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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를 꼭 맞게 읊조리려고
몇 개의 수염을 배배 꼬아 끊었던가.


吟安一箇字
撚斷幾莖髭

- 노연양


 


구구절절 길고 긴 사연을 늘어놓기보다 잠깐의 눈 맞춤이 모든 것을 설명할 때가 있다. 시를 읽을 때가 그러하고, 특히나 한시를 읽다 보면 간결하게 정돈된 시구 안에서 오히려 답답함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느낀다. 한시를 읽으면서 나는 마음이 밝아지고 정신이 맑아지지만, 누군가는 한 수의 시를 위해 얼마나 많은 수염을 배배 꼬아 끊었을까... 


요즘 들어 중국어 열풍이 불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자와 한문은 사람들에게 부담스럽고 어려운 대상이다. 그러나 강연해주신 김갑기 교수님의 책 <고전의 향기에 취하다>에서도 언급하셨듯이, “한문을 가르치자는 것보다 한문으로 기록된 인문전통을 체화하자는 것”이다. 중국역사는 물론 우리나라 역사에 남겨진 수많은 고전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르침을 준다. 소리와 뜻을 모두 담은 한자로 이루어진, 번역에 따라 맛을 달리하는 고전을 읽으면서 ‘인간의 속됨으로 인한 영혼의 병’을 치유하고 ‘감성적 근육’을 키워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이뤄야한다고 강조하신다.  


독서모임에 강연을 오신다고 미리 준비해 오신 유인물로 “男兒須讀五車書 : 사내는 모름지기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讀書百遍義自見 : 책 읽기를 백 번 하면, 뜻이 절로 드러난다”를 설명해주셨다. 이외에도, “동우의 삼여론三餘論”은 “1)세지여歲之餘 : 겨울은 사계절 중 비교적 한가한 때, 2)일지여日之餘 : 밤은 하루의 여가, 3) 시지여時之餘 : 비 오는 날은 때의 여가”라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비오는 겨울날 밤에 나는 다 못 읽은 책을 마저 읽고 늦은 후기를 쓰는가보다.ㅎㅎ 


조선 중기의 문신이었던 상촌의 글 중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루에 착한 말을 한 가지라도 듣거나, 착한 행동을 한 가지라도 보거나, 착한 일을 한 가지라도 행한다면, 그날이야말로 헛되게 살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것은 비단 조선시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새겨야할 이야기이다. 고전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여전히 은은한 향기를 지니는 이유이다.

시 한 수에 세상을 담고, 시 한 수로 세월을 낚았던 선인들의 기개와 지혜가 존경스럽다.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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