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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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유명한 영화감독 빅터 플레밍의 39년작 <오즈의 마법사>, 이 영화를 얼마만에 보는건지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뮤지컬 영화를 반복해 보는 습관이 없어 어린 시절의 기억만 어렴풋이 안고 살아왔습니다. 쇼트와 씬, 시퀀스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저도 어제 보면서 알았습니다.


  물론 많은 영화 교과서들에는 <오즈의 마법사>가 인용되어 있어 이 영화가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구나 정도만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많은 판타지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작품이 <오즈의 마법사>였다고만 알고 있었으나, 제대로 알지는 못했었습니다. 판타지의 원전을 보는 즐거움이랄까요. 영화를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오즈>의 쇼트(이미지)를 그대로 베껴낸 <반지의 제왕>이었습니다. 이야기 구성도 비슷해 혹시 피터 잭슨 감독이 <오즈> 시나리오를 레퍼런스로 삼아 <반지의 제왕>을 쓴건 아닐까라는 의심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비교1. <오즈의 마법사> 서쪽 마녀 성의 쇼트 vs. <반지의 제왕> 모르도르의 관문 블랙게이트의 쇼트




 
                                                              vs.








비교2. 치명적 위험이 숨어있는 오즈의 에메랄드 성의 이미지와 색상 vs. 나즈굴 성의 이미지와 색상



                                                              vs.




<반지의 제왕>이 근래에 최고의 판타지이듯, <오즈의 마법사>는 대공황에서 막 벗어나기 시작한 당시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판타지였을 것입니다.



 또한 <오즈>는 30년대 유행하던 3색 테크니컬러 기법과 흑백기법의 병행사용으로 독특한 미학을 성취해낸 영화이기도 합니다. 3색 테크니컬러 기법의 특징은 색감이 제한적이어서 화려하거나 과장되어 오즈의 환상세계를 만끽하는데, 더할나위 없었습니다. 반대로 단조로운 흑백을 통해 도로시의 고향, 캔자스의 무료한 풍광 혹은 포근함을 훌륭하게 표현했죠. 화려한 오즈와 누추한 캔자스 시골마을간 대비를 통해 꿈과 현실, 위험과 평화, 허영과 만족 등등 보는 이에 따라 여러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다중적 의미를 품고 있는 텍스트였습니다.



 흑백과 컬러를 교차하면서도 유일하게 색상이 그대로 였던 잿빛 멍멍이 토토는 무엇을 상징했을까요? 아마 도로시가 오즈와 캔자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았던 동심이었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공감하실 것입니다.












  *어제는 회원이 많치 않을 것이라는 제 예상을 뒤엎고, 충대 학생들이 소문을 듣고 꽤 많이 찾아와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대학1~2학년 젊은 학생들이 따분하리라는 고정관념을 주는 고전영화를 가볍게 즐기는 것을 보고 그들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강의시간까지 진지하게 들어준 학생 가운데에는 학교에서 냈다는 독립영화 숙제에 난감해하던 터에 까페에서 독립영화 근처에 있는 사람이 영화해설을 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이는 운명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잠시나마 행복한 인연들이었습니다.


  *제 목 아플까봐, 마이크 달린 비싼 앰프를 마련해준 까페 사장님들 눈물나게 감사합니다. 덕분에 영화 사운드도 더 풍부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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