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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13:30

휴보

조회 수 2657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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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요? 애증의 관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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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경수 . 사진 | 박혜영

“에일리언이라는 영화에서 시고니위버가 조정하는 로봇을 보고. 그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육중한 쇠 덩어리가 어떻게 움직일까? 이 질문은 아직도 가슴속에 품고 있어요.”

 

20년 전 영화 속 로봇을 동경하던 소년은 지금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다. 탑승 가능한 로봇인 FX-1을 개발할 땐 직접 기구를 설계했다. 로봇을 설계하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 주인공인 카이스트 휴보랩의 이정호 박사. 대전에 있는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로봇하면 흔히 휴보 같은 이족보행 로봇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로봇은 좀 달랐다. ‘자동화라는 말이 들어가면 전부 로봇’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대학교에서 자동차공학 분야 중 전자제어를 전공했다. 졸업 후 카이스트로 진학해 로봇을 만났다. 로봇과 자동차공학. 어딘가 모르게 언밸런스하지만 의미를 확장하면 동일하게 로봇에 적용된다. 그가 휴보랩에 온 2004년 로봇의 전자제어 부분을 담당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인간에 비유하자면 신경계를 구성하는 작업인 셈이다.

휴보 개발은 2002년에 시작됐다. 애초 의도는 그간 집약한 기술을 연구할 목적이었다. 운동성을 실험하기 위해 제작한 한 쪽 다리가 전부였다고 한다. 한 쪽 다리를 시작으로 기본적인 운동실험을 마친 후 2003년도에 비로소 상체가 완성됐다. 움직임도 단순했다. 관절을 구부리고 일어서는 수준이었다. “2003년 말쯤에 걸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휴보의 전신인 KHR-3에 와서야 걷기 시작했죠.” 휴보가 세상에 알려진건 우연한 기회였다. 테스트와 보완작업이 한참이던 2004년 무렵 한·영 산업기술포럼에서 국내 기술을 홍보할 로봇이 필요했다. 당시 휴보는 국제행사에 선보일 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급한 나머지 우선 개발된 몸체를 먼저 보냈어요. 몇 일뒤 팔 부분을 완성해 뒤따라 갔습니다.”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민첩함 덕분에 이날 공식적으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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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을 위해 제작한 초기 휴보의 다리






로봇의 경우 리얼타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기 운영체제로 도스를 사용했다. 점점 비주얼적인 요소가 강화돼서 지금은 윈도우XP를 사용한다. ITX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윈도우 커널을 건드려서 리얼타임을 사용한다. 드라이버를 직접 개발도 해봤지만 완성도 면에서 부족했다. 로봇은 가속력과 외부충격 등 구동환경이 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됐다며 고성능의 DSP를 써서 직접 운영체제를 포팅해서 사용할 생각이라며 자체 운영체제를 구상중이라고 한다.

한번은 대통령 앞에서 시연하던 도중 멈춘 적이 있다. 다행히 가만히 서있는 걸로 오인해 위기를 넘겼지만 가슴이 철렁했다. 로봇이 작동 중에 망가지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내부적으로 시연할 땐 문제가 없지만 이동 중에 문제가 생긴단다. 외형을 덮으면서 미세한 와이어만 끊어져도 문제가 발생한다. 휴보의 경우 세팅에서 작동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일본의 아시모는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로봇 개발의 어려움이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창조와 실용사이에서 길을 잃다

로봇 개발의 발전 속도를 보면 세계 2위 수준이다. 순위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알다시피 일본이 1위고. 그 다음이 유럽과 미국이다. 일본과 한국이 기구적 움직임에 집중했다면, 유렵과 미국은 영상인식과 인공지능을 타깃으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집중하는 분야가 달라서인지 로봇을 바라보는 시각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이슈는 로봇의 역할 문제다. 산업용 로봇이 반복적인 처리를 목적으로 한다면 휴머노이드는 아직까지 창조적 실험 수준이다. 그는 휴머노이드의 의미를 “인간이 가장 창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사람을 닮은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닐까요. 이런 의미로 접근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사람 같아 보이는 무언가...”라고 말했다. 작금의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이정도다. 사람들의 기대치에 비해 기술력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인간이 걷는 메커니즘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니 갈 길이 아직 멀다.

휴머노이드 개발은 여러 기술들이 집약된 복합 시스템이다. 전자공학, 인지공학, 컴퓨터공학, 디자인 등 집약할 때 생기는 기술이 산업전반에 응용되는 기술로 쓰인다. 로봇을 왜 만드냐는 질문은 ‘왜 달에 가느냐’는 질문과 같다고 했다. 달 까지 가기까지의 기술력이 그 대답을 대신한다.

알버트 휴보의 외형 디자인은 산업디자인학과와 협업을 했다. 당시 박사과정이던 멤버는 졸업 후 다른 학교로 가서도 개발에 참여중이라고 했다. 여러 파트에서 자체적으로 작업한 후 성과를 합치는 과정으로 로봇이 완성된다. “로봇에 들어가는 모든 장비는 직접 개발합니다. 자체적으로 설계하다 보니 기성품은 맞는 게 없습니다.” 핵심부품만 구입하고 모든 걸 제작한다고 하니 그들의 열정과 실력을 가늠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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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통해 세상과 만나다
휴보가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국제행사와 기관에 초대된다. 와이어드(www.wired.com)가 주최하는 ‘NextFest’에 3회 연속 초청됐다. 우리가 방문한 날에도 알버트 휴보는 서울에 있었다. 초기엔 행사 때 마다 네 명의 연구원이 동행하다 보니 연구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품이 드는 일이지만 다른 나라의 로봇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다.

서로의 로봇 기술이 대외비인 만큼 국제행사장은 총성 없는 전장이나 다름없다. “우리도 아직 아시모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몰라요. 학회 발표 때도 기본적인 플로챠트를 공개하는 수준입니다. 사실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죠.” 보편화된 기술이기 전에 경쟁관계라서 더하다고 한다. 다른 피사물의 경우 여러 아이디어를 참고하지만 ‘휴머노이드는 참고할 만한 게 없다’며 창조의 고통을 토로했다. 요즘 들어 부쩍 정체됨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가 하는 게 늘 새로운 거다’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임한다고 한다. 일과의 대부분이 로봇 연구다. 10시 출근해서 2시쯤 퇴근한단다. 이정도면 이정호 박사와 휴보의 애증관계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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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사진기자 취재 일정을 못맞춰 와이프와 함께 휴보랩에 갔었습니다.

 

저는 취재, 와이프는 사진찍고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 ?
    송윤호 2007.12.11 13:30
    기사 잘 봤습니다. 마지막 부부의 사진이 로봇과 어울려도 참 아름답다는 느낌을 주는군요 ^^
  • ?
    임성혁 2007.12.11 13:30
    벌써 로봇의 인권헌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디에선가 들리던데요.몸을 이루고 있는 재료로 봐도 공통된게 몃몃있죠?ㅎ
  • ?
    송나리 2007.12.11 13:30
    부부의 합작품! 멋집니다.
  • profile
    김홍섭 2007.12.11 13:30
    전에 신화창조의 비밀에서 휴보의 탄생에 대해 나온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정말 대단한 사람들 입니다. 로봇에 관심이 많은 저로썬 그저 감탄뿐입니다.
    좋은기사,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조동환 2007.12.11 13:30
    기사 잘 읽었습니다. 두분이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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