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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플라톤의 카메라>

폴 처칠랜드의 신경철학책을 꾸준히 번역해 오신 박제윤 교수님의 <플라톤의 카메라-폴 처칠랜드>강연이 6월 24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 3층 교육관에서 있습니다. 철학도 들어가고 신경과학도 들어가니 약간은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처 책을 읽어보지 못한 분들은 강연을 듣고 개념 정리를 하고 책을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백북스 하는 날! 24일 금요일 저녁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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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윤 교수님이 교수신문에 게재하신 ? 플라톤의 카메라 간단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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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의 제목이 하필이면 “플라톤의 카메라”인가? 일찍이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사는 플라톤의 주석서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역자는 감히 이 책을 통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처칠랜드는 서양 철학사에서 플라톤의 주석서 쓰기를 이제 마친다.” 플라톤 이래로 철학의 중심 주제들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우리가 어떻게 개념 지식을 가질 수 있는가이다. 그는 당시에 피타고라스 기하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아마도 모래판 위에 그린 도형을 보면서 학생들과 기하학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의 철학적 반성에 따르면, 기하학을 논의하는 학자는 모래 위에 대충 그려진 그림 자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며, 감각적 지각과 다른 의미에서, 이성적으로 알 수 있는 상상적 도형을 두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기하학자는 눈에 보이는 그림이 아닌, 진짜 기하학적 도형, 즉 실재(reality)를 다룬다. (이런 이유에서 플라톤은 실재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새로운 철학적 인식에서 플라톤은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그러한 완벽한 도형에 대한 앎을 우리가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즉, 대충 그린 원의 지각을 넘어 우리는 어떻게 완전한 원을 알 수 있는가?

고대 플라톤의 질문은 현대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문명 속에서, 그리고 그 발달을 위해서도 필히 대답되어야 한다. 인류의 지성사는 수많은 전문 분야에서 무수히 많은 지식들을 생산해내었으며, 그러한 지식들 대부분은 직접 감각을 넘어서는 개념적 지식들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일상적으로 그리고 학술적으로 사용하는 그 ‘개념’이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물리적 장치 또는 회로가 어떻게 그 추상적 개념, 철학 용어로 말해서 ‘보편자(universals)’를 담아내는가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물리적 뇌가 추상적 보편자의 풍경을 어떻게 담아내는가?”이다.) 오랫동안 철학자들은, 우리가 무엇을 인지하려면 경험에 앞서, 즉 선험적으로(a priori) 개념 또는 보편자 또는 범주 체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책은 그것을 과학적으로 해명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인간처럼 개념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이 가능하며, 그리고 어떻게 가능한지도 말할 수 있다. 나아가서, 과거 서양에서 컴퓨터 개발에서 그러했듯이, 인공지능 연구에 철학적 사고가 중요하게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볼 수 있다.

패트리샤 처칠랜드가 2013년 한국에 잠깐 방문해서 강연했을 때, 많은 청중들은 “철학은 원래 그렇게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야가 아닙니다”, “철학은 원래 과학과 구분되는 분야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여주었다. 또한, 전문 학자들 역시, 그들이 현대 과학철학과 분석철학을 소개받은 학자라면 누구라도, 철학적 태도란 자연적 태도가 아니라 선험적 태도에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매우 강하게 주장하곤 한다. 이제 그들의 반응에서 무엇이 잘못인지, 즉 원래 철학이 과학과 어떻게 관련되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서로 깊게 관련하고 있는지 간략히 이야기하겠다. 아래의 서양 철학사 이야기는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으며,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지만, 선험철학을 주장하고 싶어 하는 학자들이 특별히 외면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다.

서양 철학에서 선험철학을 가장 잘 보여준 대표적인 철학자는 칸트였다. 칸트가 선험철학을 추구했던 근거와 이유는, 수학, 유클리드 기하학, 뉴턴 역학 등의 지식이 “선험적 종합판단”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후대에 선험철학을 추구하게 만든 다른 근거와 이유는, 버트런드 러셀을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이 현대 기호논리학을 발전시켰던 일과 관련이 있다. 이후의 철학자들이 보기에 여러 철학적 난제들이 기호논리학을 이용하여 그 난제들을 언어적으로 분석하고 해소할 수 있으며, 따라서 철학은 그러한 언어 분석의 선험적 탐구에 머물러야 한다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현대 철학자들은 그 탐구가 해볼 만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사실상 전통 철학은 오래전부터 언어 분석을 중요 방법론으로 채택해왔으며, 그로 인해서 상당한 성과를 이루어낸 측면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과 칸트의 범주론은 모두 문장에 대한 분석의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칸트의 생각이 틀렸다고 보여준 철학자는 없었지만, 수학에서 괴델의 불완전성 이론, 비유클리드 기하학,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의 등장으로 인해서 칸트의 선험적 종합판단은 그의 기대와 다름이 드러났다. 한마디로 칸트가 선험철학을 추구해야 했던 디딤돌이 ‘과학자들에 의해’ 치워져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럼에도 지금까지 많은 철학자들은 그의 태도를 따른다.) 그리고 특별히 전통적 인식론의 목표가 ‘지식이란 참인 정당화된 믿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기대할 수 없음을 게티어(Edmund Gettier)가 보여주었다(Gettier 1963). 또한 실용주의 전통에서 콰인(W. V. O. Quine)은 ‘선험적 분석성’에 대해 과거 철학자들의 기대와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리고 괴델의 불완전성 이론을 들어 논리적 체계화의 한계를 지적하고선, 그물망 의미론의 배경에서 ‘자연주의 인식론’을 제안하였다. 그런 콰인의 제안에 따라서, 처칠랜드는 인식론을 과학화하는 작업에 일생을 바쳐왔다. 이렇게 과학사 및 철학사의 배경에서 처칠랜드 부부의 자연주의 철학, 특히 신경인식론(neuroepistemology)이 나왔으며, 따라서 그들의 연구 방향은, 요즘 뇌 과학이 발달하다 보니 어쩌다 주장해보는 편협한 철학이 아니라, 서양 철학에서 주류의 흐름에 속한다는 것이 역자의 입장이다.

끝으로, 역자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지는 않겠지만, 그 대신에 역자가 바라보는 이 책의 함축적 의미를 간략히 밝힐 필요는 있겠다. 이 책은, 현대 신경과학과 인공 신경망의 연구 성과에 근거하여 전통 철학의 여러 인식론적 물음들에 대답해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추상적이며 보편적인 ‘개념’ 및 ‘일반화’를 어떻게 습득하는지, 뇌의 추론(혹은 계산)의 본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무수한 배경지식들을 일거에 고려할 수 있는지, 특별히 ‘가추 추론(abduction)’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시 말해서, 우리가 ‘은유’ 혹은 유비적 사고를 어떻게 할 수 있어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나아가서 우리가 ‘문화’를 이해하고 누리는 능력을 어떻게 가지는지 등등을 그는 뇌의 관점에서 ‘가설적으로’ 해명한다. 이러한 설명에 기초하여, 우리는 새로운 인공지능을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딥 러닝(deep learning)이 어떤 인식론적 함의를 가지는지, 빅 데이터(Big Data) 분석을 위해 철학적으로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지 등등을, 이 책은 숙고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철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문화,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학자들에게 활용될 인식론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이 신경철학 책은 많은 현대 학문들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줄 단초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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