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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마틴 버낼 (1937 영국런던생) 의 "블랙 아테나"가 서점에서 손에 잡혔다.

그는 1987년 블랙 아테나 를 셨으며

2001년 블랙 아테나 의 답장: 비평가들에 대한 마틴버낼의 반론이란 책을 내었다.


 

브루노 스넬의 정신의 발견 : 서구적 사유의 그리스적 기원 과 관련하여

블랙아테나 가 주장하는 몆가지 흥미로운 애기를  정리해본다.



 

책제목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테나의 피부색이 검다는

즉 원래는 검은대륙 아프리카의 여신 특히 이집트의 여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크게는 고대 그리스 문명중에서 가장 초기의 문명인 미케네문명

(기원전2000년경-기원전1100년경)이 이집트문명, 더 나아가서는 고대

페니키아를 포함하는 고대 동방(오리엔트) 문명의 영향을 받다 형성되었음을

저자는 블랙 아테나 라는 제목으로 말하고 있다.


 

그 영향이라는 것도 단순한 교역과 같은 접촉을 통해서가 아니라

고대 동방사람들이 그리스 땅의 아르고스나 테베등지를 수백년간 식민통치

함으로써 선진 동방 문명을 그리스인들에게 전하여 미케네 문명의 싹을

틔었다는 애기이다.


 

한마디로 이집트가 종교와 철학, 과학사상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이책은 그리스사를 파악하는 두 모델을 다룬다.

 한 모델은 그리스를 본질적으로 유럽인 혹은 아리안과 연결짓는 

 아리안 모델과


 다른 모델은 이집트와 셈족 문화의 주변부라는 시각에서 레반트와

 연결짓는 이른바 고대모델이다.


 이 책은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고대모델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리안 모델

 언어가 아리안 모델의 지성소임을 강조한다.

 아리안 모델은 언어가 한 민족의 고유한 정신의 근본적 표현이라는

 낭만주의적 믿음을 보유할뿐만 아니라  언어를 학문분과의 핵심에 위치시켰다.


 일부 학자들의 그리스어로 유입된 수많은 가나안어 차용과

 셈어와 인도유럽어 사이에 발생적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극단적 아리안 모델이 확립됨과 동시에 그들의 주장은 혐오의 대상이자

 간단하게 무시당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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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로도토스가 기원전 450년에 저술한 "역사" 에 나타난

 그리스 식민화에 관한 언급은 다음과 같다.

  

 "거기에 있는 아테네 신전은 다나오스의 딸들이 세웠다.

  그들은 아이깁토스의 아들들에게서 도망치는 와중에 그 섬에 닿았다"

 

 " 아게노르의 아들 카드모스는 에우로파를 찾아다니는 와중에

   그곳(테라)에 닿았고 그곳에 많은 페니카이인을 남겨놓았다"

 

" 카드모스와 함께온 페니키아인은 ....  그 나라에 정착한후 수많은 문물을

 그리스에 도입했는데 그 가운데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까지

 그리스인이 모르던 기술인 글쓰기였다."

"카드모스가 거느리고 온 페니키아인들은 .. 그리스 땅에 다양한 문물을

 특히 문자를 들여왔다. 필자의 생각으론 문자는 이전에는 그리스인에게

 없었다.

처음에는 모두 페니키아인이 이 문자를 사용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철자들의 소리와 형태가 바뀌었다.

이 당시 그들 주위에 살고 있던 그리스인은 대부분 이오니아인이었고

페니키아인으로 부터 그 문자를 배운후 그들은 그것을 약간의 형태를

변화시켜 사용했다.

 

또한

" 거의 모든 신들의 이름은 이집트에서 그리스로 왔다.

  나는 신들의 이름이 해외에서 유래했음을 연구를 통해 알고 있다.

  이집트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왜냐하면 이집트에서는

  모든 신들의 이름이 태초부터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례들, 그리고 내가 추후에 이야기할 다른 관례들은

  그리스인이 이집트로 부터 차용한 것이었다."

 

 " 나는 그리스와 이집트에서 수행된 의식의 유사성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임을

   결코 인정할수 없다. 만약 그것이 우연의 일치였다면 우리의 의식은

   보다 그리스적인 특성을 지녔을 것이며 보다 오래된 기원을 가졌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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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전4C초 범 헬레니즘과 그리스의 문화적 자긍심을 훌륭하게

  대변한 인물은 아테네의 웅변가 이소크라테스였다.

  기원전 380년의 올림픽의 제전에 바쳐진 그의 찬사를 보자.

 그는 스파르타인과 아테네인에게 상호 분쟁을 멈추고

  페르시아와 이민족에게 맞선 범 헬레네스 연합에 동참하라고 호소한다.

  문화적 방위라는 새로운 차원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연설한다.

 

 " 지금껏 우리의 도시(아테네)는 사고와 언변에서 인류 최고였으며

   아테네의 제자들은 다른 세계의 교사가 되어 왔읍니다.

   아테네로 말미암아 이제 헬레네스 라는 이름은 하나의 종족이 아니라

   지성을 의미하게 되었고 공동의 피를 나눈자들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문화를 공유한 자들이 헬레네스 라고 불리게 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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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파이드로스"에서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이 애기하게 한다.


그가 (이집트 지혜의 신 테우트토트) 바로 수와 산술,기하학..

그리고 무었보다 가장 중요한 문자를 발명했다.


플라톤은 토트신을 문자의 창안자이자 심지어 언어와 모든 학문의

창안자로서 그를 언급하고 있다.



 

가장 이른 시기의 플라톤 주석가인 크란토르는

"플라톤의 동시대인은 그가 "국가"를 창안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의 제도를 베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그를 비웃었다."

 

 마르크스

" 국가의 형성원리로서의 분업에 관한한 플라톤의 국가는 단지

  이집트 신분제의 아테네적 이상화에 지나지 않는다"


 

아리스토 텔레스

" 이집트인이 신분제를 창안했으며  따라서 사제신분에서 주어진

  많은 스콜레(여가) 덕에 이집트가 수학의 요람이 되었다.

  사제들은 기하학과 대수학, 그리고 천문학을 포괄하는

  수리기술을  발명했는데  그리스인은 그제야 막 이 기술을

  습득하기 시작한 상태였다."



 

 이집트인이 실용적인 이유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경계표가 씼겨나간뒤에 토지를 측량하는 것에서

 기본학문인 기하학을 발전시꼈다고 믿는 헤로도토스와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기하학은 사제들이 이론적으로 발전시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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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는 비록 종교와 도덕의 문제에 관한한 그리스도교적이고

 성서적인 전승에 종속되기는 했지만 이교도적이 또는 세속적인

 모든 지혜의 원천으로 분명하게 자리메김했다.


 

 그것들이 주로 이집트가 그리스를 식민지화 함으로써

 그리고 이후 그리스인이 이집트에서 수학함으로써

 발전했다는 믿음에 진지한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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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또한 그리스 신화가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정당한 사료로서

취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왜 신화라는 고대 그리스인의 기록이 사료로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진 것인가.

 

고대부터 18세기 까지는 미케네 문명이 고대 동방문명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는 것이 서양인들의 일반론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미케네 문명에 관한것은 19세기 전반에

서양학자들 특히 독일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날조된 고대 그리스)

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서양에서 19세기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대한 제국주의 정책이 활발하던

때였고 그런 제국주의 침입을 정당화하는 것으로서 인종주의가 팽배하던

시기였다.

 

이제 고대 그리스 문명 또는 헬레니즘은 서양문명의 모태가 되었다.

그런데 그 그리스 문명이 인종적으로 열등한 이집트인과 셈족에 속하는

페니키아인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것을 서양 학자들은 용인할수 없었고

그것을 기록하고 있는 고대 그리스인의 기록을

믿을수 없는 허황된 신화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 ?
    김원기 2009.02.15 03:48
    1.
    헤겔은 "이집트는 이집트학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문명도 어떤 의미에서는 고전학이 만들어낸 산물이겠죠. 영향사 속에서, 제한적인 사료만을 바탕으로, 이전의 역사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접근할 뿐이니까요. 이상화된 고대 그리스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유럽 사람들은 제1차세계대전 당시 그리스인들과 직접 만났을 때 그들은 이 수다스럽고 천박한(?) 사람들에 대해서 경멸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광장에서 소크라테스와 청년들이 대화를 나누던 모습은 (그 기질상) 고상하고 숙연하다기보다는 씨끌법적하고 요란스러운 모습에 더 가까웠을 겁니다. 뭐 이런 이유에서 역사적 지식에 스며들어 있는 신화를 해체하는 작업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선입견에 가려진 진실을 보게 해주니까요. 마틴 버낼은 "유럽의 모태로서의 그리스 문명"이라는 신화를 해체하고자 이 책을 썼고 그 문제제기는 유효합니다.

    2.
    하지만 문제제기의 의도에 공감하는 것과 그 결과에 동의하는 것은 좀 다릅니다. 저는 버낼의 주장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원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건 아니니까요. 플라톤이 이집트 신분제 사회를 이상적으로 생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버낼 식으로 해석하는 건 "주나라 봉건제의 이상"을 이야기했던 공자부터 정약용까지의 모든 유학자들의 철학이 모두 결국 "중국 화북 고대 문명의 산물"이라고 말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스 인들이 알고 있던 지역 자체가 지중해를 중심으로 크게 넓지 않았고,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참조할 수 있던 문명도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밖에 없었던 건 당연한 거죠. 하지만 그게 다 "이집트에서 온 것"이라고 말할 때 그 주장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우리가 보통 그리스의 문화에서 중요하게 파악하는 것들 상당수는 이집트 문명까지 이어진다기보다는 그리스에서 새롭게 추가하거나 재창조해내거나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3.
    이미 기원전 5세기(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기)에 이집트는 그리스인들에게 하나의 신화였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들 역시 이집트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지식을 갖추고 있던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 말이죠. 이집트의 위대한 상고시대에 수학은 하나의 매뉴얼로 존재했다고 봅니다. 일종의 계산법이죠. 그런데 파피루스의 증거에 따르면 2000년간 잘못된 매뉴얼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스콜레(여가, 스콜라라는 말의 어원이라고 하죠)를 가졌던 사제들이 기하학을 발달시켰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증명"을 포함하는 하나의 학문으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 기하학은 "증명"에 기초해서 체계가 만들어졌고 이것은 (아무리 기하학 자체가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에서 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리스 외의 지역에선 볼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4.
    간단히 말해 그리스인들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습니다. 후발 문명이었던 그들이 처음에 가졌던 것은 대부분 거기로부터 온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어디서나 그러하듯이 그들은 <그리스적>으로 이것을 계승하고 새로운 것을 첨가하고 변형시켰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아리안 모델이냐 고대 모델이냐 하는 문제틀 자체가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요. 하지만 버낼은 근대 학문의 연구를 지나치게 (정치적인 이유로) 비판적으로 보고 너무 반대 방향으로 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 ?
    이부원 2009.02.15 03:48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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