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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 인간을 구현하고자 숲 속 로빈슨 크루소가 된 소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길러야 한다.’(시민불복종에서) 소로의 개별적 자유주체로서의 인간관이 잘 녹아있는 글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태어날 곳을 정할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그 사회의 구성원이다.  오늘의 교육은 나 자신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익히도록 하기보다는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가르친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대학입시에 그 목표가 정해져 있고, 대학은 최종 산업일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직업학교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부모가 바라는 대로, 사회일반의 통념에 따라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든다. 어느덧 중년이 된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들 대부분은 나 자신의 고유한 길에 체념을 하고 소수는 도전을 시도한다.  소로는 현재상황을 한계로, 이것 이외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우리 인간의 근본적 길을 찾고자 월든 호수가 숲 속으로 들어가 5평정도의 통나무집을 짓고 2년여를 살았다. 


 


우리가 매일 접하고 있는 문명의 진보단계에서 한 발짝 벗어나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대자연과 직접 맞닥뜨리고 본질적인 우리들 모습을 찾고자 스스로 숲 속 로빈슨 크루소가 되었다.  역자 강승영님은 <월든> 4가지 관점으로 읽을 수 있다고 썼다.  가장 낮은 단계에서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모험기로 읽힐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와 숲 속 소로의 삶은 180도 다른 방식이다.  어쩔 수 없이   고립된 섬에서의 삶과 자발적 숲 속 삶의 모습 이외에도 자연을 대하는 방식은 서로 대척점에 놓여있다.  근대 자본주의 정신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에서 찾은 베버의 사상처럼 로빈슨은 근대인의 표상 그 자체를 실현하고 있다.  그는 기도와 금욕주의적 생활, 합리적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을 이루었다.  자연과의 공조는 인간에 의한 지배로써 실현되고 있다.  반대로 소로는 대자연의 흐름 속에서 자연에 간섭하지 않고 최소한의 빚을 지으며 여행자로서의 소박한 삶을 강조하고 있다.


 


                                       

  물적 진보는 분명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내 집 하나 마련하는데 노동자의 임금으로 10년 내지 15년이 걸린다는 150년 전 소로의 진단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러한 사실에서 과연 인간상황이 발전을 이루고 있는가 하는 의문은 우문이 되고 만다.  소로는 당시 노예제도와 멕시코전쟁에 반대해서 인두세납부를 거부했다가 감옥에 갇히게 된다.  침략당한 것이 아니고 침략한 나라가 우리이기 때문에 더욱 멕시코전쟁을 반대한다는 소로는 글로벌화 시대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라 하겠다.  정의로운 한 사람은 한 사람으로서의 다수를 형성한다며 그는 노동 분업화 시대에서 자신의 생각까지 위임하는 것을 비판했다. 


 


18개의 장마다 소로의 송곳 같은 문명 비판과 소묘하듯이 관찰한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를 만날 수 있다.  .식물의 관찰기로도 걸리버여행기와 같은 문명 비판서로도 읽을 수 있는 다양함이 있다.  소로를 이론과 실천이 일치된 사상가로 부른다.  그는 노예제도를 비판하면서 그러나 가장 큰 불행은 나 자신의 노예감독이라고 말한다.  그는 문명비판만을 하면서 회피하지 않았다.  나 자신의 고유한 삶의 길적극적 삶의 방식을 주장하였다.  특히 사회공동체의 정의를 바란다는 의사표현에 지나지 않는 투표 하나만으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방기하지 말기를 호소했다.  월든을 자연속에서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안빈낙도(安貧樂道),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아름다운 에세이로써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소로의 말대로 마취액을 흡입하듯이 뉴스를 흡입하고 있는 우리는 또한 공자의 말처럼 마음 그 자체를 갖고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맛을 보아도 그 맛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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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남수 2012.01.02 01:47
    독후감을 읽고나니...월든을 가장 낮은 단계에서 모험기 정도로 읽었던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지성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책임이 있다던 리영희 선생님의 말도 떠오릅니다. 나라는 개인과 사회라는 거대조직은 뗄래야 뗄 수 없으니까요. 월든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독후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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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록 2012.01.02 01:47
    소로우의 원두막에는
    고독,우정,세상을 상징하는 세 개의 의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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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희 2012.01.02 01:47
    아,,,지금 읽고 있습니다
    같이 했으면 좀더 다양하게 읽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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