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모임

2007.11.20 16:26

TNGS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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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NGS의 적용





 (1) 지각 범주화(perceptual categorization)


세상은 범주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범주화한다.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식탁 위의 사과를 볼 때,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볼 때, 그것은 그저 우리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보는 것일 뿐이다.


뇌는 외부세계로부터 오는 신호를 나름의 방식으로 범주화함으로써 사물과 사건을 규정하고 인식(지각)한다. 예를 들어 탁자위의 꽃병으로부터 오는 빛은 눈, 시신경을 거쳐 시각피질을 자극한다. 이 자극으로 인해 시각피질의 특정 뉴런집단들이 자극을 받아 특정한 발화패턴이 형성되는데 이와 같은 패턴을 형성하는 뉴런집단들은 각각 색, 모양, 움직임 등의 속성을 규정한다. 예를 들어 시각피질의 V4영역에 있는 뉴런들이 발화하면 색을 지각하게 되고 MT영역의 뉴런들이 발화하게 되면 움직임을 지각하게 된다. 한편 이와 같이 각 속성을 규정하는 뉴런집단들은 구별되지만 신호 재유입(재입력, reentry)을 통해 항상 연관된 전체로서 반응한다. 또한 시각신호에 반응하는 뉴런집단들과 청각신호에 반응하는 뉴런집단들이 마찬가지 방식으로 연관되어 반응할 수 있다. 즉 더 큰 하나의 전체로 범주화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범주화란 신경생물학적으로 보면 뉴런들의 반응이 특정하게 연관되어 묶이는 것이다.





지각 범주화가 자극에 대하여 (거대한) 특정 뉴런집단들이 선택되어 발화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왜 하필이면 그런 뉴런집단들이 선택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사실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그것은 지각은 항상 행위(운동, 반응)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마뚜라나의 표현을 빌리자면, “함이 곧 앎이며 앎이 곧 함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행위하는가? 우리 내부의 욕구 - 좀 더 생물학적으로 표현하자면 항상성 유지라고 하는 생물의 본질적 성향 -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따라서 어떤 자극에 대해 특정한 뉴런집단들이 선택되는 것은(특정한 범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특정 지각이 형성되는 것은) 그와 같은 선택이 유도한 행위가 우리의 본질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와 같은 선택이 적응적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지각 범주화는 세계와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1930년대 독일의 동물행동학자인 웩스쿨이 제안한 움벨트(환세계)라는 개념은 흥미롭다. 움벨트는 생물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개개의 동물들은 각각 다른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은 개미가 경험하는 그것과는 엄연히 구별된 공간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숲이라도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에 따라서 그리고 그 동물의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 어느 세계가 더 실재적인가 하는 것은 알 수 없다 아니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그저 저마다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셈이다. 그리고 그 색안경을 끼지 않고는 세상을 볼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앞서 나는 V4영역의 뉴런들이 발화함으로써 색을 지각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사물을 본다고 하더라도 V4영역에서 항상 같은 뉴런집단(뉴런 연결망)이 발화하는 것은 아니다. 매번 다른 뉴런집단들이 선택된다.


이와 같은 선택의 기준은 또 무엇인가?

과연 선택되기는 하는 것일까? 혹 구조적으로 허락되는 한계내에서 무작위적으로 선택되는 것은 아닐까?

다른 한편 매번 서로 다른 뉴런집단들이 선택되어 발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사물은 항상 같은 것으로 지각한다. 이를 지각의 신경생물학적 토대가 ‘degenerate'하다고 표현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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