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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이문열의 초한지가 완간된다고 한참 초한지 열풍이 풀었던 십년도 넘은 어느 때에 열권도 넘는 초한지를 완독할 자신은 없고 빨리 읽고는 싶어서 “한 권으로 당당하게 끝내는 초한지“를 읽은 적이 있었다. 압축판으로 한권에 끝내면서 삼국지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지금 지나고 나니 남는 건 등장인물 항우, 유방과 ‘나를 알고, 남을 알고, 때를 알던’ 장량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는 정도이다. 아~ 덧없도다.

 

철학은 언제나 무겁고 진지하지만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대넓얕”등의 책으로 얄팍하게 기웃거려보았다. 한권으로 초한지를 떼는 게 욕심이었던 것처럼 철학을 한두 권으로 끝내보려고 했던 건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번 회차의 책 역시나 그런 얄팍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한국사시험을 준비할 때 선사시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매번 시험을 맞았던 것처럼, 철학을 공부할 때 매번 소크라테스를 넘지 못했었다. 이 책도 다른 철학책처럼 서문을 넘어서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저자는 조직개발이나 인재육성 관련 컨설턴트답게 ‘사람, 조직, 사회, 사고’를 키워드로 철학의 포인트들과 결합시켜 설명해준다. 다행히 핵심내용 설명과 키워드 연결 후 단락을 마무리지어주는 치고 빠지기(?) 덕분에, 자칫 지루해질 시점에 다음으로 넘어가서 읽기에는 매우 수월했다.

 

저자가 미리 언급했듯이 ‘조직과 인재에 관한 컨설팅과 실생활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유용성을 토대로 편집’이 이루어지다보니 피부와 와 닿는 직접적인 이야기도 많고,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서 편집해주다보니 엑기스만 접하게 된다. 간혹 현실적이지 않은 상상이나 제안이 나오면, 오히려 내가 구시대의 사고방식으로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뒤틀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나는 철학의 선사시대에 머물러 있다. 한 권으로 당당하게 끝내지도 못한 채 철학이라는 ‘무기’ 대신에 철학의 ‘무게’가 다시 남게 되었지만, 초한지가 시대를 넘고 시간이 지나도 흥미로운 이야기 듯이 철학도 삶에 진지함을 더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생각 도구’이다. 

 

 

 

20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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