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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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과 철학

 


저자: 패트리샤 처칠랜드

출판사: 철학과 현실사

 


이 책은 역자(박제윤)가 오랜 시간동안 정성을 기울여 번역한 책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번역서들을 접합니다. 그러나 어떤 책들은 원 저자의 멋진 생각들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 책은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은 방대합니다. 우선 뇌 기능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 신경과학에 관한 설명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뇌철학과 관련한 역사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서술에서 저자는 뇌철학의 다양한 이론들을 비판적 시각에서 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가에 관한 이론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뇌기능 이론으로 제시된 '텐서그물망'이론에 크게 고무되었습니다. 더구나 이 이론이 이미 매우 오래전에(1970년대)에 제시되었다는데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 이론은 리나스 박사에 의해 제기된 이론입니다. '꿈꾸는 기계의 진화'를 읽으면서 잘 이해하지 못했던 리나스의 관점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렵지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9-01-13 10:42:02 뇌과학추천도서(으)로 부터 복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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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8.03.25 15:13
    아...박제윤선생님께서 번역하셨다는 그 책이로군요.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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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윤 2008.03.25 15:13
    이렇게 소개해주셨으니 저자의 개요를 올립니다.

    전체 개요
    진화의 초기에 원시 습지로부터 꾸물대며 기어 나온 우리 조상들은 그 내부에 상당히 놀라운 발명인 흥분성 세포(excitable cell)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웃 세포로 미세한 전기 효과를 전달할 수 있으며, 유사한 흥분성 세포들끼리 집단적으로 적절히 흥분할 수 있어서, 유기체(생명체)를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먹이를 먹고, 도망하고, 싸우거나, 번식하는 일도 가능했다. 흥분성 세포들에 의해 외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아 움직이는 피조물들은 그렇지 못한 피조물들에 비해 처음부터 유리한 생존 능력을 갖는다. 포식자들이 없는 곳으로 피하고 먹이를 잡아야 하는 유기체들은, 당연히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에 대한 표상에 반응하는 세포를 가진 보다 운이 좋은 유기체들에게 먹이가 될 운명에 놓인다. 유기체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마다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행동목록을 복잡하게 늘려감에 따라서 환경을 표상하는 능력 또한 증가시켜왔다.
    우리들의 뇌는 ‘외부 세계에 대한 풍부한 표상들을 선별적으로 어떻게든 담아낼 수 있는’ 거대한 흥분성 세포 덩어리이며, 근육으로 하여금 기본적으로 먹이를 먹고, 도망하며, 싸움하고, 번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공을 잡아내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이야기도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다른 종들(species)의 뇌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는 자신의 뇌와 타인의 뇌에 관한 정보를 가질 수 있긴 하지만, 그런 정보들을 분명하게 파악하지는 못하다.
    사물들에 대한 ‘상식적 개념’이라는 편안한 동굴에서 비틀거리며 나온 인간의 뇌는 ‘태양’을 ‘신이 몰고 다니는 황금마차’가 아니라 ‘핵폭발’로, ‘지구’를 ‘네 모퉁이에서 불룩한 볼을 가진 아기천사가 바람을 불어대는 평판(sheet)’이 아니라 ‘태양 주위를 달리는 구(ball)’로, 그리고 ‘심장’을 ‘영혼을 넣어 조리하는 가마솥’이 아니라 ‘혈액 펌프’로 표상해내었다. 또한 우리는 자신의 뇌를 알려고 하며, 그것은 ‘뇌’가 ‘뇌’를 탐구하는 셈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태양이나 심장에 대한 탐구에서 방해받았던 것과 같은 많은 오해를 짊어지고 있긴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그런 잘못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독자적으로 통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런 뇌를 탐구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특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된다. “뇌를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지?” “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지?” “우리의 ‘상식적 개념들’이 앞으로 우리가 발견할 개념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이런 질문들은 전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철학적인 문제들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심리상태(mental states)는 뇌 상태(brain states)와 같은지?” “심리상태가 뇌 상태로 환원될 수 있는지?” “환원될 수 있는 것으로 무엇이 있는지?” “창발적(emergent) 속성이 무엇이며, 그런 것들이 있기는 한 것인지?” “만약 창발적 속성이 있다면, 주관적 관점에서 무엇이 특별하다는 것인지?” “의식 경험이 생리학에 의해 이해될 수 있을지?” “표상(representation)이 무엇이며, 뇌가 외부 세계를 어떻게 표상할 수 있는지?”
    위와 같은 철학적 질문들은 아주 일반적이고 폭이 넓다는 점에서 개괄적이다. 그렇지만 전통적으로 그런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경험적인 질문들과 아주 다르지 않다. “색깔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뇌가 어떻게 학습하고 정보를 저장하는지?” “표상이 무엇이며, 뇌는 외부 세계를 어떻게 표상하는지?” “인간의 뇌는 자신의 똑똑함보다 더 복잡해서 결국 스스로를 밝혀내지 못할 것인지?”
    위의 질문들이 철학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든 혹은 신경과학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든 동일선 상에서 일반적으로 탐구되어야 하며, 그중 어떤 질문들은 철학과 신경과학 모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어째든 그런 질문들은 같은 호기심에서 나온 것들이며, 어쩌면 그런 질문들이 각각 철학을 위한, 혹은 신경과학을 위한, 혹은 심리학을 위한 질문이라고 구분해서 생각하기보다는, ‘뇌와 마음’ 또는 ‘마음-뇌’에 관한 질문이라고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 사무실 공간과 급여를 염두에 두면 행정적인 구분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구분이 연구 방법을 규정하거나 (학문들 사이의) 연구 성과의 교환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연구에서 분업이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며(신경과학 내에서도 연구의 분업이 있다), 그런 분업이 근본적으로 방법론적 차이를 인정하지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주장할 뿐이다.
    한 때는 철학 문제들에 대해서 선험적으로(a priori) 대답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여하튼 그런 대답은 순수한 이성으로, 즉 경험적 사실 탐구에 구속되지 않은 혹은 오염되지 않은 ‘사색’을 통해서 발굴되어야 했었다. 선험적 대답이 경험 없이 확신을 주는 편리함이 있지만, 그 독단적 태도는 일반적으로 ‘반-지성적’이며 과학에 대해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심리철학’의 경우 ‘신경과학’에 대해 그런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콰인(Quine)의 저작 「말과 대상(Word and Object)」과 셀라스(Sellars)의 저작 「과학, 지각 그리고 실재(Science, Perception and Reality)」의 출판에 의해서 철학은 엄연히 경험과학의 연장선에 있으며, 철학적 의문들과 대답들이 경험 과학의 문제들과 (정도의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론이 관찰과 다를지라도 결국 관찰과 만나는 경우에만 주목을 받는다. 이따금 이론물리학처럼 이론과 관찰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경우라도 틀림없이 만나는 경로는 있다.
    (과학은 ‘실제 공간’이 ‘비-유클리드 공간’임을 발견할 수 없으며, ‘심리상태’가 ‘뇌 상태’라고 발견할 수 없다는 식으로) ‘과학은 이런 저런 것들을 발견할 수 없다’는 선험적 논변들은 단지 ‘상상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상상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에 의존해서 나온 일부 철학자들의 주장에 불과하다. 경험적 세계에 관해서 ‘상상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며 상상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는 경험적 세계에 대하여 ‘이미 이해하거나 믿고 있는 것’에 의존하기 때문에, ‘상상될 수 없다는 것’은 거의 모두 ‘무지와 유연하지 못한 상상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확신하고 있는 바는 마음-뇌 기능의 비밀을 풀어줄 연구 전략으로 (철학, 인지심리학 그리고 인공지능 연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하향적(top-down) 연구 전략’과 (신경과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상향적(bottom-up) 연구 전략’은 각기 따로 추구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두 가지 연구 전략들이 서로 유익하게 상호 영감을 불어넣어 주어, 두 연구 전략의 이론들 사이에, 모델들 사이에 그리고 방법론들 사이에 풍부한 상호 진화를 일으키게 하여, 서로 정보를 제공하고, 교정시키고, 고무시킬 것을 전망한다.
    신경과학자는 ‘거대한 질문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현장 연구를 추진하기 위한) ‘적절한 포괄적 체계’에 대해서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만약 신경과학자들이 달콤한 맛에 빠져 사소한 것에 만족하거나, 혹은 막대한 인력을 들여 연구하면서 막다른 곳에 막혀 주춤거리지 않으려면, 자신의 연구에 대해 반드시 철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반면에 철학자는 다음과 같은 문제, 즉 ‘표상이 세계와 어떻게 관계하는지’, ‘표상이 본성적으로 명제적인지 아닌지’, ‘유기체가 어떻게 학습하는지’, ‘심리상태가 뇌 상태에 대해서 창발적인지 아닌지’, ‘의식 상태가 단일 종(kind)의 사태인지 아닌지(즉 의식 상태가 물질적 상태로 설명될 수 없는 고유한 종인지 아닌지)’ 등등의 문제에 대한 이론들을 지지하거나 거절하기 위해 ‘신경과학에 어떤 발전이 있는지’ 꼭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만약 철학자들이 세계에 대한 ‘상식적 개념’이란 좁은 협곡 속에 갇히지 않으려면, 혹은 자신들의 독단에 빠져 자신들의 생각을 부풀리는데 만족하지 않으려면, ‘신경과학이 무엇을 연구하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소개하면서 나는 마음-뇌에 관한 통합 이론을 발달시켜줄 상당히 일반적인 체계를 대략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그 이외에 철학, 심리학 그리고 신경과학이 서로 영감을 불어 넣어줌으로써, 즉 하향적 연구와 상향적 연구가 서로 영감을 줌으로써 얻게 될 풍부한 결실과 흥분을 기대한다.
    심리철학자들이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 안다면 그들 연구에 적어도 도움이 될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그런데 혹자는 신경계에 관한 ‘경험적 사실들’이 ‘심리철학 연구’에 적절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논박을 다시 내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원론자들(dualists)의 주장처럼, ‘마음’은 ‘뇌’와 별개로 구분되는 존재이며, 따라서 뇌에 관한 정보는 마음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다(8장). 혹은 비록 유물론(materialism)이 참이라고 할지라도, 심리상태에 대한 특징적 속성들은 뇌 상태에 대해서 창발적이다(8장). 신경과학적 발견들은 너무 자잘한 것들이라 큰 규모의 질문에 적절하지 않다. 혹은 신경과학은 방법론적으로 구조적 이론이라 규정할 수 있는 반면,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하향적 어떤 방법으로) 찾는 것은 심적 과정(mental process)의 기능적 특징이다(9장). 그들이 신경과학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나는 그 이유들 모두가 명백하게 형편없이 틀린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하여튼 틀렸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논의들이 어떻게 틀렸는지도 보여주겠다.
    반면에 신경과학자들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려는) 철학적 탐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명백하다. 환원(reduction)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지? 현상들의 동일화(identifications)가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 어떤 조건들이 만족되어야 할지?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표상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마음-뇌 기능에 대한 통합 설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언어와 세계는 어떻게 관련되는지? 많은 철학자들이 보기에는 신경과학자들은 보다 크고 개괄적 질문에 대답하거나 자신들의 ‘지배하는 패러다임(governing paradigm) 총체’를 시험하는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거의 거들떠보지 않으며, 그저 보조금 계획서를 작성하고 안정적인 연구에 착수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신경과학자들이 보다 큰 규모의 질문에 관심을 가질 경우, ‘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이론’, ‘의미’ 그리고 ‘설명’의 본성에 대해서 지금은 아무도 믿지 않는 실증주의자들의 구시대적 발상에 관심 두곤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는 그런 잘못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따져보려는 것은 아니며, 단지 철학자들이 분명히 그렇게 지적할만한 어떤 사실적 근거가 있음을 지적할 뿐이다. 분명히 논리적 경험주의(logical empiricism) 전성기 이래에 ‘과학의 본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었으며, 지난 두 세기 동안 과학사(history of science)와 과학철학(philosophy of science)에 대한 기초 작업이 충분히 이루어졌음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지속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철학적 탐구’와 ‘철학적 통찰’을 일관성 있고 흥미롭게 보여주려는 것이며, 그렇게 해서 (깊은 이해를 줄 정도로) 충분히 상세한 설명을 주면서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난해함으로 신경과학자들이 읽기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깔끔하게 설명함으로써 “철학적”이란 말을 세계에 대한 나쁜 의미로, 즉 “편협하고 무지몽매하며 무딘” 뜻으로 이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구체적인 철학적 논의는 꾸불꾸불한 복잡한 길로 들어서게 하기 십상이며, 따라서 주된 논의를 흩트리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내 의도가 형편없이 망가질 위험성도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통합 이론이다. ‘무엇을 표상하든 마음-뇌가 그것을 어떻게 표상하는지’에 관한 이론과, ‘행동의 계산 과정’에 관한 이론을 필요로 한다. 그런 이론을 고안하려는 총체적 노력은 신경생리학, 동물행동학 그리고 심리학을 포함한 모든 차원의 경험적 연구 성과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무엇이 이론으로 보일 수 있을지’ 그리고 ‘마음-뇌 작용의 기초 원리들이 무엇일지’에 관련된 전(前)이론적(pretheoretical) 육감에 영향 받을 수 있다. 심지어는 ‘그런 연구 계획이 합리적일지 아닐지’에 관한 의견으로부터 영향 받을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뇌에 대한 ‘통합 이론’, 즉 ‘모든 차원의 기술(description)을 통괄하는 이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물론 오랜 시간동안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상당히 모호하면서도 막연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사실 그런 생각은 과학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진보할 것이라는 막연한 이상에 불과한 명료하지 못한 개념이다. 결국 철학은 신경과학의 발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고, 철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마찬가지로 신경과학자들도 철학자들이 ‘지식’과 ‘심리상태’의 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개의치 않고 연구해 왔다. 어느 쪽도 다른 쪽이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두 분야는 각기 상당히 독립적으로 발달하여왔다. 서로 접촉하는 일이 거의 없었으며, 그래서 언제나 ‘심신 문제’에 대해서 일관성이 없는 언쟁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고 있다. 심리학과 컴퓨터과학이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신경과학과 철학 역시 발달했으며, 그로 인해서 두 분야는 공동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공동 연구가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첫째로 신경과학이 전체 뇌 기능의 기초원리에 관한 이론을 내놓기 시작했으며, 뇌가 어떻게 ‘표상하고’, ‘학습하고’, ‘행동을 일으키는지’에 관련한 의문에 대답을 내놓기 시작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둘째로 철학이란 신경과학자들의 연구로 대답될 수 없는 선험적 원리를 탐구하는 분야이므로 ‘철학자들만이 선험적 원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견해를 많은 철학자들이 포기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철학적 탐구에 신경과학과 심리학의 발견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재평가하게 된 것이다. 셋째로 심리학은 ‘기억’과 ‘시각’과 같은 특정한 심적 과정에 대한 우리 이해에 대해 보다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그 연구는 ‘전통적 개념이 어느 정도 잘못 이해되었으며’ ‘신경 메커니즘의 기능이 어떻게 수행되는지’ 깨우쳐주었다. 넷째로 컴퓨터 과학과 컴퓨터 네트워크 모델링에 대한 연구는 ‘정보처리’, ‘표상’ 그리고 ‘계산’에 대해 우리가 초기에 가졌던 개념들을 버리고 새로운 개념들을 가지게 해주었으며, 적어도 일반적 의미에서 내성적 사고 아래 ‘마음-뇌 과정’의 문제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가르쳐 주었다.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통합 이론’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한 먼 이야기가 아닌 시대에 들어섰다. ‘신경 집단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설명해줄 이론을 찾고, 나아가서 ‘상위차원 기능’과 ‘하위차원의 신경 기능’ 사이에 이론적 공유영역을 찾는 일은 이제 얼빠진 과학자들이나 하는 암담한 이야기는 아니다. ‘뉴런(neuron)이 무엇을 하며,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이해하지 않고 ‘뇌-행동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확신은 신경과학이 그 이론적 기획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나의 확신은 신경과학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더욱 깊어졌고, 그래서 내 철학 연구 방향을 재확인시켜주었다. ‘뇌’와 뇌가 일으키는 ‘행동’을 이론화하는 일은 신경계(nervous systems)에 관한 세세한 사실들과 함께 커다란 개념적 체계 모두를 이해해야만 한다. 모든 차원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서 뇌를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뇌에 관한 더 좋은 이론적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넓은 의미로서 미시 이론(micro theory)과 거시 이론(macro theory), 즉 신경과학과 심리학의 상호 진화는 이 책 전체에 걸쳐 중요 방법론적 논제이다. 따라서 이 책은 철학과 신경과학을 상호적으로 소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더할 나위 없이 나는 이론으로 인정될만한 신경과학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책을 시작하고 싶었다. 이론적 발달 초기 단계에서 그런 이상을 추구하기 어려웠던 것은 ‘이론적으로 관련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이 희미했기 때문이다. 즉 실험 결과에 대한 이론적 중요성을 평가해줄 대담하고 당당하며 폭넓게 인정된 이론이 꼭 필요하지만, 신경과학 내에 뇌 기능에 대한 어떤 큰 규모의 이론도 아직 그런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이 말은 어떤 이론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쿤(Kuhn)의 의미에서 어떤 ‘지배하는 패러다임’도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기초 신경생리학’과 ‘기초 신경해부학’을 일부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신경학’과 ‘신경심리학’을 조금 들여다보고 나서, 신경계를 연구하는데 이용된 몇 가지 ‘연구방법들’을 면밀하게 다루고자 한다.
    나는 ‘신경과학’의 성과 중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연구 자료들을 남겨두어야 했던 점을 아쉽게 생각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대를 갖는다. 즉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기에, 이제 철학자들이 두려움 없이 신경과학에 대한 교재와 논평을 읽을 수 있으며, 10장에서 제시되는 새롭게 떠오르는 ‘이론 체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나는 그 이론 체계를 ‘큰 규모의 뇌 기능 이론이 어떤 모습이 될지’ 보여주는 예로 제시했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그 어떤 이론도 ‘지배하는 패러다임’의 자격을 얻지 못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철학자들에게 신경과학을 소개함에 있어, 그들은 신경과학의 어떤 사실들이 전통적 철학 문제들을 제거시킬 수 있는지 자세히 안내 받고 싶어 할 것이다. 나는 그런 방향에 맞춰 몇몇의 사례들을 제시하긴 했지만, 내 주된 논의의 초점은 뇌에 관한 모든 기술(description)에 들어맞는 ‘통합적․포괄적 이론’의 본성을 알아보려는 것이다. 만약 철학자들이 그런 질문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된다면, 과학이 신경계에 관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은 무식한 수준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만약 10장에서 논의된 이론 체계가 옳은 것으로 판결난다면, 적어도 마음에 관한 일부 전통적 철학적 질문들은 마치 노병처럼 단지 사라질 뿐이며, 그 자리에 아주 다른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다.
    제2부에서 나는 신경과학자들에게 철학을 소개하려 하였으며, 주로 과학철학에서 다뤄지는 심리철학을 소개하였다. 철학자들은 마음-뇌에 대한 통합 이론의 문제를 생각할 때 수많은 문제들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심리상태의 본성’이 무엇인지 설명하려는 이론은 어떤 것이어야 할지?) 일부 철학자들과 철학적 기질을 가진 신경과학자들이 보기에는 ‘마음-뇌에 대한 통합 이론을 내 놓는다’는 것은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목표로 보여 질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심리학적 기술 차원의 설명’과 ‘단세포 차원의 설명’ 사이에 커다란 개념적 차이가 있다는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또 ‘표상’과 ‘계산’의 본성에 관한 뿌리 깊은 이론에서, 그리고 ‘상호 이론적 환원의 본성을 잘못 이해한’ 데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런 추상적 차원의 많은 논제들은 여전히 상당수가 논쟁 중이며, ‘관습적 지혜’는 아주 큰 연못에 떠있는 작은 수련(lily pads) 다발과 같다. 그러나 철학자들은 특정한 핵심 논제(예를 들어 비물리적 마음이 존재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분명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그 발전으로 이 논의의 결과들이 명료하게 될 수 있다. 심리철학을 소개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며, 그래서 모든 종류의 ‘상식적 혼란’을 정화시키려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신경과학자들에게 ‘그런 추상적 문제들이 어떻게 다가올 수 있는지’ 하나의 조망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 조망이 결코 완전한 대답은 될 수 없어도, 철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에 의해 형성된 (내가 보기에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견해이다. 그 견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뚜렷한 모습을 갖는다. 하나는 ‘우리 정신생활의 본성에 관한 어떤 확신조차도 궁극적으로는 수정될 수 있다’는 주장이며, 다른 것은 ‘일반적으로 과학에서 상호 이론적 환원 이론’으로 표현된다. 이 두 모습은 마음-뇌에 대한 ‘통합 이론’을 찾으려는 시도를 지지하며, 모든 기술(description) 차원에서 ‘이론들의 상호 진화’를 예견하게 한다.
    그래서 신경과학과 관련된 철학적 논의는 ‘마음-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해줄 통합 이론의 본성과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포함한다. ‘상호 이론적 환원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나는 일차적으로 신경과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른 과학의 이론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하는 까닭은 신경과학이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오랜 역사를 지닌 성숙된 이론들과 이론의 진화를 거듭한 다른 과학들을 냉정하게 조사해봄으로써, 우리들이 직면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별할 수 있길 바라기 때문이다. 상호 이론적 환원은 이론들의 역사적 진화의 모습이며, 따라서 실제 예들을 참조함으로써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나는 연구의 밑그림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다른 철학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연구에 전념할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대를 갖는다. 즉 관련 과학이 철학적 의미와 일관되도록 하였으며, 신경과학자들이 당황하지 않고 관련된 철학적 문헌을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설명이 제시되었다는 기대이다.
    제1부와 제2부는 서로 독립적 분야이며 본질적으로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분야에서의 기획이 ‘마음-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로) 고안하려는 노력으로 모아지고, 제3부는 그 모아진 노력의 결실이다. 제3부에서 나는 신경과학의 ‘이론적 자격과 의미’를 논의하고, 새로운 이론들이 서로 관련된 세 가지 예를 보여준다. 이 부분은 ‘뉴런의 작용으로 몰 효과(molar effects)’를 설명하기에 아주 적절한 ‘큰 규모의 이론적 체계’의 예를 보여주며, 동시에 철학 연구와 신경과학 연구가 통합되는 예를 보여준다. 이렇게 ‘신경생물학에 근거한 뇌 기능 이론’이 철학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큰 이유는 그 이론들이 ‘표상’과 ‘계산’을 규정할 ‘새로운 패러다임’의 토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 예들은 ‘표상’과 ‘계산’을 오직 ‘심리학적 이론’에 의해서만 연구할 수 있다는 주장의 반례가 될 것이다.
    ‘표상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것이 ‘우리가 어떻게 볼 수 있고’, ‘목표물을 잡아낼 수 있고’, 혹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줄 토대가 되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가 그런 성취들에 대해서 심리학적 용어로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신경생물학적 용어로 생각할 것인지’를 대답해줄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표상의 작용 과정’, 즉 ‘계산’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이야기가 통한다. ‘표상’과 ‘계산’에 관련된 문제들은 오랫동안 ‘마음의 작용 방식’에 관한 ‘철학적 이론’에서 핵심 논제이었으며, 이제는 ‘뇌의 작동 방식’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이론’의 중심 논제임이 분명하다. 제3부의 이론적 예들에 대한 나의 선택은 ‘우리가 표상한다’는 것이 무엇일지에 관해서 극히 전통적인 철학적 편견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동시에 ‘뇌가 어떻게 표상하는지’에 대해 신경과학이 우리에게 상당히 많은 것을 가르쳐준 판단에 따라 이루어졌다.
    분명히 내가 선택한 이론이 오직 ‘철학’과 ‘신경과학’ 모두에게 영감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이론들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진실로 나는 그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실로 나는 실질적 이유, 즉 이만하면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끝내려 한다.
    지금까지 나는 ‘철학과 신경과학의 상호 협력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또한 ‘동물행동학(ethology)’과 관련된 ‘심리학적 과학연구들(psychological sciences)’에서도 그런 전망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런 분야의 학문들도 ‘마음-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통합 이론’을 얻으려는 기획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경 메커니즘에 의해 무엇이 설명될 수 있는지 알고자 한다면, 행동 변수를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리학에 의해 제안된 인지적․하부-인지적 과정에 대한 이론들이 신경생물학 이론들과 상호 진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런 이론들은 앞으로 발생할 상호 이론적 환원의 예가 될 듯싶다.
    그렇지만 나는 동물행동학과 심리학적 과학연구들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로 그다지 강조하지 않았다. 첫째, 마음-뇌에 대한 통합 이론의 가능성을 대표적으로 반대해온 입장은 그 주제가 아주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으로 철학적 논제이다. 만약 통합 이론에 대한 탐구의 정당성을 방어해야할 경우 나는 그런 반대 입장에 대해 철학적 대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둘째, 비록 심리학적 과학연구들이 적절한 원리와 관련 자료들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표상’과 ‘표상의 본성’에 대한 화제는 전적으로 철학적 문맥에서 논의되어왔다. 게다가 심리학과 동물행동학에서의 연구가 불충분했으며, 이것 자체가 스스로 세 번째 이유인 동시에 실질적 이유이기도 하다. 즉 이 책은 이미 충분한 분량이다.
    이제 ‘신경과학’과 관련된 ‘심리학적 과학연구’에서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기대를 갖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신경과학이 ‘과학’인 때문이며, 그 연구가 무지의 벽을 넘어 놀랍고도 새로운 발견을 주면서, 우주의 일부 모습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지 우리에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또한 그 연구는 우주의 특정한 영역인 우리 자신을 직접 다루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만들어주는 두개골 속에 축적된 거대한 흥분성 세포 집단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솔직한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무엇이며’, ‘자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발견하는 중이다. 이런 질문은 본질적으로 고대인이든 현대인이든 혹은 배움이 없는 사람이든 학자이든 간에 누구라도 철학적으로 상당히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다.
  • ?
    강인철 2008.03.25 15:13
    복사하여 여러번 정독하여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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