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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4 03:01

그리스 사유의 기원

조회 수 3445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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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의 발견’ 저에겐 읽기가 버거운 정도가 아니라 아주 어렵습니다. 일단 그리스 문학의 발전 과정 뿐 아니라, 그리스의 신화, 언어, 역사, 철학사 등을 꿰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전문적인 논문 수준의 글이군요. 일리아드와 오딧세이도 읽지 않은 사람이 읽으려니 정신을 발견 하기는 커녕 정신을 잃을 지경이에요^^;. 그래서 다른 기초적인 기본서를 뒤적거리는 중입니다.  우선 얇은 살림 지식총서 읽고 요약해 봅니다(‘그리스 사유의 기원’, 김재홍, 살림)   갈 길이 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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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라스적 사유의 기원을 탐구하는 관점


1. 신화


2. 오리엔트의 영향


3. 문학의 발전


4. 종교


5. 정치





1. 신화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헬라스적 사유의 기원을 탐구하는 관점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서 콘포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대 철학사가들의 입장이다. 콘포드는 헬라스인의 사유가 어느날 기적처럼 대두된 것이 아니라 신화 속에 잉태되어 있다고 본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우주론과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의 우주론이 동질적으로 같은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지 아낙시만도로스의 우주론은 모든 초자연적인 또는 신화적인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서 신화에서 이성으로 진입하게 된다. 즉 철학이란 ‘탈바꿈한 신화’라고 파악하여 철학의 신화적 기원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한편 거쓰리는 철학적 사고를 ‘세계에 대한 신화를 만드는 관점에서 합리적 관점으로’의 이행이라고 말함으로써 이 두 사고를 타협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거쓰리의 입장에서 이성적 사고의 기준은 탈레스이다. 탈레스는 신화적 표현을 벗겨버렸고, 우주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순수한 합리적 설명을 주었던 최초의 철학자이다.


그러나 ‘신화적 사고에서 합리적 사고에로’ 라는 표현이 역사적 관점에서는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이 두 사고를 언제나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신화적 사고, 합리적 사고 라는 이원론적인 방식보다는 신화적 사고의 실체를 이성적 사고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화적 사유와 논리적 사고를 명확하게 분리하여 이해한다는 것도 어렵다. 이 두 사고를 나름대로 세계에 대한 독자적인 설명방식으로 받아들이되, 인간 사고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이 두 사고방식이 상호 침투하고 언제든지 병행될 수 있다는 측면을 알아야 한다.





2. 오리엔트의 영향으로부터 헬라스적 사유가 발전했다고 보는 입장





헬라스적 사유의 바탕에는 오리엔트의 문화, 종교, 경험적 기술을 비롯한 여러 사상이 가로 놓여 있다. ‘빛은 동방으로부터’ 라는 관용구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리엔트 문화의 침투로 말미암아 헬라tm적 사유가 꽃피우게 되었다는 입장이다. 기하학은 이집트 나일강의 땅 측량술로부터, 천문학은 메소포타미아의 점성술로부터 발전하였다. 이집트의 땅 측량술로 성장된 기하학적 사고는 건축술과 추상적 사고의 발전에 까지 이바지 했으며, 천문학적 기술은 항해술로 발전하여 헬라스인들로 하여금 지중해에 여러 식민 도시를 구축할 수 있게 하였다. 화폐, 문자, 철 등은 오리엔트 이민족에게 빚지고 있는 대표적인 것들로서 이것은 헬라스인들이 지중해로 뻗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마침내 지중해 연안을 식민도시로 구축한 헬라스인들은 경제적 풍요를 누렸고, 경제적 활동에서 자유로워진 이들이 자유롭고 한가하게 토론하며 철학의 출발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3. 문학 장르의 발전으로 헬라스적 사유의 기원을 탐구하는 관점


우리가 읽을 책 ‘정신의 발견’에서 저자 브루노 스넬은 헬라스 문학의  발전과 전개 과정, 즉 서사시, 서정시, 비극, 산문 , 철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헬라스 정신의 발전과정으로 파악한다. 특히 스넬은 호메로스적 언어의 분석을 통하여 호메로스적 인간관과 세계관에 대하여 올바른 이해를 하고자 하였다. 또한 제우스를 정점으로 하는 헬라스인들의 전통적인 신관의 형성 과정을 검토함으로써 어떻게 신적 질서가 인간과 세계에 질서를 가져올 수 있었는지 논의하고 있다. 스넬의 방법론적 접근 방식은 호메로스적 인간들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그들이 사용하였던 언어에 대한 명료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토대를 두고 전개되고 있다.


호메로스로 대표되는 서사문학의 시대에는 아직 세계에 대한 인식의 주체인 ‘자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시대에는 인간 정신의 자발성이란 의식은 결여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이 행위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외부로부터 주어진 힘, 즉 신성으로부터 오는 힘을 통하여 인간의 행위가 이루어진다. 자아를 포괄한다고 여겨지는 정신의 기능에 해당하는 용어들( 프시케, 누우스, 티모스)는 추상적이기보다는 반구체적 기관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기관들은 서로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능을 한데 묶어주는 ‘자아’에 해당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고로 자발적인 결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서정시에서 처음으로 시인의 뚜렷한 인격체, 개성이 나타난다. 시인은 이제 개인의 심적 상태를 표현하기에 이르렀고, 영혼의 영역과 육체의 영역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즉, 인간 스스로 내면세계의 독자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인간이 혼을 갖고 있다는 의식을 깊이 자각하였으며, 감정은 개인 자신으로부터 일어나는 개성적인 무엇이며, 나아가 이들 감정에는 다양한 인간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동일한 감정이 포섭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비극의 시대에 들어와 인간의 내면의 갈등을 더욱 극렬화 된다. 비극은 주인공이 겪는 격렬한 고뇌를 통하여 인간의 위대함과 고귀함을 실현한다. 서정시적인 개인의 자각은 비극에서 한층 더 첨예화 되어 인간 내면의 깊이를 자각하게 되는데, 이 정신적 가치는 개인적인 것을 넘어 보편적인 것으로 향하게 된다.





4. 종교와 철학으로 기원을 보는 관점





헤시오도스의 신과 영웅의 세계로부터 헬라스적 사유의 기원을 찾는 입장이다. 올림포스 신족의 형성이 인간의 자기실현과 세계 이해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이교도적인 신앙이 지배하고 있었던 올림포스 산의 지배권을 대체함으로써, 제우스를 정점을 하는 헬라스의 종교가 확립되었다. 헬라스인들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위대하고 생명으로 넘치는 것들은 신들 가운데 순수하고 명료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보았다.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탄생’에서 무려 300여 명에 달하는 신들의 기원을 밝히고 있다. 지루하리만큼 신들의 명칭에 대한 기원과 계보를 세우려는 헤시오도스의 시도는 인간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헤시오도스는 신의 계보를 정리함으로써 숭고한 의미를 지닌 존재의 의미, 높은 가치를 지닌 존재의 기치를 물었다.





5. 정치적 사고로 기원을 보는 관점

 


장 삐에르 베르낭 과 같은 역사 및 고전 사상가들의 관점은 헬라스적인 정신은 헬라스의 정치, 사회 발전과 더불어 점차적으로 형성되었다고 본다.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는 실증주의적 관점이다. 이 입장은 뮈케네 문명으로부터 폴리스의 형성에 이르는 역사 발전의 과정 자체가 헬라스적 사유의 형성 과정이 되고 있다고 본다.


베르낭은 고전기 헬라스 정신의 기원을 기원전 12세기 경 뮈케네 군주중심 권력체제가 붕괴된 이후에 에게 해 연안에서 발생했던 사회적, 종교적 변화 속에서 찾아내려 한다. 기원전 12세기에 도리아인의 침입으로 뮈케네 왕국이 붕괴 된 후 궁전 중심 체계는 완전히 파괴되어 헬라스 땅에서 결코 소생되지 못했다. 권력은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계급에게 분산되었으며 이 변화의 결과는 헬라스인 들의 모든 정치생활과 사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베르낭은 합리적인 사고의 출현, 즉 철학의 탄생은 폴리스에서의 생활을 특징짓는 공개된 정치의 출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폴리스 체제가 빚어낸 합리적 사고의 생성과정은 먼저, 무엇보다도 다른 모든 권력의 도구를 넘어서는 수단으로 연설의 탁월성이다. 인간의 말, 즉 연설이 훌륭한 정치적 도구가 되었으며 활발한 토론과 논의, 논쟁이 발달하였다.  또한 완전한 공개성이다. 귀족가문의 배타적인 특권이었던 통치행위와 지식들이 완전히 공개되면서 더 이상 권력의 사적인 표식으로 남지 않았다. 그것들을 드러냄은 다양한 해석과 열띤 논쟁을 촉진하였다.


문학 장르의 발전과정으로 볼 때 폴리스는 서정시 시대에 성립되었다. 서정 시인들에 의해서 각성된 개인의식의 성장과 폴리스라는 국가 질서가 같은 시대에 생긴 것은 모순이 아니다. 서정시대에 종교 생활에 있어서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였다. 그 중 피타고라스 학파와 오르페우스 교도들의 종파는 공동의 희망과 신앙에 기초하는 종교 활동을 전개 하였다. 동일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여러 철학 유파들의 성립도 이 시기이다. 정신적 결속에 기초하는 새로운 단체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사회구조에 있어서 결정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지식의 공개가 가져온 또 하나의 정치적 변화는 ‘법의 기록’이다. 법은 공공의 자신이 되었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규칙이 되었다. 기록된 글자로 드러나 정의는 신적 질서가 아니며 인간차원으로 구체화 될 수 있다. 정의는 곧 법이다


베르낭은 정치적 구조와 그 공간적 모습이 인간의 사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강조하고 있다. 도시공간이 아고라를 중심으로 조직화 되면서 그 구조적 공간 안에서 새로운 사고방식이 대두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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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기 2009.02.04 03:01
    앗 제가 장황하게 책 소개를 올린 것이 이것으로 정리가 되어버렸네요 ^^;; 김재홍 선생은 관련 서적들의 번역자라는 사실에서 아실 수 있듯 예전부터 이쪽 문제를 계속 고민해 온 분이죠. 제가 소개한 책들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책들이구요 ^^;;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그리스적 정신의 탄생"에 관해서 과학사의 연구물이 소개가 안되어 있는 게 아쉽다는 거죠. 노이게바우어의 고전적인 연구서들도 그렇고. GER 로이드의 책도 절판이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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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기 2009.02.04 03:01
    성결대학교 이은주 선생이 이 문제에 대해 정리한 논문 한 편을 썼습니다. 깊이 연구한 논저는 아니고 주제에 관련된 글들을 정리한 정도입니다. 10년이 지난 글이지만 박현숙님이 정리한 것과 대동소이한 내용입니다. 참고삼아 보시라고 링크를 소개합니다.
    http://www.neotheology.com/docu/originofgreek.pdf
    pdf 파일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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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숙 2009.02.04 03:01
    김재홍님과 이은주님이 같은 분이시가요? 95%이상이 조사까지 똑같네요. 부부이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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