등등 완전 구제불능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그동안 철학자들이 아무도 정신병자로 취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통해 가치의 전복과 새로운 철학을 얘기한다. 

무엇보다도 니체는 신을 죽였다. 짜라투스투라를 통해 신이라는 부류의 존재는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래서 나는 이사람을 법정에 세워보고 싶은 것이다.
신을 죽였음에도 반성은 커녕 "인간이 한일 중에 가장 위대한 일" 이라고 자축한다. 구제불능!
그가 신을 죽인 방식도 신의 입장에서는 가장 치욕적이었으며 또한 포복절도의 방법이었다.

<더없이 추악한 자>로 불리는 자가 있었다. 얼마나 추악하던지 누구든 그자를 보는 사람은 동정심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래서 이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공격하는데, 신은 그의 외면적인 추악함과 함께 내면적인 추악함까지 보고 말았다.
신은 자신의 피조물이 그토록 추악하다는 사실에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지고 마침내는 그 연민 때문에 죽고 말았다. 오마이갓!

인간이 자신의 창조주에게 한없이 못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을 죽였다면, 다른 신들의 처리방식은 더더욱 가관이다. 유일신의 살해범은 <더없이 추악한 자>이지만, 다른 신들의 살해범은 <유일신>이다. 유일신은 인간이 가한 연민 공격때문에 죽었지만, 다른 신들은 <유일신>이 가한 웃음공격 때문에 죽었던것이다.

"옛 신들은 오래 전에 최후를 마쳤다. 진정 그들은 나무랄 데 없고 즐거운 신들의 종말을 맞이했다. 그들은 황혼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버린 것" 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들은 오히려 너무 웃다가 죽고 만 것이다. 이 일은 한 신이 이렇게 말했을 때 일어났다. "신은 유일하다! 너는 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니체는 신을 죽인 후에도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두고 문제는 신앙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무엇이던 믿게끔 설계됬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은 죽어도 신앙은 죽지 않는다고 한다. 신의 사후에도 3000년은 신앙이 존속할 것이라나.. 숭배의 대상이 무엇이 됬던간에.. 
그런예를 나귀숭배를 통해 보여준다. 신의 사후.. 인간들이 나귀를 숭배하자 한사람씩 돌아가며 그 이유를 물어본다.
교황이나 되는 사람이 어떻게 나귀를 숭배하냐고 짜라투스투라가 묻자 교황은 이렇게 대답한다. "이 지상에 아직도 경배할 것이 있다는 사실에 나의 늙은 마음은 기뻐 날뛴다. 오 짜라투스투라여, 늙고 경건한 교황의 심정을 용서하라!"
과학자는 과학자대로.. "눈으로 관찰할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증적인 사실에 대한 신앙심" 때문에 새로운 신은 실험으로 증명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나귀를 신으로 숭배한다. 이럴수가!

도덕의 계보학,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두권의 책에서 니체는 과학이 진리를 그토록 중요하게 집착하는 한.. 낡은 신학에서 벗어날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새로운 신앙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플라톤주의 형이상학에 대한 근본적인 망치질이다.

신을 조롱하면서 죽이고 과학자를 모욕한 니체에게 내가 배심원 이라면 유죄를 선고해야 할 것인가?  유죄라면 어떤 형벌이 타당할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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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승철 2009.10.21 10:19
    화장실에 이런 낙서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은 죽었다! -니체-

    니체는 죽었다! -신-

    니들 둘다 죽었다! -청소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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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승철 2009.10.21 10:19
    본문 내용은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고병권) 그리고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니체,책세상) 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사실 저는 니체의 책을 한페이지도 제대로 독해하지 못합니다. 니체는 아직도 저 같은 사람을 자신의 독자로 받아주질 않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책을 보다 너무 웃겨서 혼자 눈물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웃긴 남자.. 니체를 통해 이 계절과 즐겁게 작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가을 저는 혹독한 마음의 병을 앓았습니다. 가슴이 아파서 숨조차 쉬기 힘들었죠. 그때 -정말로 마음 때문에 병들거나 죽을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됬습니다.
    고병권의 말에 의하면 고통도 해석이며, 우리는 해석된 고통을 앓는다고 합니다. 해석되지 않은 고통은 사실 아프지 않다고 합니다. 고통은 고통으로 해석되고 인식된 후에야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해석은 개개인의 판단 이전에 존재하는데. 언어는 이미 해석된 것으로 우리에게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해석(언어)에 반응할 뿐...

    다행히 저는 전보다 더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았고, 니체의 위대한 건강이 나에게 온 것처럼 마음의 병을 삶의 기술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다니던 회사를 나와서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었습니다.

    철학자는 개념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가치에 대한 해석을 바꿉니다.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인식, 새로운 관계를 선물하는 것이죠. 물론 모든 철학자가 그런 것은 아니며, 또한 반대로 굳이 철학자가 아니어도 그같은 창조행위는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니체를 법정에 세운다는 나의 공상은 사실 니체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던 마음이었습니다. 진리를 포함하여 신과 과학을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인식의 수용.. 때로는 세세한 내용과 엄밀함을 따지는 것 보다 그런게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가 딴소리하면 안되는 교회같은 종교단체는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이 계절이 가기전에 다들 가을한번 타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거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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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2009.10.21 10:19
    일반인들은 인생에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위풍당당하게 걷는다.

    나처럼 이렇게 ^^ 축하드려요 전차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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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9.10.21 10:19
    짧은 지식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 도리어 누가 될듯하여 조심스럽습니다만...
    "신이 죽었다"는 표현은 신앙/종교/신이 없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세상에서 타락해가는 종교를, 신을 구원하고자
    신을 인간세상이 아닌 하늘로 올려보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을 올바르게 살리기 위해 죽었다는 반어법을 씀으로써 그만큼 신을 살리고 싶었던 심정을 강조한..)
    신을 살린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신이 죽어야 했을만큼 타락했던 현실 비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현실을 극복해내기위한 방편이 "신은 죽었다"는 표현이었구요.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를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깊어가는 가을에 신과 나 자신에 대해, 내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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