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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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닐것이다. 독서는 교양을 쌓기 위해서 또는 그냥 재미있어서 할 수 도 있으며, 왠지 책을 봐야 한다는 지적 욕구일 수도 있다.


나는 왜 독서를 하는가? 이 질문에 나 또한 매번 다른 이유가 있어왔을 것이다. 그런데 성경책을 읽게 된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렸을때 부터 나와 친한 친구들은 교회를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형제중에서 맏이인 누님도 열성적으로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교회가자 는 권유를 지금까지 수백번은 받았다.


교회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이 이들이 나에게 교회 가기를 권하는 최대의 이유였다.


 


그래서 몇번이고 이교회 저교회 손 붙들려 간적이 많았는데, 난 한번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가 없었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거나 교회에 다니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밑도 끝도 없이 <믿습니까?> 라는 말에 <믿사옵니다.아멘> 이런식의 예배는 마치 주문을 외우 듯 정형화 되어 있었다.  


이런 나의 경험은 한국의 교회사에서 교세를 확장하는 것에 너무도 치우친.. 그런 한 측면 이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누가 나에게 다짜고짜 교회 나가자는 말 대신 성경책 한권을 선물한다면 정말 열심히 읽어볼텐데.. 라는 원망섞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성경책에서 따르고 싶은 내용이 있거나 감명 받는 것이 있다면 누가 말려도 믿음을 갖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알고보면 성경에 얼마나 훌륭한 말들이 많은가.. 그날이오면, 생명의 나무, 가난한자에게 복이 있나니.. 죽고자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자는 죽는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경의 훌륭한 구절은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교인들부터 성경의 의미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교회에서 성경을 너무 편협하게 이해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성경은 인류보편적인 박애와 사랑이라는 정신과, 이스라엘민족의 선민의식.. 즉 시오니즘적인 배타성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 두 가지를 함께 보지 못하고 기도와 기적으로써..  구약서의 이스라엘 왕조의 승리의 역사만을 강조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보편적인 모습일 것이다.


 


교회를 이십년 삼십년을 다닌 친구들이 한국교회의 역사를 모르고 분열과 분파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교회가 정통이며, 타 교회 타 종교는 이단 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을 갖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교회가 미국북장로교 계열인지 남장로회인지 아니면 캐나다장로회인지 장로교회가 아니면 침례교나 다른 어떤 계열인지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대개 교회의 명성은 목사님의 명성과 비례한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목사님(학교선배)으로부터 성경책을 선물 받았다. 물론 그전에 성경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걸 읽고 질문할 만한 신뢰할 관계와 계기가 없었던 것이다.



성경책을 받고 나서 수유+너머의 성경읽기 강좌를 수강했다. 물론 성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됬다. 그동안의 의문과 무지를 해결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서 스스로 만족하는 시간이었다.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기독교와 성경에 대해 교양수준 이상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세기 전부터 세계를 기독교 문화가 지배해왔으며, 우리사회도 교회의 영향력이 사회 문화 전반에 막강하기 때문이다.


 


성경책을 읽을 때 가급적 피해야 할 자세는 첫째, 정통교리(교회)의 틀안에서만 읽는 방식이다. 이것은 성경의 형성과정이나 상이한 저자들의 역사적 특징을 무시하고 특정 교회의 교리를 정당화 하기 위해 미리 정해진 해답에 따라서만 읽는 방식이다.


 


둘째, 성경의 모든 문구를 글자 그대로 믿어야 하는 진실-과학적 사실- 로써 대하는 자세이다. 이것은 과학적 진리가 아니면 모두 허구이며 거짓으로 보는 태도가 전제된 것으로 근본주의 개신교와 반 종교적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누구는 성서가 역사적 사실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하며, 누구는 성서가 완벽한 날조이며 비합리적 서술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한 뿌리에서 나온 이런 자세는.. 오직 객관적 사실과 과학적 진리만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방식이자 정확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신념에 기초한다. 그런데 과연 그런것이 가능한 것이며 올바른 자세일까? 

이 두가지 편협한 자세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풍부하게 성경을 대한다면, 굳이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더라도 인류문명의 한축인 기독교 문화를 삶의 양식으로 삼아도 좋다고 생각된다. 물론 지금도 난 신앙이 없다.  


 


한편 서구에서 기독교에 대한 논쟁은 우리에 비해 꽤나 치열하고, 전면적이다. 우리의 학계에서 반기독교적 인물로 대표되는 사람중에 한명이 김용옥인데, 김용옥은 스스로 밝히 듯 모태신앙의 기독교인이다. 그의 책들 어디에서도 <기독교성서의 이해>, <요한복음 강해> 기독교와 예수를 부정하지 않는다. 성서의 해석이 조금 다를 뿐이다.

오히려 서구의 반기독교적 서적들은 전면적으로 기독교를 부정한다. 이런 차이를 염두에 두고 책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버트런트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그리고 이 책의 21세기 버전 이랄수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우상파괴의 선봉에 선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마더 테레사 비판서 <자비를 팔다> 초기교회의 모습을 담은 쿰란 문서의 비밀을 파해친 마이클 베이전트와 리처드 레이의 <사해사본의 진실> 이런 책들도 성경책 못지 않게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어서 소개한다.




beet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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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훈 2009.06.22 01:07
    <종교전쟁>이라는 책이 새로 나왔는데 읽어보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장회익 교수님이 쓴 글을 게시판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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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욱 2009.06.22 01:07
    인문읽기 방에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시니 감사합니다.
    누군가 선명하게 화두를 던져주지 않았다면,, 각인의 생각속에서만 꿈틀거렸거나,,
    혹은, 공론의 기회가 있다해도 슬며시 돌려 말하는 것으로 그칠 조심스러운 주제이기도 하기때문일 것입니다.
    "성경"이 키워드로 던져지면 곧 이어 "기독교"라는 키워드가 순식간에 뒤따라 붙게되고, 그 때부터는 결국 반기독교이거나 친기독교중에의 양자택일밖에 남지 않는 현상을 종종보게 되는데...
    누구에게는 절대적으로 위대한 경전으로서만 자리잡고, 누구에게는 혹세무민하는 구종교의 도구로만 분류되어버리는 것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습니다.
    민족의 역사를, 팔백년전에 쓰여진 삼국유사,삼국사기로만 가늠해야하는 안타까운 입장에서, 삼사천년전 기록이라 믿기힘들만큼 리얼하게 기록된(조상의 소심한 성격이나 여성편력,또 고대의 전투방식,경제생활 이런것까지) 사료로써의 성경, 저에게는 이런 부분들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었고,
    보는 이의 관심사에 따라 고대의 신화,고대의 문학,고대의 음악,고대의 건축,고대의 전쟁,결혼,식생활,법률 등 읽을거리가 정말 많은 책임은 분명한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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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혜정 2009.06.22 01:07
    인문 모임에서 성경이나 불경 읽기도 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세계 신화와 관련된 책 한권 읽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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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09.06.22 01:07
    <세계종교사상사>는 너무 양이 많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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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혜정 2009.06.22 01:07
    세계종교사상사도 일단 시작하면 참 재밌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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