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이루는 물질

by 엄준호 posted Nov 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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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이루는 물질은 특별한 것이 없다. 즉 뇌 또는 뉴런을 구성하는 물질은 세균이나 효모와 같이 마음이 없는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과 동일하다. 따라서 뇌의 물질적 구성으로부터 마음의 본질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는 없다.




마음의 본질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는 뇌를 구성하고 있는 뉴런들의 역동적 배열에 있다.




우선 뇌를 구성하고 있는 뉴런들의 수는 약 100억개 정도로 매우 많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뉴런들이 만들어내는 network이다. 하나의 뉴런은 수천에서 수만개의 다른 뉴런들과 시냅스를 통해 연결되어 방대한 연결망을 형성한다. 뉴런과 뉴런의 연결점인 시냅스는  성냥개비 머리만한 뇌 조각에 약 10억개가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시냅스들의 다양한 연결 조합을 고려한다면 그 수는 101,000,000이 된다. 참고로 우주 전체에서 양전하를 띤 입자의 수가 대략 1080이다. 이와 같으니 뇌를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라고 부르는 것이다.




뉴런들의 방대한 network라는 특징 외에 뇌 기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사실은 이와 같은 network의 미세구조 - 뉴런들이 서로 어떻게 시냅스를 형성하고 있는가?-가 개체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뉴런들의 network는 microprocessor chip의 배선과는 달리 개체들마다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변이성을 보인다. 다시 말해 뉴런들의 network 형성은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결정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즉 상이한 미세해부학적 구조를 갖는 두 개의 뇌가 어떻게 동일한 입력에 대하여 동일한 출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어떻게 두 사람은 하나의 사과를 같은 것으로 지각하는가?



뇌 기능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map과 mapping이다. 뇌는 수 많은 map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map은 동일한 기능에 관여하는 뉴런들의 집합이다. 감각뉴런들과 중간뉴런들은 자신들의 축색을 뻗어 mapping함으로써 뇌의 map을 규정한다.

어떤 종류의 지각도 수 많은 map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이때 제기되는 의문이 바로 결합문제(binding problem)이다. 즉 수 많은 map들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지각과정이 어떻게 지각자에게는 통일되어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다. 시지각을 예로 들자면 우리가 사물을 볼 때 뇌의 서로 다른 부위에서 각각 색, 모양, 움직임 등이 따로 지각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사물 즉 통일된 상을 본다. 누가 혹은 무엇이 그러한 통일된 세계상을 구성하는 것일까?

뇌의 계산, 혹은 어떤 알고리듬 아니면 뇌 속의 소형인간(homuncu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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