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게시판

조회 수 44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 강신철 교수님의 오지랍으로 부산에 계시는 강은교 시인이 오신다.
1960년대 젊은 시인 중에서도 최고의 여류시인 이셨던,
1970년대 대학을 다녔던 젊은이들에게 30대 초반의 여류시인은
동경의 대상이자 환상 속의 그녀.

대학시절의 기억 속에
얼굴 한번 보는게 소원이었던 시인이
백북스홀 코 앞에서 뵐수 있게 되어
가슴이 보름 가까이 뛀것 같다.

그녀가 26세에 쓴 <풀잎>은  그 당시 쳥년들에게는 코카인 같은 마약이었다, 잠깐 사이에
우리를 환상으로 인도해주는



풀잎              강은교


  아주 뒷날 부는 바람을


나는 알고 있어요.


아주 뒷날 눈비가


어느 집 창틀을 넘나드는지도.


늦도록 잠이 안 와


살(肉) 밖으로 나가 앉는 날이면


어쩌면 그렇게도 어김없이


울며 떠나는 당신들이 보여요.


누런 베수건 거머쥐고


닦아도 닦아도 지지 않는 피(血)들 닦으며


아, 하루나 이틀


해저문 하늘을 우러르다 가네요.


알 수 있어요. 우린


땅 속에 다시 눕지 않아도.


 


 <허무집,1971> -26세에 쓴시


 


작자 소개 : 강은교 1945년 함남 흥원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에서 성장했다. 연세대학교 영문과 및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



2> 서정시의 대표작 " 네가 떠난 후에 ....


운조 / 강은교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


지붕들은 떨림을 멈추고


어둠에 익숙한 하늘은


밥풀같은 별 몇 개 입술에 묻혔다


 


심장을 늘이고 있는 빨래줄들


비스듬히 눈물짓고 있는 나무들


동그란 눈 치켜뜨고 있는 창문들


 


작은 집들은 타달타달 달리고


담벼락의 두 팔은 지나가는 풍경들을 부끄럽게 부끄럽게


안았다, 비애는 타달거리는 작은 의자


 


저 집 속으로 나는 들어가야 하리


어둠을 몸에 잔뜩 칠하고


야단맞은 아이처럼 떨며 서 있는


비애를 안아주어야 하리


 


물안개들도 일찍 눈 뜬 날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은 날


 


-《문학사상》 2010년 12월호







3> 다음은 요즘에 쓴 시


벽                      
/강은교


 


벽이 젖고 있다


벽에 걸린 액자에도 이제


거뭇거뭇 곰팡이가 피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젖어온 것이다


그래서 젖음에 익숙해 온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벽을 고치지 못한다.


젖고 있음을 알면서도


문득 문득 벽이 무너지는


공포에 떨면서도


그럼에도 왜 나는


저 벽을 고치려들지 않을까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 중략



***  끝 까지 시를 쓰시는 강은교 시인께 존경을 드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7 회계보고 백북스통장 5 file 이정원 2012.02.15 3233
176 홈페이지 접속 장애 관련 안내 4 김홍섭 2012.05.02 3339
175 홈페이지 개편건 안내 8 김홍섭 2011.06.01 3874
174 현대예술 - 재현의 몰락 4 박용태 2012.07.24 3403
173 혁명가인가? 영성가인가? 이천년전 어느 청년이야기 <예수전> 2 박성일 2013.04.22 3729
172 한의학연구원에서 진화심리학 강연((9월18일) 1 박성일 2012.09.14 3401
171 한국한의학연구원 백북스 지부 탄생!! 그리고 첫 강연회! 5 김홍섭 2012.01.07 3777
170 한국일보 <서화숙의 만남> 박성일 원장님 6 박용태 2012.06.25 3602
169 표주박통신 김조년 교수, ‘청춘에게 안부를 묻다’ 1 강신철 2011.07.08 3523
168 페이스북에 공식 백북스 사이트가 개설되었습니다 3 관리자 2011.07.16 4355
167 카프카 전문가. 김운하작가 강연 9월10일 박성일 2013.09.09 3516
166 친절한 이진경교수님이 강연초록(9월11일) 보내셨어요 1 file 박성일 2012.09.11 3475
165 추석명절 잘 쇠세요 3 강신철 2011.09.09 3436
164 총회참석이 부득이 어려운 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1 file 관리자 2011.12.05 3518
163 책 대 책 공개대담 초청 1 박용태 2011.10.17 3741
162 창립총회 및 이사회 결과 6 관리자 2011.12.07 4129
161 지회 및 소모임 운영위원과 총무님들께 알립니다 강신철 2011.04.26 5058
160 종교는 아하!체험이다 1 박용태 2012.10.29 3632
159 조중걸 교수님 강연 일정 변경 안내 10 박용태 2016.02.07 5708
158 조선시대 장서가 유희춘(1513~1577)을 닮은 강명관교수 박성일 2014.06.09 353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