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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3 21:08

활쏘기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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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자가 체험한 궁도와 선에 대한 보고서
전 세계인들에게 영감과 열정을 일깨운 경이로운 고전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 오이겐 헤리겔이 1920년대에 일본에 객원교수로서 체류하는 동안 배웠던 궁도와 선에 대한 보고서이다. 서양 문화권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동양적 선의 세계를 가장 인상적으로 만났다.『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같은 경우 젊은 시절 자신의 영감과 열정을 일깨워 준 책으로 이 책을 꼽을만큼 20세기의 고전으로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저자는 동양의 활쏘기를 배운 경험을 통해 활과 화살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 그 이상이 있다는 것에 대해 깨닫는다. 그리고 합리적 지성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초월적인 영역, 어떤 기술을 완전히 익힌다는 것의 본질, 모든 예술적 작업의 본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이러한 가르침에 대해 주목하게 하고 그 가르침의 실천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되어 가는지, 그저 참고 기다리십시오'라는 궁도 스승의 가르침이 독자들의 삶을 바꾸는 실천적 원동력으로 전환될 것이다.1. 이 책은 - 서양 철학자의 궁도와 선에 대한 보고서

이 책은 저자 오이겐 헤리겔(1884-1955) 교수가 1920년대에 일본에 객원교수로서 체류하는 동안 일본 궁도의 명인 아와 겐조(阿波硏造, 1880-1939)로부터 배웠던 궁도와 선(禪)에 대한 보고이다. 이 책은 1948년 독일에서 처음 출판되고 1953년 영역본 및 1956년 일역본을 포함해 12개 국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자기 계발의 길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의 독서가 중요한 경험으로 회자되면서 오늘날 20세기가 낳은 ‘경이적인’(D. T. Suzuki)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서양 문화권의 많은 독자들, 특히 지식인과 사회 엘리트 계층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동양적 선의 세계를 가장 인상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나아가 그들 엘리트 독자들은 이 책에서 얻은 강렬한 감흥과 깨달음을 자신들의 일상 생활과 활동 영역에서 실천하면서, 이 책을 삶의 귀중한 지침으로 삼게 된다. 대표적으로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히는 파울로 코엘료 같은 경우 젊은 시절 자신의 영감과 열정을 일깨워준 책으로 바로 이 책을 들고 있다. 실제로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인 『연금술사』의 주제는 그 원형이 바로 이 책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느낌이 있다.

서양의 학자로서 동양의 활쏘기를 배운 경험을 보고한 이 작은 책이 그토록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궁도, 즉 ‘활쏘기의 기예(der Kunst des Bogenschiessens)’에서 중요한 것은 활과 화살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궁도의 명인으로부터 배우고 이 책을 통해 보고하고 있는 것은 그 동안 합리적 지성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초월적인 영역, 즉 어떤 기술을 완전히 익힌다는 것의 본질, 모든 예술적 작업의 본질, 난관을 넘어선 삶의 실천을 두루 일관하고 있는 가르침이다.

우리에게 그러한 가르침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가르침의 실천에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글자 그대로 ‘경이적인’ 이 책의 목적이자 기여이다. 그 동안 수많은 독자들에게 끊임없는 영감과 열정과 실천적 힘의 원천이 되어 온 20세기의 중요한 고전임에도 국내에는 이제야 비로소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을 통해 우리 독자들도 교사는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은 학생의 입장에서, 경영자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직장인은 직장인의 입장에서 각자의 깨달음과 의미에 따라 ‘단전’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힘을 실감 있게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2. 이 책의 내용 - 삶을 바꾸는 실천적 힘

서양 문화권과 일본에서 헤리겔의 이 책이 나온 이후에 선에 관한 다른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 책은 계속해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비단 서양과 일본만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이 책이 번역 소개되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독자들은 원서로 또는 영역본·일역본으로 이 책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의 그런 힘과 매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하나가 아닐 것이다. 시대에 따라서 그리고 독자의 관심사에 따라서 이 책의 매력은 다른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반에 있는 것은 서구적 이성주의의 관점에서 궁도를 이해하려는 독일인 저자의 시도와 그에 대해 시종일관 직관적이고 논리 초월적인 정신으로 대응하는 일본인 궁도 스승, 이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문화적 만남 또는 충돌의 과정이 생생하게 서술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신비적 체험’으로서의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하지만 뜬구름 잡는 식의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치는 않지만 어떤 구체적인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느낌’은 우리가 매일같이 겪으며 성취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현실의 가능성과 한계를 관조하고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원동력으로 전환되어 나타난다.

처음에 저자는 활을 제대로 당기지도 못해 오랫동안 고생을 한다. 그러다가 스승이 가르쳐 준 호흡법을 익히자 마침내 성공할 수 있었다. 왜 처음부터 올바른 호흡법을 말해 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듣는다. “만약 수업을 호흡법에서 시작했다면, 아마도 호흡에 결정적인 것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신은 먼저 스스로의 거듭된 시도를 통해서 좌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후에야 비로소 던져 주는 구명 튜브를 움켜쥘 준비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요령 있게 배울 수 있는 것을 왜 신물이 날 정도로 세심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하는가를 깨닫고, 다시 또 오랜 노력 끝에 마침내 목표도 의도도 잊고 “대나무 잎에서 미끄러져 내리는 눈처럼” 화살을 쏠 수 있게 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그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철학자인 그로서는 아직까지 “궁사는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겨냥한다”는 식의, 지성의 접근이 불가능한 영역이 있음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성주의적 논리를 고수하던 저자가 마침내 초월적 경지를 인정하고 승복하는 다음과 같은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 중의 하나이다. (8장 ‘어둠 속의 표적’)

“선생은 의식을 ‘춤추었다.’ 그의 첫 번째 화살은 밝은 사대를 벗어나 깊은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화살이 꽂히는 소리를 통해서 표적에 명중했음을 알았다. 두 번째 화살도 명중했다. 내가 표적대의 불을 밝혔을 때 나는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화살이 표적 정 가운데의 검은 점에 꽂혔고, 두 번째 화살은 첫 번째 화살의 깃을 찢고 더 나아가 대를 약간 쪼개면서 역시 검은 점에 나란히 꽂혀 있었던 것이다…. 이 두 개의 화살로 선생은 분명히 나도 명중시켰다. 밤새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나는 더 이상 내 화살에 대해서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걱정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았다.”

그 화살은 우리들 수많은 독자들도 명중시킨다. “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하면 될지를 궁리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배우는 과정에서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한시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되어 가는지, 그저 참고 기다리십시오.”라는 궁도 스승의 가르침이 마침내 우리의 삶을 바꾸는 실천적 원동력으로 전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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