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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허지원 지음/ 홍익출판사

 


내가 상처받지 않기로 마음먹은 이상
어느 누구도 내게 상처를 입힐 수 없다.
  - 간디

 

 

이따금 생각나는 간디의 위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깊은 상처를 입은 순간에 떠오른다. 그러지 않겠노라 다짐해도, 다시 누군가에 의해 상처를 받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된다. 아프다는 핑계로 외면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혼자서 아프고 만다. 나는 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매정할까.

 

앞서 읽었던 “당신이 옳다”라는 책처럼 지금 이대로 괜찮다고 다독여준다. 낮아진 자존감과 약해진 마음을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의 측면으로 접근해서 탐색해볼 기회를 준다. 생소한 말인 ‘상태 자존감state self-este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삶의 맥락과 고비에 따라 자기 가치감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모두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하는 유동적인 자존감을 끌어안고 살고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인정욕구를 채우기 위해 얼마나 소모적이고 심지어 파괴적인 짓을 하는지 지적한다. 타인의 인정이 의미 없는 이유는, 어차피 서로의 기억은 엇갈리고 서로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마음 안에서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이다. 그때와 지금의 마음이 다르지 않다고 항변해도, 구름이 바람에 흘러 저만치 가버리듯 서로의 기억과 마음은 시시각각 그렇게 모였다가 흩어진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흩어져 부서진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지금까지 몰랐던 나를 알아가고 아직도 유아적인 수준에서 생각하고 반응하고 힘들어하는 나를 ‘재양육’해줄 사람도 나 자신이다. 나에게 매정하지 말고, 너무 다그치지 말고 좀 더 너그럽고 편안하게 대하라고 조언한다. 친절히 버터플라이 허그(자신의 양팔을 X자로 포개어 반대편 어깨에 손을 얹고, 번갈아가며 어깨를 토닥임)의 방법도 알려주는데 효과는 아직 잘 모르겠다.^^
 
책을 읽는 건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거울을 마주하고서야 내 얼굴을 들여다보듯, 책을 마주하고서야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바삐 지나치는 거리의 유리에 얼핏 비치는 내 모습이 아니라 찬찬히 나를 바라보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거울을 보고 얼굴에 거뭇을 털어내 듯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내 마음에 그림자를 덜어낸다. 이젠 저만치 달아나는 구름에 마음이 바빠지지 않겠지. 적어도 나로 인해 상처받지는 않겠지.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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